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산 전에 해야할 일이 있다고 누군가 묻거든, 난 고깃집을 가라고 몇 번인가 이야기한 적이 있다.
아이가 태어나고 나면 한동안 고깃집을 다닐 수가 없다. 일단 출산 후 내 몸이 성치 않으니 조리를 해야 하고, 아기가 너무 어리니 공기가 안 좋은 고깃집을 한동안 다닐 수가 없기 때문이다. 모유수유를 하면서 단백질을 많이 섭취하려고 노력했기에 고기가 많이 먹고 싶었는데, 가게에서 직접 구워 먹는 고기가 훨씬 맛있는데 집에서만 구워 먹다 보면 아쉬운 마음일 때가 한두 번이 아니었다.
한국에 입국 후 둘째 출산 예정일이 가까워지면서 지인들을 만나고 있는데, 이왕이면 맛집에서, 그것도 고기를 먹는 게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첫째 아이와 함께 전쟁기념관도 들리면서 삼각지역 근처에서 우대갈비로 유명한 몽탄을 처음으로 가보게 되었다.
[가게 정보] 몽탄
[주소] 서울특별시 용산구 백범로 99길 50
삼각지역에서 가깝고, 가까운 관광지로는 전쟁기념관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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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서도 그렇고 외식을 할 경우에는 가능하면 많이 알려진 맛집을 주로 찾아가곤 한다. 하지만 아이와 함께 하다 보면 사실 이런 맛집을 찾아다니고 또 데리고 다니기가 참 부담스럽게 느껴지기도 한다. 맛집이라는 곳이 대부분 허름한 곳도 많지만, 사람이 몰리다 보니 좁기도 하고, 아이가 오래 못 기다리기도 한다. 어른들도 지루한데 아이는 오죽할까.
그래서 생각한 방법은 엄마나 아빠 둘 중에 한 명이 대기를 서고, 다른 한 명이 근처 놀이터 혹은 공원에서 노는 방법을 쓰곤 한다. 대부분은 내가 대기 담당, 남편이 아이와 함께 노는 담당을 하곤 한다.
그래서 이번 몽탄을 방문하기 전에도 이 근처에서 아이가 놀만한 곳을 열심히 알아보았다. 주변에 워낙 아파트가 많다 보니 아파트 단지 안으로 들어가면 무조건 놀이터가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하긴 했지만, 처음 가 보는 곳이기도 했고 큰 도심 안에서 그 아파트에 살지 않는 주민이 들어가도 되는지 조금 망설임도 있었기에 공공 기관이나 넓은 공원이 있는 게 더 좋을 것 같다는 생각도 하던 찰나, 도보로 10분 정도 거리에 전쟁 기념관이 있었다.
전쟁 기념관에서는 커다란 전투용 비행기나 배 등을 전시해 놓고 있는 걸 이미 알고 있었고, 검색해 보니 아이들을 위한 무료 놀이터가 굉장히 잘 되어 있었다.
몽탄의 경우, 오전 11시부터 대기 접수를 받는다는 정보를 미리 검색을 통해 알게 되었는데, 11시부터 대기 순서를 정할 뿐이지, 그 대기를 받기 위해 이미 10시 정도대부터 줄을 서야 한다고 한다.
한국에서는 경기도권에 살고 있는 우리는 렌터카를 이용해서 서울로 이동을 했기에, 주차할 공간과 아이와 함께 놀 공간, 이렇게 두 가지를 꼭 체크해야 했다.
보통 몽탄만 이용하는 사람들은 근처에 있는 아파트인 '용산베르디움프렌즈'라는 곳에 많이 주차하는 듯했다. 하지만 그 근처에는 놀이터가 없었기에 우리는 처음부터 '전쟁기념관'을 인/아웃으로 설정하고 10시 반 도착을 예정으로 집에서 출발했다.
삼각지역에서 나 홀로 미리 내려서 나는 몽탄으로 향했고, 남편과 아이는 그대로 전쟁기념관으로 향하면서 주차를 하고 놀이터에서 놀도록 계획을 잡았다. 계획으로는 몽탄에 10시 반 도착 예정이었지만, 역시 서울의 교통 상황은 마음처럼 움직여주지 않기에, 실제로 내가 몽탄에 도착한 시간은 11시 정시에 도착하게 되었다.
