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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와 함께 홋카이도 여행 : 아사히카와(旭川)에 있는 아사히야마 동물원(旭山動物園)

일본 도쿄 생활/일본에서 놀러가기

by 꼬메뜨 2022. 2. 24. 1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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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와 함께 홋카이도 여행 : 아사히카와(旭川)에 있는 아사히야마 동물원(旭山動物園)

 

일본에서의 연말연시란.

 

일본은 대부분의 아시아의 나라들이 그런 것처럼 구정을 신년으로 치지 않고 신정만 신년으로 보낸다. 옛날에는 구정을 신년으로 여겼다고 하는데 일본의 대부분의 근대화가 메이지 시대 때 시작하면서 구정을 보내는 문화도 사라졌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신년은 한국보다 성대하게 보낸다. 법적 공휴일은 1월 1일뿐이라 서비스 업종일 경우 휴일이 적지만, 그 외에 대부분의 회사는 연말연시에 4일에서 1주일 정도를 휴일로 보낸다. 어떤 업종이냐에 따라서도 휴일이 달라지는데 여행사 같이 고객을 직접 상대하는 일을 할 경우에는 비교적 짧은 편이고 일반 사무직일 경우에는 대부분 1주일 정도는 쉬는 듯하다.

일반 사무직 회사원일 경우에는 자신이 가지고 있는 유급휴일을 연말연시 앞뒤로 써서 해외나 국내 여행을 떠나기도 한다.

처음 일본에서 연말연시를 보낼 때는 한국과 달리 너무 많은 휴일에 조금 당황스러웠다. 그리고 지금과 다르게 그 때는 대부분의 식당도 문을 닫았기 때문에 연말연시에 가족이 없는 사람들은 꽤 외롭게 보내기도 한다. 외국인 신분의 나 또한 그럴 뻔했지만 다행히 친절한 일본인 친구의 가족과 함께 보낼 수 있어 조금은 어리둥절하면서도 따뜻하게 일본의 첫 연말연시를 즐겼던 기억이 난다.

두 번째 해의 연말연시부터는 나도 즐기기 시작했다. 친구들과 여행 계획을 맞춰 국내나 해외여행을 가기도 하고 한국을 갈 때도 있었다. 한 번은 연말연시를 타이(태국)에서 보냈는데, 따뜻한 해변가에서 지내는 연말연시가 처음이라 꽤 흥미로웠던 추억으로 남아있다. 따뜻한 날씨에 익숙해질 때쯤에 비행기를 타고 일본으로 돌아오니 한겨울의 날씨라 짐을 찾자마자 후다닥 점퍼를 꺼내 입었었다.

지금의 남편과 연애하던 시절에는 둘이 규슈 지역 여행을 다니기도 했다. 오이타(大分)로 가서 유후인(湯布院)에서 온천을 즐기고 구마모토(熊本)로 이동해서 구마모토성(熊本城)도 구경하고 유명하다는 돈카츠 집도 일부러 들려보고 마지막으로는 후쿠오카(福岡)에서 남편이 좋아하는 이치란 라멘(一蘭ラーメン) 본점을 찾아가기도 했다.

한국처럼 일본 국내에도 매력적인 곳이 많기에 여유가 있는 휴일에는 항상 새로운 곳을 찾아다녔다. 시코쿠(四国)의 타카마츠(高松)에서 우동학교를 1시간 만에 졸업하기도 하고 사이타마에 있는 작은 에도(小江戸)라고 불리는 카와고에(川越)로 놀러 가기도 하고, 슬램덩크로 유명한 에노시마(江ノ島)에 에노덴(江ノ電)을 타러 가기도 하고. 때로는 1박으로 때로는 무박으로 즐길 수 있는 여행지가 너무나도 많다.

2022년 11월 말에 가나자와 여행을 다녀온 뒤에 일본 국내에서는 감염자가 계속 낮아지는 추세에 따라 국내 여행객이 많이 늘어났다는 뉴스가 연일 나오고 있었다. 한국을 비롯한 다른 나라에서는 모두 감염자가 많아지고 있는 것에 반해 이상하게도 일본 내에서만 감염자 수가 연일 줄어들고 있었다. 도쿄 내에서 하루에 만 명의 감염자가 나온 지 3달 만에 하루 40명대의 감염자 수가 나오기도 했다. 일본 총리가 바뀌면서 정부에서의 조작으로 그런 것인지, 정말 감염자가 줄어든 것인지 정확한 판단은 내리기 어려웠지만, 눈에 보이는 숫자상으로는 감염자가 적다는 보도가 연일 나오다 보니  연말에 여행을 가고 싶다는 생각이 더 간절해졌고, 결국엔 예약까지 하게 되었다. 불안한 마음은 있었지만, 설마 하는 마음과 함께 이번 연말연시에는 홋카이도를 다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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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네다 공항으로!

