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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와 함께 일본에서 당일치기 온천 여행 : 사이타마 가와고에(川越)에 있는 코에도온천 KASHIBA(小江戸温泉 KASHIBA)

꼬메뜨 2023. 1. 27. 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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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에도(小江戸)를 느낄 수 있는 가와고에(川越)

일본의 정치, 경제의 틀을 만들었다고 하는 에도시대(江戸時代). 여기서 '에도'라는 건 현재의 도쿄를 지칭하는 말인데, 도쿄는 대지진과 대공습 등으로 옛 모습이 거의 남아있지 않다. 하지만 에도시대의 거리나 집 등이 잘 보존되어 있는 곳이 도쿄 근방에 있다. 도쿄에서 약 1시간 30분 정도 거리에 있는 사이타마현 가와고에시(埼玉県川越市)를 사람들은 코에도(小江戸, 작은 에도)라고 부르고 있다. 

 

가와고에시에 가면 시가지에 과거에 지어진 창고나 상가 등, 에도 시대의 유적이나 건물이 많이 남아 있어 현재는 관광상품으로의 역할을 하고 있다. 외국인들도 많이 찾는 곳이지만, 일본 현지인들도 좋아해서 많이 찾아가는 관광지 중에 한 곳이다.

 

가와고에시 관광안내 사이트 중에 하나

 

川越散策に行こう!(観光案内)

おすすめの見どころガイド・観光情報はもちろん、道が複雑な城下町を迷わず歩ける便利な川越散策マップ・小江戸っ子が教える渋滞回避地図などが家庭用A4プリンターできれいに印刷で

www.kawagoesansaku.com

 

우리는 가와고에 관광보다 이치고 가리(いちご狩り, 딸기 따기) 체험을 하고 왔다.

우리 가족은 내가 임신 7개월이 되면서 배도 많이 나오고, 아기가 태어나고 나면 몇 개월 동안은 멀리 이동하지 못하니 안정기인 지금 열심히 첫째 아이와 여기저기 다니자는 생각으로 가와고에시에 있는 딸기 농장에서 딸기 따기 체험을 하고 왔다. 전철을 타고 이동할 수도 있지만, 요새 관광객이 많이 늘기도 했고, 배가 부르면서 불편함도 있기에 치바 여행 때처럼 타임즈의 셰어카를 이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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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치고가리(いちご狩り), 딸기 따기 체험을 할 수 있는 비닐 하우스
이치고가리(いちご狩り), 딸기 따기 체험을 할 수 있는 비닐 하우스

다른 곳보다 딸기가 높은 곳에 설치되어 있어 딸기 따 먹기도 좋았고, 아이도 작년보다 수월하게 딸기를 따 먹었다. 만 세 살이 되면서 스스로 할 수 있는 일이 많아지고, 키도 많이 커지다 보니 이제 진짜 여기저기 데리고 돌아다니기 좋다는 생각이 참 많이 들었다.

 

당일치기(日帰り, 히가에리) 온천 여행

일본에서 차를 타고 시외를 나가게 되면 많이 이용하는 일정이 있는데, 돌아오는 길에 당일치기 온천을 들리는 것이다. 일본은 전국 어디든지 온천 숙박지는 물론이고 당일치기 온천만 서비스하고 있는 곳이 참 많이 있다. 우리나라는 유명한 찜질방을 돌아다니는 사람들도 많은데, 그런 식으로 당일치기 온천으로 유명한 온천지를 돌아다니는 여행객들도 있다.

 

한국과 다른 점이라면, 찜질방은 사우나를 중심으로 하지만, 당일치기 온천은 역시 탕이 중심이다. 한국의 찜질방처럼 실내 사우나실에 힘을 주고 새로 생긴 곳들도 많이 있는데, 일본인들은 사우나보다는 탕을 더 좋아한다는 느낌이다.

 

간혹 드라마나 영화에서 종종 볼 수 있는데 일반적인 목욕탕을 센토(銭湯)라고 부르는데, 온천이 아닌 그저 여러 종류의 탕만 많이 있는 곳은 슈퍼센토(スーパー銭湯, 엄청 큰 목욕탕)라고 부른다. 요즘 새로 생기는 슈퍼센토는 한국처럼 엄청 큰 사우나실을 여러 개 두고 한국의 찜질방 같은 분위기를 내는 곳도 많다. 당일치기로 이런 슈퍼 센토를 찾아다니는 사람들도 있지만, 역시 온천 탕이 하나라도 있는 곳이 더 인기가 많다.

