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12.14-언젠가 갔던 일본 지방 소도시 여행 : 시코쿠(四国) 섬에 있는 우동현(카가와현, 香川県), 다카마쓰(高松) 1/2
언젠가 갔던 일본 지방 소도시 여행 : 시코쿠(四国)섬에 있는 우동현(카가와현, 香川県), 타카마
일본 지방 소도시 여행이 한국에서도 인기인가 보다.엔데믹으로 여행 제한이 풀리고 나서부터 일본 소도시 여행에 대한 기사도 많이 나고, 실제로 찾아보는 사람들이 많은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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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카마쓰에 갔던 건 남편과 결혼한 지 얼마 안 되서였기 때문인지 지금 새삼 사진을 되돌아보니, 둘이 참 알콩달콩했구나 싶다. 엄청 더운 여름날이었는데도 열심히 돌아다니고 열심히 사진도 찍고, 열심히 놀다 온 기억이 난다.
첫째 날은 비행기를 타고 이동해서 호텔에 짐도 내리고, 우동학교에서 가서 우동도 만들고, 그렇게 늦은 점심도 먹고 나서 이동이 많은 날이었기에 일찍 호텔에 돌아와서 쉬고, 두 번째 날을 맞이했다.
쇼도 섬은 세토내해(瀬戸内海)에 위치하고 있는 작은 섬으로 타카마츠에서 배를 타고 이동한다. 아주 작은 섬이지만, 일본의 지중해라고 불릴 정도로 레몬과 올리브나무가 유명하다. 섬으로 들어가서 굿즈샵을 방문하면 이 지역에서 난 레몬과 올리브유로 만든 여러가지 온갖 것들을 구경하고, 구입할 수 있다.
작은 섬이라서 이 섬에 들어가면 대부분의 관광 코스가 비슷하다. 대부분 첫 관광으로 엔젤로드(エンジェルロード)를 향하게 된다. 간조, 만조의 영향으로 섬과 섬을 이어주는 길이 생겼다가 없어졌다가 하는데, 오전 중에 간조로 인해 생긴 길을 따라 건너편 섬을 한 바퀴 돌다가 오는 코스였다.
이곳에서 많은 사람들이 바다를 배경으로 인생샷 찍겠다고 어찌나 사진을 많이들 찍는지.. 뒤질 수 없어서 남편과 열심히 사진을 찍어대던 기억이 났다.
올리브 나무가 여기저기 정말 많다는 생각이 들 만큼, 쇼도 섬에서 꼭 들릴 수밖에 없는 곳이 또 하나 있는데, 올리브 공원이라는 곳이다. 입장료 무료에 여러 가지 볼거리가 많아서 이곳에서 꽤 시간을 보냈던 기억이 난다.
올리브열매로 만든 각종 굿즈에 그리스 같은 느낌이 나는 큰 언덕 위로 하얀색 풍차가 돌고 있는 이곳에서도 정말 사진 많이 찍었다. 지금도 있을지 모르겠지만, 그 당시에 지브리 애니메이션 중에 '마녀 배달부 키키'라는 애니메이션과 콜라보를 하고 있었던 건지, 마녀 키키의 빗자루를 타고 날아가는 듯한 사진을 찍는 사람들이 여기저기에 보였다. 마녀의 빗자루를 들고 점프를 해대면서 정말 날아가는 듯한 사진을 찍으려고 다들 난리난리.
당연히 우리도 따라 했다.
마녀 빗자루 타고 날아가는 중. 이거 하나 찍겠다고 얼마나 점프를 해댔는지... 힘들었다. 그래도 재미있었다.
쇼도 섬에서의 일정은 거의 대부분의 사람들이 지나가는 코스가 비슷했다. 버스를 타고 이동하는데, 버스가 그렇게 자주 있는 게 아니라서 시간을 잘 맞추면서 이동해야 한다.
이 날도 쇼도 섬만 관광을 하고 호텔로 일찍 돌아와서 쉬었다. 날씨가 덥다 보니, 너무 오랫동안 밖에서 돌아다니기가 쉽지 않았다.
셋째 날에는 다시 도쿄로 돌아가는 날이었기에 오전 중에 꼭 들리고 싶었던 리쓰린 공원으로 향했다. 원래는 다이묘의 정원이었는데 현재는 타카마쓰시에서 운영하고 있다고 한다.
6개의 크고 작은 연못이 있는데, 그중에서 제일 큰 연못에서는 작은 배를 탈 수도 있다. 우리가 방문했던 날은 평일이라서 그런지 기다리는 사람이 아무도 없어서 남편과 나 둘이서만 배를 탈 수 있었고, 배를 운전해 주시는 분이 친절하게 여러 컷으로 사진도 찍어주셨었다.
배를 타고 리쓰린 공원을 한 바퀴 돌다 보면 배경이 좋은 곳에서 잠시 멈춰주기도 하는데, 이 공원을 어떻게 관리하고 어떤 나무들이 있는지 설명해주기도 하고, 사진 찍는 시간을 주기도 했다.
너무 한여름에 가서 그런지 햇빛이 뜨겁기도 했고, 배를 타고 다니면서도 양산을 안 쓸 수가 없었다. 정원은 너무나 아름답게 잘 가꾸어져 있었고, 한여름의 푸르름이 여기저기서 느껴졌지만, 너무 더웠다. 너무. 정말 너무 더웠다.
배에서 내리고 난 후에는 둘 다 더위에 지쳐서 어디 앉아서 쉴 곳을 찾아다녔는데, 맛챠를 마실 수 있는 다방이 준비되어 있었다. 이곳에서 단맛이 하나도 들어있지 않은 시원한 맛차와 엄청나게 달디 단 화과자를 셋트로 해서 좀 쉬면서 먹을 수 있었다.
그리고 이 곳에서 아주 마음에 드는 한 컷을 남편이 찍어주었다. 창 밖으로 일본 정원을 바라보는 다다미방에서의 내 뒷모습을 찍어준 것이었는데, 적당한 뒷모습과 푸릇한 창가 너머의 정원이 너무 마음에 들어서 현재 블로그 사진으로도 쓰고 있다.
이 리쓰린 공원에서 한껏 땀을 흘리고 나서 한번 더 전철을 타고 당일치기(日帰り) 온천에서 싹 씻고. 저녁 비행기에 맞춰서 다시 다카마쓰 공항으로 이동했다.
다카마쓰 공항은 굉장히 작기 때문에 국내선과 국제선의 구분이 거의 없을 정도였다. 이곳에서 짐을 미리 보내놓고, 잠시 대기하면서 찾은 아주 재미있는 곳, 바로 수돗물을 틀면 우동 육수를 마실 수 있는 코너가 있었다.
진짜 적당히 따뜻하고 맛있는 우동 육수가 수돗물처럼 나오고 있었다. 이 광경이 너무 재미있어서 여기서도 진짜 사진 많이 찍었던 기억이다.
다카마쓰는 정말 작은 도시였지만, 어찌나 알차게 놀고 왔는지 사진이 정말 많다. 아무래도 아이들이 태어나기 전이기도 하고, 남편과 결혼한 지 얼마 안 된 신혼부부 시절의 여행이었기에 더 그랬던 것 같다.
이렇게 블로그 쓰면서 추억이 새록새록, 아이들과 또 한 번 가고 싶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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