 

비행기를 타고 여행갈 때는 항상 아침 이른 시간대의 비행기를 예약한다. 현지에 도착해서 관광지 혹은 호텔까지의 이동 시간까지 생각하면 이동 시간에 굉장히 많은 시간이 소비되면서 하루 반이 지나가게 된다. 조금이래도 일찍 도착해서 햇빛이 있는 낮을 마음껏 쓰고 싶다는 생각에 이번에도 이른 오전 비행기로 예약을 했다. 

 

택시 운전수 아저씨가 베테랑인지 어느 지역으로 가는지 물어봐주셨고, 홋카이도 쪽으로 가는 게이트와 가까운 입구 쪽에서 내려주셨다. 전에 가나자와(金沢) 갈 때 탔던 택시 운전사분은 그저 국내선 쪽에 도착하자마자 내려주셔서 한참을 걸었어야 했는데, 친절히 먼저 질문해주시고, 바로 안내해 주셔서 감사했다. 

 

 

비행기타고 가는 여행입니다. 당연히, 홋카이도니까요. 도쿄에서는 아주 멀어요. 거의 한국가는 듯한 거리입니다.
우리가 타고 이동할 일본항공(JAL)

 

일본에서 우리 가족은 신용카드로 일본항공(JAL)과 전일본공수(ANA)의 마일리지가 같이 쌓이는 신용카드를 쓰고 있다. 어차피 매년 두세 번은 한국에 가면서 쓰기도 하고, 국내선을 탈 때도 유용하게 쓰이기 때문에 여행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마일리지 적립이 좋은 항공사의 서비스가 들어간 신용카드를 많이 사용한다. 

 

그런데 최근 2년 동안은 코로나 때문에 비행기를 잘 안타게 되면서 유효기간이 얼마 안 남은 소비해야 할 마일리지가 꽤 남아있었다. 다행히 이번 여행에서는 마일리지를 통해 우리 세 가족 모두 비행기 예약을 할 수 있었고, 현지에서 숙박할 호텔만 직접 지불하는 형식으로 예약을 마쳤다. 

 

나는 홋카이도를 혼자 두번이나 다녀왔지만, 남편과 아가는 첫 방문이기에 가장 즐기기 무난한 루트로 다녀왔다. 너무 길게 다녀오는 건 일정상의 부담이 있기에 딱 적당한 3박 4일 일정으로 계획은 잡았다.

 

이번 홋카이도 여행 계획

 

 

  • 첫째 날 : 아사히카와(旭川) 공항에 도착해서 아사히야마 동물원(旭山動物園) 가기. [아사히카와에서 1박]
  • 둘째 날 : 아사히카와에서 급행을 타고 삿포로(札幌)로 이동. 삿포로에서는 상황을 보고 가까운 곳으로 움직이기
  • 셋째 날 : 삿포로에서 오타루(小樽)로 이동해서 관광 후에 다시 삿포로로 돌아오기. [삿포로에서 2박]
  • 넷째 날 : 삿포로에서 점심까지 해결한 뒤 신치토세공항(新千歳空港)으로 이동하기

 

도쿄는 한겨울에도 영하로 떨어지는 일이 별로 없기에 눈을 볼 수 있는 날이 정말 드물다. 하지만 눈의 왕국인 홋카이도는 이미 많은 눈이 내리고 있었고, 우리가 가는 일정에서도 많은 눈이 내릴 예정이었기 때문에 살짝 걱정도 있었다. 

 

일단 이동 수단이 어른 둘 뿐이라면 대중교통을 이용할 수도 있지만, 아이와 함께 짐을 갖고 이동하는 것이 난관이였다. 눈이 잔뜩 쌓인 길에서의 운전은 나도 남편도 해 본 경험이 없기에 렌터카를 이용하더라도 걱정이 앞섰다. 그래서 현지에서의 이동은 대부분 택시를 이용하기로 하고, 현지에서 쓰이는 택시 회사도 미리 알아보고 갔다. 일본은 지방마다 애용되는 택시 회사가 다르기 때문에 미리 알아보고 가는 걸 추천한다. 