 

이번 일정에서 딸기 따기 체험은 고작 해서 30분으로 끝나고, 아이가 뛰어놀 수 있도록 근처에 있는 작은 실내 놀이터에서 땀을 뻘뻘 흘릴 정도로 논 다음에 아이와 함께 처음으로 당일치기 온천을 이용했다. 다행히 아이가 놀았던 실내 놀이터에서 차로 10분도 걸리지 않는 곳에 코로나가 한참이였던 2021년에 새로 생긴 당일치기 온천장이 있었다. 가와고에시 이미지에 맞춰 이름도 코에도 온천 카시바(小江戸温泉KASHIBA)라는 곳이었다.


[장소 정보] 小江戸温泉KASHIBA (코에도 온천 카시바)

[주소] 埼玉県川越市松郷1313-1 사이타마현 가와고에시 마츠고 1313-1

실내와 노천온천 탕이 하나씩 있고, 여러 종류의 탕이 모여있는 수퍼센토와 온천이 합쳐진 곳.

공식 HP

 

小江戸温泉 KASHIBA

春は満開の桜と花筏、夏には大輪の蓮の花が揺らぐ伊佐沼のすぐそばで、地下1,500mから湧き出たpH7.7値(低張性アルカリ性低温泉)の性質を持つ天然温泉です。

kashiba-onsen.jp


입구는 마치 전통 온천장 같은 느낌

새로 생겼음에도 불구하고 입구는 마치 전통 온천장에 온 것 같은 느낌의 디자인이었다. 온천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를 주고 싶어서일 듯한데, 그만큼 온천에 대한 자부심도 있다는 게 아닐까 싶은 이미지였다.

 

아이가 놀던 실내 놀이터는 가와고에 역 근처였기 때문에 꽤 번화가였는데, 차를 타고 5분도 안되어 논과 밭이 보이면서 여기는 시골이 맞는구나라는 생각이 절로 드는 길을 가다 보면, 평지에 커다란 온천을 하나 만나게 된다. 그곳이 바로 코에도 온천 카시바이다. 가와고에 역에서 가깝기 때문에 버스나 택시를 타고 이용하기도 좋을 듯했다.

 

아무래도 차를 이용하는 사람이 많을 테이니, 꽤 널찍한 주차장을 준비하고 있었는데, 저녁 시간대이고 아무래도 새로 생긴 곳이라서 그런지 자동차가 빽빽하게 주차되어 있었다. 입구에는 뜨거운 탕을 뜻 하는 유(湯)라는 한자가 써진 커다란 등이 있었는데 호기심 많은 아이가 이걸 보고 그냥 지나칠 수 없다. 열심히 관찰하고 만져보고 난 다음에야 입구로 들어갈 수 있었다.

 

코에도온천 카시바 입구에서 한 컷. 탕을 뜻 하는 유(湯) 글씨가 써 있는 등을 보고 아이가 그냥 지나칠 수 없다.
코에도온천 카시바 입구에서 한 컷. 탕을 뜻 하는 유(湯) 글씨가 써 있는 등을 보고 아이가 그냥 지나칠 수 없다.

조금 이상한 요금 시스템

일본은 코로나 이후로 페이페이(PAYPAY) 같은 전자 결제 시스템이 많이 도입이 되어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현금을 고수하는 곳이 정말, 정말, 정!!! 말!!! 많이 남아 있다. 2021년에 새로 생긴 이 코에도 온천 카시바도 정말 최근에 생긴 온천임에도 현금을 고집하고 있었다.

 

처음 입구에 들어가서 신발을 각자 넣는 건 우리나라의 목욕탕이나 찜질방과 별로 다르지 않다. 하지만 다른 곳과 조금 다른 요금 시스템이 있었는데, 입장권과 타월 렌탈비만은 현금으로 기계 결제를 해야 하는 것이었다.

 

  • 일본은 당일치기 온천 이용 시에 타월 렌탈비를 따로 받고 있다. 그래서 본인 수건을 따로 가지고 다니는 사람들을 종종 볼 수 있다. 본인 수건을 지참 가능하다. 한국과 다르게 수건비는 받으면서, 탕에 들어가면 샴푸, 린스, 바디샴푸는 제공되므로 자유롭게 쓸 수 있다.

보통 현금을 받으려고 하는 곳은 기계보다는 사람이 직접 계산을 받는 곳이 대부분인데, 이곳은 일단 입장권과 타월 렌탈비는 현금으로 결제를 해야 했다. 입장권을 구입 후에 다시 바로 옆에 있는 카운터에서 인원을 체크하고, 여탕과 남탕에서 쓸 수 있는 카드 키를 주는데, 이 카드 키로 실내에 있는 각종 서비스를 이용하고 마지막에 사용 요금을 한꺼번에 계산한다고 한다. 이 때는 카드 결제나 전자 결제가 가능하다. 

