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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 세살 아기의 코로나 감염 그리고 일본의 요즘 코로나 대응

일본 도쿄 생활/일본에서 일상보내기

by 꼬메뜨 2022. 12. 7. 1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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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피해왔다고 생각했는데...

2022년 12월의 어느 날, 목요일에 회사에서 점심도 잘 먹고 일하고 있는데 보육원에서 전화가 왔다. 아이가 열이 38.7도를 찍고 기운이 좀 없으니 하원을 시키라는 연락이었다. 37.5도를 넘게 되면 다음날까지 등원을 못 하기 때문에 금요일까지 휴가 신청을 내고 퇴근을 해보니, 아이가 기운이 없어 보였다. 미리 퇴근하면서 소아과 예약을 해놨기에, 가방만 내려놓고 아이를 데리고 소아과를 찾았다. 

 

일본에서는 모든 병원에서 코로나 검사를 하지 않는다. 코로나 검사 대응을 하는 지정된 병원이 따로 있기 때문에 미리 집 근처에 코로나 검사를 해 주는 병원을 알아봐 두는 게 좋다. 다행히도 집에서 도보로 이동하는 자주 이용하는 소아과에서 늘 진료를 받고, 코로나 검사도 해주고 있다. 

 

열이 오늘부터 갑자기 났다는 말과 이번주 월요일 즈음 같은 보육원에 코로나 양성인 아이가 한 명 있었다는 보육원 알림이 생각났기에 의사에게 전달했더니, 증상 발현 첫째 날은 코로나 검사를 해도 반응이 애매하게 나오기 때문에 감기 증세와 같은 약 처방만 미리 받고, 내일 오전에 코로나 검사를 해보자는 이야기를 듣게 되었다. 

이미 콧물 감기로 콧물감기 약을 먹고 있던 중에 갑자기 열이 났기 때문에 해열제와 기침약을 추가로 처방받고, 집으로 돌아왔다. 역시나 밤이 되니 열이 더 올라서 해열제를 먹이니, 열이 떨어질 때는 기분 좋게 땀 흘리며 놀아서 이제 괜찮으려나 싶었는데, 잠자리에 들기 전에 다시 열이 오르기 시작하더니 기침이 심해졌다.

 

다음날 아침, 예정대로 소아과에 도착해서 코로나 검사를 진행했다. 보육원(어린이집)에 다니기 시작하고부터 감기가 떨어지는 날이 별로 없고, 열감기가 있을 때는 항상 코로나 검사도 진행했기에, 벌써 여러 번의 코로나 검사에 검사실에 들어가자마자 코를 막는 아이. 안타깝지만, 코에 한 번만 검사할게~ 부탁하면서 검사를 진행했다.

 

잠시 후, 검사 결과는 처음으로 코로나 양성(+) 반응이 나왔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로 잘 피해왔다고 생각했는데, 드디어 올 것이 온 것인가...!

 

일본에서 처음 경험해보는 코로나 양성 반응 후 대응

양성 결과를 확인 후에는 병원에서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를 순서대로 알려주었다.

 

현재 일본은 가족 중에 양성자가 나와서 농후접촉자가 되어도 증상이 없으면 바로 검사를 하지 않는다고 한다. 무증상일 경우 코로나 양성자는 증상 발현 후 7일간, 농후 접촉자는 5일간 자가격리를 실시한다. 아이가 보육원(어린이집)에 등원을 못 하게 되니, 자연스럽게 나 또한 7일간 자택 근무를 할 수밖에 없게 되었고, 항상 자택 근무를 하는 남편 또한 같이 집에서 7일간 꼼짝없이 격리를 하게 되었다. 

 

지금까지는 콧물 감기 약만 먹고 있었는데, 해열제와 함께 기침약까지 처방받고 집으로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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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감염 후 아이의 증상

열이 났다.

