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도쿄 생활/일본에서 놀러가기

언젠가 갔던 일본 소도시 여행 : 2017년10월 와카야마현(和歌山県)2박3일 여행, 산단베키(三段壁) 절벽, 시라하마 해변(白浜海浜), 구마노고도 순례길(熊野古道), 나치 폭포(那智の瀧)

꼬메뜨 2025. 1. 14. 1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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짝꿍과 둘이서만 지내던 신혼 시절

남편과 신혼 시절에는 많은 고민을 하지 않고 여기저기 여행을 다녔던 것 같다.

특히 와카야마(和歌山)의 경우, 운 좋게 회사 보험을 통해서 이쪽에 있는 호텔이 싼 값에 예약이 되었기 때문에 그냥 가자! 가 되어버렸던 여행지 중에 한 곳이다. 지금은 아직 어린아이가 둘이나 있기 때문에 여러 가지 교통편을 따져보고 계산해 보고 우리의 체력이 얼마큼 받쳐줄지도 계산해 보고 나서, 가는 건 무리다!라고 생각될 수도 있는 곳인데, 그때는 그냥 가볍게 떠나곤 했다.

와카야마현은 사실 도쿄에서 여행으로 가기에는 교통편이 썩 좋지 않은 곳에 위치하고 있다.

그나마 비행기를 타면 조금 더 편하게 갈 수는 있지만, 굳이 비행기를 타고 와카야마를 간다는건 좀 아깝다는 생각이 들기도 할 정도이다. 오사카보다 가까운 거리이기 때문에 공항까지의 왕복하는 시간이 더 아깝게 느껴질 수도 있다.(Time is Gold!) 그래서 우리는 전철을 이용했는데, 도쿄역에서 신칸센을 타고 신 오사카까지 가서 거기에서 다시 와카야마 현 쪽을 이용할 수 있는 일반 전철로 갈아타는 코스였다. 지금 생각해 보면, 신혼 때라서 가능했던 여행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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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번째 관광지, 산단베키(三段壁) 절벽

짐은 역에 있는 코인록커에 먼저 맡겨두고 우리가 찾은 곳은 산단베키 절벽이라는 관광지였다. 와카야마에서 3대 관광지 중에 하나라고 해서 제일 처음으로 가긴 했는데, 사실 알고 보면 별거 없었던 거 같기도 하다. 동굴도 있기 때문에 동굴 탐험도 할 수 있고, 망망대해 태평양을 바라볼 수 있는 스폿이기 때문에 관광지이기는 하지만, 동굴에 별 관심 없다면 재미없을 수도 있다. 10월이지만 더웠던 날이었기에 시원한 바닷바람과 함께 바다를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좋긴 했다. 일단은 국립공원이니 자연경관을 보는 것만으로도 좋은 분이라면 추천하는 곳이다. 

 

와카야마에 도착해서 제일 처음에 갔던 관광지, 삼단베키 절벽. 동굴 탐험도 할 수 있다.
와카야마에 도착해서 제일 처음에 갔던 관광지, 삼단베키 절벽. 동굴 탐험도 할 수 있다.

 

동굴 속으로 들어가면 옛사람들의 흔적을 이것저것 볼 수 있는데, 동굴 안인데도 불구하고 돌로 만든 동상을 여러 개 세워놓고 기도할 수 있는 공간이 만들어져 있고, 그 형태를 아직까지 관광 차원에서 보존하고 있는 곳이 있다.

 

옛날 사람들은 어떻게 동굴 속에 이런 동상을 여러 개나 만들어놓고, 이걸 기도하러 왔다 갔다 하고 그랬을까. 종교의 힘이란.

 

어떻게 동굴 속에 이런 동상을 여러개나 만들어놓고, 이걸 기도하러 왔다갔다 하고 그랬을까. 종교의 힘이란.
어떻게 동굴 속에 이런 동상을 여러개나 만들어놓고, 이걸 기도하러 왔다갔다 하고 그랬을까. 종교의 힘이란.

 

별도로 지어진 건물에서 엘리베이터를 타고 동굴 체험을 할 수도 있고, 밖으로 나오면 발만 담그는 알아요(足湯)를 즐길 수 있어서 잠깐의 피로를 풀 수도 있는 곳이다.