 

드디어 아사히카와에 도착!
아사히야마 동물원으로 출발~

 

눈으로 눈부신 아사히카와에 도착. 공항에 

아사히카와(旭川)에서의 목적은 오직 하나였다. 아사히야마 동물원에 가기!

 

이미 많은 일본 친구들에게 홋카이도(北海道)에서 겨울에 간다면 꼭 한번쯤 들려야 할 관광 명소로 아사히야마 동물원(旭山動物園)을 많이 추천 받았었기에 전부터 많이 기대하고 있었던 곳이다.

 

ホーム | 旭川市 旭山動物園

 

www.city.asahikawa.hokkaido.jp

 

봄, 여름, 가을, 겨울 언제나 즐길 수 있는 곳이지만, 겨울의 특성상 눈이 많이 오는 다설지이기 때문에 영업시간이 달라진다. 방문하는 날짜에 맞춰 미리 영업시간을 확인하고 방문하는 게 좋다. 

 

 

 

 

 

우리는 12월 한겨울에 방문했기 때문에, 가장 영업시간이 짧은 시간대로 오전 10시30분부터 오후 3시 반까지만 즐길 수 있는 기간이었다. 가장 영업시간이 긴 여름에는 오전 9시 30분부터 오후 9시까지 밤 개장을 하는 날도 있다고 한다. 

 

아사히카와에 있는 아사히야마 동물원
입장하고 나면 당일 날짜가 써 있는 사진 스폿이 있다.

 

이곳이 유명한 건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내가 가장 가보고 싶었던 이유 중에 하나는 겨울 시즌에만 볼 수 있는 일명 '펭귄들의 산책'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많은 사람들이 이 펭귄들의 산책을 보고 싶어 일부러 이곳을 찾기도 하지만, 직접 방문해보니 굉장히 매력적인 동물원이었다. 

 

이름에서부터 느껴지듯, 아사히야마(旭山)라는 산을 깍아 만든 동물원이기에 다른 동물을 보러 가기 위해서는 언덕길, 즉 오르막길을 지나가야 한다. 모든 오르막길에는 그냥 미끄러져 내려갈 수 있는 길과 그 옆에 별도로 계단을 만들어 놓았는데, 우리가 갔을 때 눈이 너무 많이 와서 위험해서인지 계단만 이용할 수 있도록 막아놓고 있었다. 동물원을 하나하나 계단을 올라가며 보고 난 뒤에는 아사히야마의 정상쯤에서 잠시 쉬고, 밑을 다시 내려다보며 내리막길을 가면서 다른 동물들을 볼 수 있는 코스로 길이 설계되어 있었다. 

 

대표적인 동물로 기린이나 호랑이, 백곰 같이 큰 동물들의 룸은 1층에서 먼저 동물을 올려다보고 난 뒤, 계단을 타고 올라가 그 동물과 눈높이를 같이 마주하고, 키가 조금 더 큰 동물이라면 한층 더 올라가 그 동물의 위에서의 시선을 가지고 관찰할 수 있도록 룸 설계가 되어 있었다. 지금까지 그저 평길을 지나치기만 하는 동물원과는 사뭇 다른 구조로 되어 있어 움직임이 많아 귀찮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그만큼 동물의 역동성이나 여러 모습을 관찰할 수 있는 구조가 굉장히 매력적인 동물원이었다. 

 

이런 것이 여우짓인가요?

 

여우가 너무 귀여웠다.
여우짓이라는게 이런걸까

 

왼쪽 길을 따라 기린과 백곰, 여러 새들이 있는 새장, 원숭이들을 둘러보고 난 뒤 꼭대기 쪽에 있는 레스토랑 겸 쉼터에서 잠시 몸을 녹이기도 했다. 다행히 이쪽에 있는 공용화장실에는 온풍이 나오기도 해서 아이의 기저귀를 갈아줄 때도 조금 안심이 되었다. 따뜻한 코코아와 커피로 몸은 녹인 뒤 펭귄의 산책 시간에 맞춰 다시 왼쪽 길로 내려가는 중에 여우를 볼 수 있었다. 

 

 

지금까지 다른 동물원에서 여우를 본 적도 있는것 같은데, 실제로 여우가 이렇게 활발하게 움직이는 모습은 처음 본 듯하다. 복슬복슬 털이 귀엽게 느껴졌는지 아이가 가까이 다가가자, 여우가 아이 쪽으로 다가왔다. 너무 귀엽다면서 만져보고 싶다면서 좋아했지만, 투명한 벽이 있었기 때문에 실제로는 만질 수가 없었다. 다시 길을 따라가려는데 그 여우가 통통 뛰면서 자기를 어필하며 아기 쪽으로 계속 다가왔다. 결국 여우짓에 홀려 여기에서만 10분 정도를 서성였고, 지나가는 사람들이 우리 아이와 여우가 노는 모습을 보면서 흐뭇하게 웃기도 했다. 