첫째날 목요일에서 둘째 날 금요일까지는 꽤 열이 오르락내리락했다. 38.7도를 넘어가고 아이가 기운이 좀 없어 보여 소아과에서 처방받은 해열제 카로나루(カロナール, '아세트아미노펜'으로 된 일본에서 가장 일반적으로 처방받는 해열제이다.) 가루약을 물에 타서 한번 주고 나니 금세 열이 떨어졌다. 열이 떨어진 사이에는 땀이 나도록 온 집안을 휘젓고 다녔다. 하지만 약 효과가 떨어질 때 쯔음부터 다시 열이 오르기 시작했다. 그나마 다행이라고 해야 할까, 잠이 금세 들기도 했고, 38도를 넘지 않는 열로 아이가 힘들어하지 않는 것 같아 해열제는 1번만 복용하고 끝낼 수 있었다. 

 

다행히 열은 이틀째 저녁부터는 나지 않았다. 37도 정도를 유지하는 미열이 있기는 했지만, 셋째 날부터는 정상 체온으로 돌아왔다. 

콧물, 코막힘, 재채기, 기침 MAX!

코로나 양성 반응이 나오기 전부터 이미 감기에 걸린 상태로 콧물감기 약을 먹고 있는 중이었는데, 열이 한번 올라서인지 목이 부어서 기침이 시작됐다. 콧물과 재채기, 기침이 심해졌다. 특히 한동안 하지 않았던 기침이 시작되더니 밤에 잠을 자기가 힘들 정도로 기침이 나올 때가 있어 토하는 날도 있었다. 

 

어른들도 코로나에 걸리면 기침이 심해져서 힘들다고 하던데, 아이는 얼마나 아플까를 생각하며 안타까운 마음이 들뿐이었다.

 

콧물도 더 심해져서 코 막힘이 심해지다 보니 잠에 들기까지도 시간이 걸리고, 잠에 들려고 하면 다시 기침이 나온다거나, 기침을 많이 해서 물도 자주 마시다 보니 소변 때문에 자주 깨기도 했다. 

 

콧물, 코막힘, 재채기, 기침은 격리가 끝나는 시점까지도 계속되었다.

 

남편과 나의 코로나 검사

다행히도 나는 아이와 계속 함께하면서도 무증상이었다. 콧물이나 목이 아픈 증상도 없었고, 열도 없었다. 남편은 금요일부터 미열과 함께 목이 좀 아프다고 했다. 

 

어디 나가지 말고 집에서 검사키트 받으세요....라는 거겠지.
어디 나가지 말고 집에서 검사키트 받으세요....라는 거겠지.

 

2022년 12월 현재, 도쿄도에 사는 사람이 농후 접촉자 일 경우, 따로 병원에서 진료를 받기 전에 도쿄도에 코로나 검사 키트를 의뢰해서 받은 후 집에서 검사를 한 다음에 양성 반응이 나와야 병원 진료를 받을 수 있다. 키트를 의뢰할 때는 증상 발현 유무에 따른 선택이 있었는데, 남편이 증상이 있어 나도 증상이 있는 걸로 체크를 하고 익일에 우편으로 받을 수 있었다. 

 

남편은 이미 증상이 있고, 나는 무증상인 상태에서 코로나 검사를 진행한 결과, 둘 다 음성(-) 반응이 나왔다. 지금까지 나는 코로나 백신을 4번, 남편은 기저질환이 있어 5번까지 접종을 완료한 상태인데 이게 도움이 된 건가 싶기도 했다. 이렇게 아이와 24시간을 지내면서 아이의 기침을 온몸으로 받고 있음에도 음성이라니. 거기다가 난 현재 임산부라서 면역력도 약한 상태일 텐데!

 

남편은 하루하루가 지날수록 목이 아픈 증상이 계속되어, 이틀 후에 집에 가지고 있던 검사 키트로 한번 더 검사를 진행해 보았다. 다행히 똑같이 음성(-)이었다. 

도쿄도에서 무료 제공하고 있는 자가 검사 키트로 검사한 결과, 나와 남편은 음성이였다.
도쿄도에서 무료 제공하고 있는 자가 검사 키트로 검사한 결과, 나와 남편은 음성이였다.

 

도쿄도의 지원 식품

코로나 검사를 여러 번 해보기는 했지만, 실제로 양성 반응이 나온 건 이번이 처음이라, 병원에서 안내해준 QR코드를 통해 식료품 신청까지 했다. 금요일에 병원에서 신청해서 일요일에 도착했다. 