 

두 번째 관광지, 시라하마 해변(白浜海浜)

산단베키 절벽 관광을 끝내고 우리가 묵는 호텔을 지나 일부러 찾아갔던 시라하마 해변. 해변에 있는 모래가 하얗기로 유명하다고 한다. 10월에 갔지만 아직은 더운 날씨가 이어지고 있었기 때문에 해수욕을 즐기는 사람도 있었다! 우리가 방문한 시간대는 해가 질 녘인데, 이곳에서 일몰을 바라보면 아주 예쁘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어서 일부러 찾아간 곳이기도 하다.

구름이 껴도 아름다웠던 일몰의 시라하마 해변
구름이 껴도 아름다웠던 일몰의 시라하마 해변

하지만 아쉽게도 우리가 갔던 날은 구름이 잔뜩 낀 날이었다. 일몰이 아주 멋있게 보였던 건 아니지만, 도쿄 도심 속에서 살다가 와서 인지 이런 모습도 멋지게, 가슴 뭉클하게 느껴져서 여기에서 별일 없이 그저 바다만 바라보고, 남편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면서 한참 동안 모래사장을 걸었다.

 

기분도 좋고, 그렇게 춥지 않았기에 바닷물에 발을 담그긴 했지만, 돌아갈 때 후회했다. 여분의 신발을 준비하지 않았기 때문에, 그다음 날 어떡하지라는 걱정을 하면서도 깔깔대면서 한참을 웃기도 했다. 발냄새가 엄청나기도 했지만, 그냥 그런 것들도 재미있었던 신혼 시절. (지금도 그럴 수 있을까?)

 

바닷물에 발 담그고, 어쩌다보니 그냥 다 젖어버린 신발. 결국 버리고 왔다.
바닷물에 발 담그고, 어쩌다보니 그냥 다 젖어버린 신발. 결국 버리고 왔다.

 

만약 아이와 함께 와카야마 관광을 간다면, 이 시라하마 해변가에 있는 호텔을 이용하는 게 좋지 않을까라는 생각도 했다. 해수욕을 즐길 수도 있지만, 함께 있는 공원에 놀이터도 있어서 아이들이 놀기 좋을 것 같았다. 내가 직접 가지는 않았지만, 와카야마현에는 판다를 볼 수 있는 동물원도 있기 때문에 칸사이(関西) 지역에서 팬더를 보기 위해 찾는 곳이기도 하다.

 

 

세 번째 관광지, 구마노고도 순례길(熊野古道)

나의 가장 기대되는 와카야마의 관광지였다. 

 

순례길이기 때문에 여러 루트가 있었다. 개인적으로 등산도 좋아하고 산도 많이 다니던 시절이었기에 하루종일 한참을 걷는 코스를 가고 싶기도 했지만, 발이 불편한 남편이 산길을 오래 못 걷는 사람이기에 가장 짧고, 쉽게 갈 수 있는 코스를 이용했다.

순례자의 길은 아주 여러 코스가 있다. 긴 건 며칠이나 걸리고, 짧은건 3시간이면 끝나기도 한다.
순례자의 길은 아주 여러 코스가 있다. 긴 건 며칠이나 걸리고, 짧은건 3시간이면 끝나기도 한다.

 

구마노 혼구타이샤, 구마노 하야타마타이샤, 나치 타이샤 신사를 모두 합해 구마노산잔이라고 부르는데, 우리는 나치 폭포와 함께 나치 타이샤 신사만 목적으로 하고 걸었다. 짧은 산길과 포장도로를 건너고, 셀 수 없이 많은 계단을 오르내리게 되기 때문에 이곳을 갈 때는 꼭 편한 신발이 필수 준비물이다.

 

구마노고도 순례자의 길 중간에 표시가 되어 있기 때문에 이 비석들을 보고 잘 가고 있구나 확인할 수 있다.
구마노고도 순례자의 길 중간에 표시가 되어 있기 때문에 이 비석들을 보고 잘 가고 있구나 확인할 수 있다.

