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지신궁에서 인공숲을 만끽하고 다시 도시로 나왔다.
전에는 자주 놀러다니던 시부야에 새로운 쇼핑몰이 여러 개 생겼는데, 그중에서 전망대까지 있을 정도로 높은 건물로 만들어진 시부야 스크램블 스퀘어(渋谷スクランブルスクエア)를 향해 가보기로 했다.
메이지신궁을 나오자마자 펼쳐지는 익숙한 도시 풍경.
차 많고, 사람 많고, 시끄럽고, 가로수 나무 사이로 구름이 보이지만 그 뒤로는 여러 건물들이 즐비한 도시 풍경.
서울이나 도쿄나 이런 풍경은 마찬가지다.
하지만 서울과 다른 점이 있다면, 도쿄는 아무리 사방을 살펴봐도 산이 안 보이지 않는다. 그래서인지 가로수 나무나 길가의 꽃 장식에 신경을 많이 쓰는 듯이 잘 가꾸고 있다는 느낌이 많이 든다. 조금이라도 자연을 눈에 더 담을 수 있도록 인공적으로 노력하는 모습이 많이 보인다. 마치 메이지신궁의 인공숲처럼.
메이지진구마에역(明治神宮前駅)을 향해 가는 길에 전에 자주 다녔던 내가 좋아했던 가게들이 눈에 띄었다.
자주 가던 샵이라서 그랬을 수도 있지만, 지금은 생활패턴이 많이 달라졌기 때문에 안가게 되는 가게들이다.
추억 돋는 가게들을 뒤로 하고, 다시 전진, 전진.
코로나 이후로 일본은 어떤 전시관이든 미술관이든, 그리고 인기 있는 팝업스토어든 예약이 필수인 시대가 되어버렸다. 도쿄 또한 마찬가지로 인기 있는 하라주쿠 나이키 매장도 점포 내 인원수 제한을 위해 입장을 위해서는 별도의 정리권(번호표 같은 것)을 인터넷으로 신청해야만 점포 안으로 들어갈 수 있다고 한다.
나이키 매장 하나 마음대로 들어갈 수 없다니.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는 어떻게 될지, 궁금하다.
개인적으로 정말 일본의 안 좋은 문화라고 생각하는게 있는데, 바로 담배다.
담배에 관해서는 왜 이렇게 사람들이 무딘건지. 아직도 흡연을 하는 사람에 대해서는 한국에 비하면 굉장히 호의적인 편이다. 건물에 따라 실내 흡연실이 따로 있는 곳도 있는데, 어차피 문을 열고 닫을 때는 담배 연기가 들어와서 냄새가 엄청나다.
일본의 흡연자들이 자주 가는 까페가 따로 있을 정도인데, ベローチェ(베로체)와 ルノアール(루노아르)라는 카페는 아예 흡연실, 금연실 구분 없이 그냥 흡연을 인정해주는 카페도 있다. 체인점이라서 점포에 따라 다른데, 대부분의 점포가 흡연을 인정해주는 곳이 많기 때문에 비흡연가들이 싫어하는 카페이기도 하다.
도쿄 시내를 다니다보면 실외에 흡연구역이 많이 보이는데, 결국엔 바람을 통해 주변으로 냄새가 번진다. 인도 한가운데에 있기 때문에 그냥 길을 지나가다가도 너무 쉽게 담배연기에 휩싸일 때가 있다. 담배 자체가 불법이 아니므로 이들에게 뭐라 할 수 없는 상황이 그저 싫을 뿐이다.
흡연자들을 무시하고 계속 걸어가다보면 메이지신궁(메이지진구)이 하라주쿠역보다 더 먼 거리에 있는 메이지진구앞역(明治神宮前駅)이 나오고, 건너편에는 현재 공사 중임을 알게 되었다. 어떤 건물이 있었는지도 지금은 잘 기억이 안 나지만, 분명히 기억하는 건 저 건너편에 엄청나게 유명한 콘돔가게가 있었다는 것이다.
2008년 처음 왔을 때 콘돔과 성인용품을 파는 가게가 빨갛고 핑크핑크하게 아주 화려한 모습으로 장식하고 있었는데, 너무 많은 사람이 다니는 하라주쿠 사거리에 저런 가게가 있다는 것에 놀랐고, 아주 많은 사람들이 드나들고 있어서 놀라웠던 기억이 새록새록 났다.
지금도 좋아해서 자주 이용하는 레스포색(LeSportsac) 매장 앞을 지나가는데, 몇달 전에는 토토로(トトロ)와 콜라보를 하더니 지금은 미피와 콜라보 중이었다.
하라주쿠역 근처에는 특이한 옷을 파는 가게들이 많은데, 시부야로 가는 메이지거리(明治通り)보다는 타케시타거리(竹下通り:크레이프 먹으면서 10대들이 쇼핑하기 좋은 거리로 유명한 곳)라는 곳이 유명하다. 메이지 거리에서 유일하다고 해야 할까, 하라주쿠 스타일을 파는 곳이 있는데, 아직까지도 점포가 자리하고 있어서 놀라웠다. 심지어 여기가 본점이다.
옷은 이런 느낌의 옷이 많다.(출처:MILK 홈페이지 2021 윈터컬렉션)
열심히 걷다가 확실히 코로나 때문인 건지 공실 매장이 많다는 걸 실감했다. 코로나만 아니었다면 명동처럼 사람으로 가득 찼을 거리, 그리고 가게들인데 공실 매장이 꽤 눈에 많이 띄었다. 이벤트성으로 한국 브랜드도 종종 보이기도 했었는데 현재는 아무것도 남아있지 않았다.