 

한국은 요새 코로나 양성에 걸려서 따로 지원해주는 식품이 없다는데, 일본은 여전히 지원하고 있는 건가 싶기도 하고, 다른 지방과 다르게 도쿄에서만 이렇게 보내주는 건가 싶기도 하고. 이게 다 사실은 세금인데. 이렇게 해서 한번 정도 지원을 받게 되는구나 싶기도 하고. 생각보다 꽤 많은 식품이 다양하게 들어있어 감사하게 잘 먹겠습니다라는 생각도 들고. 여러 생각이 들었다. 

도쿄도에서 코로나 양성인 사람들에게 신청을 통해서만 보내주고 있는 식품들. 꽤 다양하게 많은 식품들이 도착해서 한동안 비상식으로 먹을 수 있겠다.
도쿄도에서 코로나 양성인 사람들에게 신청을 통해서만 보내주고 있는 식품들. 꽤 다양하게 많은 식품들이 도착해서 한동안 비상식으로 먹을 수 있겠다.

지원 물품은 두 박스가 도착했고, 식품 리스트와 함께 알레르기 반응이 있는 식품에 대한 목록까지 적혀 있었다. 아무래도 코로나 양성자일 경우 평소에 음식 알레르기가 있는 사람이라면 더 예민 반응을 보일 수 있기 때문에, 일본다운 세심한 배려라고 생각되었다.

 

도쿄도에서 받은 식품 지원 리스트와 알레르기 반응표
도쿄도에서 받은 식품 지원 리스트와 알레르기 반응표

그래도 먹을거리를 따로 준비해야 하긴 했다.

많은 인스턴트, 레토르트 구원 물품이 도착하긴 했지만, 평소에 야채와 과일 등을 자주 먹기 때문에 그런 것들을 따로 인터넷 슈퍼를 이용했다. 코로나 시대 이후로 인터넷 슈퍼를 자주 이용하게 되어 평소처럼 주문을 해서인지, 따로 불편함은 없었다.

 

자주 이용하는 인터넷 슈퍼로는 라쿠텐 카드를 이용하면서 세이유(西友)라는 슈퍼를 주로 이용하고, 휴지 같은 비품이 많이 필요할 때면 아마존 프레쉬를 이용한다. 세이유는 5500엔 이상 주문 시에 무료 배송, 아마존 프레쉬는 만 엔을 넘겨야 무료 배송이 가능하다.

 

간혹 특별한 무언가가 먹고 싶을 때는 우버 잇츠(Uber Eats)를 통해 배달 음식을 시키기도 했다.

 

도쿄에서 자가격리 생활

사실 코로나 시대가 된 이후로 자가격리가 처음이 아니기에 그리 큰 불편함은 없었다. 식품들은 모두 배달로 편하게 집에서 받아먹을 수가 있기 때문에 먹는 걸로 곤란하다고 생각해 본 적은 없다.

 

일본은 맨션에서 살게 된다면 모두 베란다가 있기 때문에 찬바람이 쐬고 싶을 때는 베란다에 나가서 조금 스트레칭도 하고 식물들에 물도 주면서 지내다 보니 하루 이틀 그렇게 잘 지나갔다.

 

하지만, 기침은 계속되지만 조금씩 회복되어 가는 아이가 놀이터에도 못 가고, 친구들도 못 만나는 이 상황이 너무 안쓰럽게 느껴졌다. 놀이터나 공원에 나가서 놀고 싶다는 아이를 지금은 나갈 수가 없다는 말로 집에서 여러 놀이와 책으로 유도를 해보지만, 역시나 부족함을 매번 느꼈다. 

 

아마 코로나가 아닌 다른 바이러스성 무언가에 감염이 되더라도 등원은 하지 못할 텐데, 이렇게 온 가족이 집에서 격리를 하는 생활을 하는 건 코로나뿐이다 보니 답답한 건 있다. 

 

하지만 어쩌리, 아직은 앤데믹이 아닌 팬데믹 중인 세상인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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