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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서의 봄이란. 화분증(花粉症 카훈쇼)에 대해서.

일본 도쿄 생활/일본에서 일상보내기

by 꼬메뜨 2022. 3. 28. 2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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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분증(花粉症 카훈쇼)이란.

 

나는 일본에 오기 전부터 아토피성 피부염을 앓고 있다. 정말 심한 시절에는 두피에서 진물이 나고 머리카락도 많이 빠졌었고, 그때는 스테로이드 약을 먹기도 했고, 항히스타민제는 정말 매일 먹었다. 매일 스테로이드가 들어있는 연고를 몸에도, 얼굴에도 바르던 시절이 있었다.

 

현재는 정말 거짓말처럼 정말 많이 개선되어 가끔 한 달에 한두 번 정도 피곤할 때 한 번씩 올라오는 것들이 있을 때만 약한 스테로이드 연고를 한번씩 발라줘도 될 정도로 좋아졌다. 

 

아토피같이 면역 질환을 앓고 있는 사람이라면, 일본에서 매년 꽃으로 아름다운 봄이 가까워질수록 고통일 수밖에 없다. 면역질환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 중에 바로 꽃가루 알레르기인 화분증(花粉症, 카훈쇼, 꽃가루 알레르기)을 앓게 되는 사람이 아주 많기 때문이다. 

 

나 또한 첫 4,5년은 화분증이라는 걸 모르고 살았다. 지금에 와서야 생각해보면 아마도 그때는 아토피 때문에 거의 매일 항히스타민제를 먹고 있었기 때문에 별로 못 느꼈을지도 모른다. 내가 화분증이 있다는 걸 알게 된 건 어떤 음식을 먹고 몸에 가려움증이 심해서 알레르기 검사를 했더니 이 화분증의 주요 원인으로 꼽히는 삼나무(スギ)에 대한 면역 반응이 최대치로 나왔었다. 아마도 항히스타민제를 계속 먹고 있었기 때문에 몰랐던 것 같다. 

 

아토피가 좋아지면서 항히스타민제를 먹는 날이 줄었고, 그렇게 봄이 오려고 할 때 알아버렸다. 나에게도 화분증이 있었다는 것을. 

 

화분증 증상

 

일본 사람들에게 마스크란 비단 이 코로나 때문이 아니더라도 아주 일상적인 물건이다. 지금이야 세계 어떤 나라에서든지 마스크를 쓰는 게 보편적이 되었지만, 그전까지만 해도 우리가 한국에 마스크를 쓰고 가면 시댁 가족분들이 참 싫어하셨다. 왜 그렇게 마스크 쓰고 다니냐면서. 이유는 그저 나와 남편 둘 다 알레르기 반응이 심해 서일뿐였다.

 

나도 남편도 삼나무 알레르기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2월 말부터 슬슬 반응이 온다. 대체적인 증상으로는,

 

  • 감기도 아닌데 콧물이 계속 난다.
  • 감기가 아니기 때문에 열은 전혀 없다.
  • 눈이 간지럽고, 몸 여기저기가 간지럽다.
  • 목 안이 칼칼하고 콧물이 목 뒤로 넘어가서 쓰라린 느낌이 날 때도 있다.
  • 재채기하는 횟수가 많아진다.

등등이다. 

 

화분증 증상이 난다 싶으면, 드러그스토어에서 바로 살 수 있는 항히스타민제를 사서 먹거나, 직접 이비인후과나 내과를 이용해서 약을 처방받을 수 있다. 물론 병원에 가서, 약국도 가야 하는 수고로움은 있지만, 약값은 훨씬 저렴해진다. 본인이 병원 내원을 통해서 어떤 약이 잘 받는지 알게 되었다면, 약 성분을 기억해 놓고 그 성분이 들어가 있는 약을 약국에서 사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화분증에 대처하는 우리의 자세

 

화분증에 대처하기 위해 항상 이 시기에 꼭 쓰는, 정말 필요로 하게 되는 물품이 몇 가지 있어 소개해본다. 