그 가운데 눈에 띄는 샵이 또 하나 나타났다. 요즘 2030에게 꾸준히 인기 중인 브랜드 niko and ... (...도 브랜드 네임에 포함된다.)
요새 한국도 그렇지만, 일본은 전부터 여러 브랜드들이 콜라보하는 기획이 많은데,
정말 특이하게도, 컵라면 브랜드와 콜라보를 진행 중이었다.
niko and ...が誕生50周年を迎える「カップヌードル」とのコラボレーションアイテムを10月6日(水)
誕生から50周年を迎える「カップヌードル」とコラボレーションしたアイテムを10月6日(水)より公式WEBストア .st(ドットエスティ)と全国のniko and ...店舗にて発売いたします。 また、 9月1...
www.nikoand.jp
우리나라에서도 곧 신라면과 빈폴의 콜라보 혹은 진라면과 헤지스의 콜라보를 볼 수 있는 날이 올지도 모른다.
조금 더 지나니 한국에서는 별로 안 알려진 타케오 키쿠치(TAKEO KIKUCHI) 플래그십 스토어가 보였다.
일본 내에서 남자 옷 매장으로 유명하고, 인기도 많은 브랜드 중에 하나이다. 일본에서는 남자 옷이나 액세서리 선물하기 딱 좋은 브랜드. 주로 영국 스타일의 옷 디자인이 많다. 살짝 타이트한 남자 옷.
메이지거리(明治通り)에는 남자 옷 브랜드가 많은 편인데, 타케오 키쿠치(TAKEO KIKUCHI), 버버리 블랙라벨, 그리고 폴스미스(Paul Smith) 매장이 유명하다. 그 외에도 일본 국내에서 각 쇼핑몰에 들어가는 여러 브랜드들이 길가에 많이 있어, 패션을 좋아하는 남자들이 쇼핑하기 좋은 거리이다. 그 외에 안쪽 거리로 들어가면 애칭으로는 캣스트리트라 불리는 여러 디자인샵이 많이 모여있는 거리도 있는데, 지금같이 각 지역에 쇼핑몰이 활성화되기 전에는 전국의 멋쟁이들이 지역에서 많이 쇼핑했었다고 한다. 지방에서 일부러 올라와서 쇼핑을 할 정도로. 지금은 언제 적 이야기인가 싶을 정도다.
초보 가드너에게 눈에 띄는 귀여운 가게를 지나.......
조금 더 걸어가다 보니, 나도 모르고 있던 새로운 쇼핑몰 캣스트리트 기점이 되는 지점에 또 새로운 건물이 생겨있었다. 특이하게 생긴 이 건물을 자세히 보니 1층까지만 음식점이 있고, 2층부터는 사무실, 13층부터는 임대 주택으로 만들어진 우리나라로 치면 주상복합이 만들어져 있었다.
내 기억으로는 이곳에 엄청 오래된 아파트가 있었다. 월세가 저렴한 도영주택(公営住宅)이 자리하고 있던 곳을 허물고 더 높게 주상복합으로 거듭났다.
도쿄는 서울보다 먼저 발전이 되면서, 오래된 건물이 많았었는데 요즘에는 다른 주변 도시보다 도쿄 도내의 재개발이 한창 진행 중이다. [도시재생]이라는 표현도 많이 쓰는데, 그중에서도 시부야는 몇십 년에 걸쳐서 재개발을 진행하고 있는 지역 중에 하나로, 시부야역 근처는 공사가 끝나려면 예정상으로도 2027년까지로 되어있다. 시부야역에 새로 생기는 신칸센까지 들어갈 예정이라고 하니 앞으로 더 어떻게 변화하게 될지 기대되는 지역 중에 하나다.
건물 외형이 특이한데 나중에 알아보니 2018년에 일본 디자인 진흥회에서 주최하는 GOOD DESIGN 상을 받은 건물이라고 한다.
특이한 건물 말고도 건물 입구 쪽에서는 푸드트럭이 여러 개 있었고, 마침 점심 시간대에 지나갔기 때문에 많은 회사원들이 이용하는 걸 볼 수 있었다.
요즘 새로 생기는 건물은 입구 쪽을 넓게 만들어서 공원 같은 느낌을 많이 주는데, 시부야 캐스트는 일부러 푸드트럭이 들어올 수 있도록 공간을 계획한 게 아닐까 싶은 구조였다. 음식을 사서 바로 옆에 있는 의자나 서서먹는 테이블까지 건물 자체에 준비되어있다. 계획적으로 더 많은 사람들이 이용할 수 있도록 한게 아닌가 싶다.
건너편에는 재개발로 완성된 미야시타공원(宮下公園)이 있고, 이 미야시타 공원 밑으로는 오모테산도(表参道) 길처럼 여러 명품 매장이 자리하고 있었다.
미야시타공원(宮下公園)도 특이하게 다리 위에 만들어진 공원이기 때문에 다음을 기약해본다. 여기만 산책하기에도 1시간 이상은 걸릴 것 같았다.
그리고 조금 더 걸어서, 계속 계속 공사 중인 시부야역과 함께 오늘의 목적지인 시부야 스크램블 스퀘어가 보이기 시작했다.
드디어 도착했다!
다음 편에는 시부야 스크램블 스퀘어에 대해서만 써보기로 한다.
다시 봐도 그날은 많이 걸었다 정말.
오늘의 기록,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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