 

유난히 와카야마에서 서양 외국인 관광객이 많다고 느껴지기도 했는데 아마도 구마노고도 트레킹을 위해서 온 사람들이었나 보다. 그 어느 곳보다 많은 외국인 관광객이 이 웅장한 길을 걷기 위해, 등산 가방을 메고 오르고 내려가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었다.

 

엄청 오래된 삼나무 숲. 곳곳에 이끼와 크고 오래된 나무들이 웅장한 느낌을 준다. 공기가 정말 좋았다.
엄청 오래된 삼나무 숲. 곳곳에 이끼와 크고 오래된 나무들이 웅장한 느낌을 준다. 공기가 정말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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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아주 오래된 커다란 삼나무 숲을 몇백 개의 계단을 지나가고,  또 지나가다 보면 드디어 마주하게 된다. 나치 폭포를.

저 멀리 보이는 나치 폭포. 신사를 별로 관심없다. 내가 보고 싶은건 저 나치 폭포다!
저 멀리 보이는 나치 폭포. 신사를 별로 관심없다. 내가 보고 싶은건 저 나치 폭포다!

구마노고도 끝에서 만날 수 있는 나치 폭포(那智の瀧)

신사에서 잠시 숨을 고르고, 나치폭포를 향해 다시 걷는다. 중간에 소바집이 몇 군데 있고, 관광버스가 왔다 갔다 하기도 했다. 전에는 순례자들의 길이였지만, 지금은 관광객의 길이 되어 있다 보니, 편하게 관광버스를 이용해서 볼 수 있는 듯하다. 만약 미리 알았다면, 버스를 이용했을 것이다!!!!

그렇게 허기가 진건 아니였지만, 일단 앉아서 좀 시원하게 쉬고 싶어서 소바집에 안 들어갈 수가 없었다.
그렇게 허기가 진건 아니였지만, 일단 앉아서 좀 시원하게 쉬고 싶어서 소바집에 안 들어갈 수가 없었다.

중간에 너무 힘들어서 소바로 배를 채우고, 맥주도 한잔 하면서 숨을 고르고 다시 출발했다.

 

그리고 드디어 도착한 나치 폭포. 이미 알 수 있다, 133미터 높이에서 내려오는 거대한 물줄기 소리가 신사의 문인 토리이(鳥居)를 지나기 전부터 들리기 시작하기 때문에.

 

일본에서 가장 높은 133미터 밑으로 떨어지는 웅장한 소리를 들을 수 있는 나치 폭포.
일본에서 가장 높은 133미터 밑으로 떨어지는 웅장한 소리를 들을 수 있는 나치 폭포.

 

정말이지 이곳에서 느낀 그때의 그 기분을 몇 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잊지 못한다. 웅장함, 그리고 그 깨끗한 공기! 정말 통에 담아가지고 오고 싶은 깨끗하고 맑은 공기. 폭포와 함께 마이너스 이온 때문인 걸까, 유난히도 공기가 차갑고 시원하고 아주 맑은 느낌이 있었다. 정신이 맑아지면서 올려다보는 폭포의 장관이 엄청났다. 소리까지 웅장하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사진도 많이 찍어대지만, 동영상으로 담아가려는 사람들이 많았다. 하지만, 동영상으로는 절대 이곳을 제대로 느낄 수 없다. 


써 놓고 보니, 추억 여행이 되어버렸다. 지금은 애가 둘이나 있어서, 그리고 아직은 둘째가 많이 어리기 때문에 바로는 못 가지만, 내년이나 내후년쯤 아이들과 이런 곳을 다시 방문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트레킹도 하고, 판다 보러 동물원도 가고, 해수욕도 즐기고. 다만... 또 뭘 타고 가야 할까. 신칸센? 비행기? 벌써부터 고민이다. 어느 쪽도 시간은 많이 걸린다.

 

우리가 2박 3일간 머물렀던 호텔은 [호텔 하베스트 난키 타나베]Hotel Harvest Nanki Tanabe(ホテルハーヴェスト南紀田辺)라는 곳으로 도큐그룹( 東急グループ)에서 만든 리조트이다. 회사 보험을 통해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었다. 이 곳의 장점이라면, 무엇보다 모든 객실이 오션뷰라는 것, 노천 온천의 뷰도 오션뷰라는 것이 너무 좋았다. 객실도 도심과 다르게 굉장히 넓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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