 

  • 마스크
  • 로션 티슈 (ローションティッシュ)
  • 항히스타민제
  • 안약
  • 요구르트

첫 번째로 마스크다. 코로나로 인한 지금 같은 시기에는 그냥 아예 일상 물품이 되어 버렸기 때문에 더 이상 특별한 아이템이 아니므로 여기서는 설명을 패스한다. 

 

두 번째로는 로션 티슈다. 최근에는 한국에도 정식 수출을 하고 있는 것 같은데, 이 화분증 증상 중에 지독한 것 중에 하나가 재채기와 콧물이다. 이 재채기와 콧물로 인해서 티슈를 자주 쓸 수밖에 없는데, 아무리 피부가 좋아도 피부가 허는 경우가 있다.

 

그런데 이 로션 티슈를 사용하게 되면, 코가 헐 일이 없다. 수분감과 보습성분이 함유되어 있기 때문에 굉장히 민감한 아기피부에 매일 여러번 코를 풀어도 코끝이 헐지 않는다! 우리 가족은 아가도 있기 때문에 일상 아이템으로 사용하면서 아기의 민감한 피부인 입 주변을 닦아줄 때는 꼭 로션티슈를 사용하고 있다.

 

로션티슈 브랜드는 굉장히 많지만, 외출 시에 가지고 다니기 좋은 소프트팩으로 판매되는 걸 선호한다. 한국에서 많이 쓰는 갑 티슈같이 종이 상자에 담긴 것도 있지만, 아기를 데리고 밖에 외출할 때는 휴대가 편리한 소프트팩으로 주문해서 사용하고 있다. 

 

세 번째는 항히스타민제이다. 보통 약국이나 병원에서의 처방으로 구입할 수 있다. 약 성분에 따라 매일 먹는 양이 달라지는데, 저녁에 한번, 자기 전에 먹는 타입과 하루에 두 번 아침/저녁으로 하나씩 먹는 타입 이렇게 두 가지가 대부분이다. 

 

보통은 처방에 따라먹기만 해도 증상을 많이 개선시킬 수는 있지만, 바람이 심하게 부는 날이나 갑자기 날씨가 따뜻해지는 경우에는 증상이 심해지는 날이 많아 작은 포켓에 미리 약을 가지고 다닌다. 너무 심할 때는 약을 바로 먹기 위해서이다. 

 

그리고 함께 준비가 필요한 게 바로 안약이다. 눈에 보이지 않은 정도로 작은 입자의 꽃가루가 눈과 코와 귀로 들어가면서 온몸이 가려울 때가 있는데, 정말 심한 날은 눈이 엄청 가렵고, 가능하다면 눈알을 빼서 씻어내고 싶다는 기분이 들 정도다. 그때 인공눈물을 이용해주면 싸악 씻겨 내려간다. 

 

상품 중에는 멘솔 성분이 들어간 것도 있어 눈에 넣어주면 시원한 느낌을 받을 수 있다. 항히스타민 성분이 들어가서 정기적으로 같은 시간에 넣어주면 어느 정도 효과를 볼 수 있는 상품도 있다. 한국에서 친척 중에 일본의 '산테 네오'라는 안약을 좋아해서 선물용으로 많이 보내주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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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번거로움이 가득한 화분증이 발생하는 봄. 그래서인지 봄이 오는 걸 싫어하는 일본인도 꽤 많다. 특히 칸토지방(関東地方)에 삼나무가 많이 심어져 있어 화분증 증상이 심한 사람이 많이 있다.

하지만, 그래도 봄을 기다리는 건 아마도 이 벚꽃들 때문이겠지.

 

우에노공원 입구에 있는 벚꽃나무
우에노공원 입구에 있는 벚꽃나무

 

 

우리도 꽃피고 날씨가 따뜻해진 요즘, 여기저기 꽃구경을 다니고 있다.

 

우에노 공원에 핀 벚꽃이 너무 예뻤기 때문에, 다음 포스팅에서는 벚꽃을 자랑해보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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