11시에 몽탄 근처에 도착하자마자 기다란 줄을 보고 바로 가게가 어디인지 알 수 있었다. 다들 "여기가 몽탄 줄인가요?"를 물어보고 나서 "그런 것 같아요."라는 말과 함께 내 앞뒤로 줄을 이어가고 있었다.
11시부터 대기 순서를 정한다는 것 때문인지 줄을 서서히 금세 줄어가기 시작했다. 11시 25분이 되어 대기자 등록을 할 수 있었다. 다만, 내가 대기 순서를 알고 나서 정말 깜짝 놀랄 수밖에 없었다. 우리가 점심을 먹을 수 있는 시간은 오후 두 시 반 이후라는 것이었다. 헐, 쿵, 두둥.
여기까지 와서 포기할 수도 없고, 그대로 대기 순서를 적은 후에 전쟁기념관으로 이동해서 아이와 함께 힘차게! 놀았다.
하지만 역시 두시 반까지의 시간은 꽤 긴 시간이었기에, 1시 반쯤 몽탄 근처에 있는 카페로 이동해서 잠시 쉬는 시간을 갖고, 정말 딱 두시 반에 대기 콜을 받고 바로 몽탄으로 이동했다.
우대갈비라는 게 전부터 있었던 메뉴인 건지는 모르겠지만 나는 처음 먹어보는 메뉴였다.
고기 종류는 우대갈비와 삼겹살뿐이었기에 메인으로 갈비를 3인분 시키고, 마지막에 추가 주문을 할 때 삼겹살을 시키기로 했다. 어른들은 마지막에 양파 볶음밥을 먹을 생각으로 아이용 공깃밥만 한 개를 시키고, 빠질 수 없는 된장찌개까지 주문을 마쳤다.
성인 3명, 만 4살 직전의 남자아이가 한 명, 이렇게 4명이서 먹는 거였는데 너무 늦은 점심 식사이기도 했고 우대갈비가 너무 맛있었기에 추가 주문을 할 때 우대갈비를 2인분 더 시키고, 삼겹살을 1인분을 더 시켰다. 양파 볶음밥은 1인분만 추가했는데, 사실 이때 정말 너무 배불렀다. 우대갈비라는 게 커다란 뼈에 갈빗살이 많이 붙어있었는데, 이 양파 볶음밥을 먹을 때 갈비에 붙어 있던 살을 다 발라서 같이 구워주었기 때문에 굉장히 양이 많았다.
성인이 세명이었기 때문에 그나마 거의 다 먹을 수는 있었지만 꽤 양이 많았다. 처음부터 우대갈비 4인분을 시켰다면 좋았을 것을 이라는 아쉬움이 들기도 했다.
처음 먹어본 우대갈비는 굉장히 맛있었다.
여기저기 다른 블로그에는 단맛이 강하다고 쓰여 있었는데 개인적으로는 많지 달지 않고, 짚불에 구운 훈훈한 향기가 참 맛있게 느껴졌다. 고기와 함께 먹을 수 있게 나오는 반찬과 소스들이 참 다양했는데, 얼려 나오는 무채가 단맛이 강하긴 했지만, 뜨거운 갈빗살과 함께 먹기에 최고의 조합이었다. 살짝 짭짤한 보리된장과 함께 먹을 때의 조합도 좋았다.
된장찌개에는 냉이가 들어가서 향긋했고, 양파볶음밥은 살짝 매운맛이 느껴져서 아이는 먹을 수 없었지만, 성인들이 먹기에는 딱 좋았다.
임신 중인 나는 맥주 한잔 마시지 못했지만, 사실 술과 함께 하면 더 맛있게 먹을 수 있었을 텐데 라는 아쉬움도 있었다. 다만, 또다시 먹으러 가기에는 너무나 많은 시간을 투자해야 했기에, 과연 또 갈 수 있을지 의문의 든다.
하지만, 이런 대기 시간만 없다면 다시 방문하고 싶은 기분이 드는 맛이었다. 평소에 입이 짧은 우리 아이도 정말 성인 1인분 정도는 먹을 정도로 맛있게 먹어 주어 더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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