 

도대체 왜 처음에 입장권부터 전자결제 시스템을 한 번에 하지 않는 것인지 의문이다. 정말로.

 

입구에서 입장권은 꼭 현금으로 결제한다. 2021년에 오픈했다면서?! 어차피 실내 사용 요금은 카드 결제 되면서?!
입구에서 입장권은 꼭 현금으로 결제한다. 2021년에 오픈했다면서?! 어차피 실내 사용 요금은 카드 결제 되면서?!

아직도 참 이상스러운 결제 시스템이라는 생각과 함께 이게 바로 일본이지 라는 생각이 드는 순간이었다.

슈퍼센토와 온천이 합쳐진 곳

우리는 일단 땀으로 얼룩진 아이를 좀 씻겨주고 싶은 마음에 얼른 탕으로 향했다. 임산부인 나는 홀로 여탕, 만 세 살인 우리 아이와 남편은 남탕으로.

 

실내에 들어가면 확실히 새로 생긴 곳이라 그런지 깨끗하고, 넓고, 시설이 참 잘 되어 있었다. 다른 슈퍼센토처럼 여러 탕을 두고 있지만, 실내와 실외에 각각 천연온천 탕이 하나씩 있었고, 찜질방처럼 사우나실도 잘 되어 있었다. 온천 탕으로 되어 있는 곳은 역시나 사람들이 많이 몰렸다. 물이 산도도 나쁘지 않고, 특별히 아주 좋다는 느낌은 없었지만 그래도 역시 온천이지 라는 생각으로 몸을 푹 담그기 좋았다. 새로 생겨서인지 청소도 말끔해해놓고 있어 굉장히 깨끗했다.

 

실내 공간에는 지역 특산물을 파는 코너도 널찍하게 잘 꾸며져 있었다. 가와고에시는 고구마가 유명해서인지 말린 고구마나 고구마로 만든 과자 등이 여러 종류 있었다.

 

카운터를 지나게 되면 지역 특산물을 파는 코너가 꽤 넓게 장식되어 있다.
카운터를 지나게 되면 지역 특산물을 파는 코너가 꽤 넓게 장식되어 있다.

 

우리나라와 다르게 아직도 실내에 흡연실을 만들고 있는 일본은 중간에 지나가는 길에 있는 화장실 바로 옆에 실내 흡연실도 아주 친절하게 설치되어 있었다. 도대체 왜 이렇게 흡연에 관대한 것인지 모르겠지만, 한국에서는 볼 수 없는 풍경이라 더 특이하게 느껴진다.

 

아이와 함께하는 첫 당일치기 온천 여행

종종 온천 여행을 갔지만, 이렇게 당일치기 온천을 아이와 함께 이용하는 건 처음이었기에 목욕탕 같은 이곳을 아이가 어떻게 생각할까 궁금했다. 보통 온천에 가면 사람이 별로 없고, 온천의 습기와 열기 때문에 탕 안이 뿌옇게 되어 있어 거기에 겁을 먹고 안 들어가는 경우도 있는데 이번에는 다른 아이들도 많이 있어서인지, 앞서 들어간 형아를 따라 탕에도 들어가고 잘 씻고 좋아했다는 이야기를 남편에게 들었다. 

 

일단 다른 온천 여행지보다 이용객이 많기에 옷을 갈아입을 때도 탕에 들어갈 때도 사람이 참 많다. 바글바글하다는 표현이 맞다고 해야 할까. 특히나 저녁에 돌아가는 길에 들린 곳이기 때문에 우리 같은 여행객이 많아서인지 더 사람이 많은 듯한 느낌이었다.

 

일반적으로 예약을 통해 숙박과 함께 이용하는 온천지는 이용객의 수가 한정되어 있어 한가롭게 온천을 즐길 수가 있고, 탕 규모도 그렇게 크지 않은데, 당일치기 온천은 탕도 여러 개가 있고 많은 인원을 수용하기에 충분할 정도로 넓다. 

 

사람이 많은 만큼 아이들을 데리고 오는 사람들도 많기 때문에 우리 아이 또래의 아이들도 있고, 더 큰 애들도 있고, 훨씬 어린 아가들을 데리고 오는 사람들도 있다. 아무리 어려도 스스로 걸을 수 있는 아기들을 데리고 온다. 

 

아이들이 많다는 것이 이번 당일치기 온천 여행에서 좋은 점으로 작용한 듯하다. 따뜻한 물에 푹 담그고 나와서인지 발갛게 상기된 얼굴로 "여기 재미있다~"라면서 좋아했다.

 

이제 이런 당일 치기 온천도 다니기 딱 좋은 나이가 되었는데, 둘째가 태어나고 나면 또 한동안 못 다니겠지. 힝, 조금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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