 

여우가 이렇게 귀여운 동물이라는걸 처음 느껴보았다.

 

펭귄의 산책 

 

날씨가 추웠기 때문에 조금만 몸을 움직이지 않아도 발이 시렸다. 펭귄의 산책 시간에 맞춰 다시 후다닥 움직이기 시작했다. 시작하기 20분 전인데도 벌써부터 입구 쪽에 사람들이 많이 몰려있었다. 이미 스텝들이 펭귄들의 산책 코스 쪽에 배치되어 있고, 라인을 만들어 사람들의 출입을 막아놓고 있었다. 

 

펭귄들의 산책. 생각보다 너무 귀여워서 계속 보게 된다.
펭귄들의 산책

 

 

드디어 시간이 되었고, 우리에서 나오는 펭귄들이 천천히, 그리고 생각보다 빠른 걸음으로 조금씩 앞으로 나오고 있었다. 

 

매번 지나가는 길이라는 듯이 헤매지 않고, 스텝의 라인쪽에 모두 서지 않아도 그저 항상 가던 길을 조금씩 걸어 나갔다. 정말 예상했던 것 이상으로 귀여워서 괜히 넋 놓고 바라보게 되는 장면이었다. 많은 사람들이 스마트폰과 카메라를 꺼내서 동영상을 찍거나 사진 찍기 바빴다. 

 

겨울의 아사히야마 동물원 하이라이트이기 때문에 이 펭귄들을 보고 난 뒤 많은 사람들이 서둘러 출구 쪽으로 이동했고, 우리도 예약해 놓은 택시를 타기 위해 이동했다. 

 

새벽부터 일찍 일어나서 오늘의 목적 달성을 마쳤으니, 이제는 호텔로 돌아가서 쉬는 일만 남았다. 

 

이제 호텔로 이동!

 

택시를 타고 호텔로 돌아가는 길은 20분도 걸리지 않은 듯 하다. 그 짧은 시간 사이에 아이는 아주 깊게 낮잠에 빠졌다. 새벽에 일찍 일어나기도 했고, 이미 평소에 낮잠 자는 시간도 한참 지났는데 날씨도 추웠으니. 따뜻하고 덜덜 거리는 차에 타자 마자 곯아떨어졌다. 

 

아사히카와(旭川)는 스키장으로도 유명하기 때문에 많은 호텔이 있는데, 이번에 우리가 예약한 호텔은 호시노 리조트(星野リゾート)에서 운영하고 있는 [호시노 리조트 오모7 아사히카와 (Hoshino Resort OMO7 旭川)]이다. 

 

OMO7旭川 by 星野リゾート - 旅のテンションをあげるホテル【公式】|OMO7 Asahikawa by Hoshino Resorts

「OMO7旭川(おもせぶん あさひかわ)」は星野リゾートが展開する都市観光ホテル。富良野や美瑛にも好アクセスな旭川。北海道の風土とカルチャーを思いの限り遊び尽くすことができるホ

omo-hotels.com

 

 

 

호시노 리조트 안에는 여러 호텔 종류가 있는데 그중에서도 OMO7 시리즈는 호시노 리조트의 서비스는 그대로지만 비교적 객실이 좁고 유니크한 느낌으로 세팅이 되어있다. 방은 좁더라도 2018년 리뉴얼 오픈을 했기 때문에 깨끗한 숙소를 찾아 예약하게 되었다. 

 

원래는 아사히카와 그랜드 호텔(旭川グランドホテル)였던 곳을 호시노 리조트에서 인수하면서 OMO7 아사히카와(OMO7 旭川)라는 이름으로 바뀌었다. 

 

오모7 아사히카와 호텔 호시노리조트 계열의 호텔입니다.
빨간 벽돌이 멋진 OMO7 旭川

 

실제로 호텔에 도착하니 생각했던 것 보다 굉장히 큰 호텔이었다. 빨간 벽돌로 장식된 외관을 보니 한때 잘 나갔었겠다 싶었다. 

 

내가 체크인을 준비하는 동안 남편이 앉아서 아이를 재우고, 나는 프론트에 줄 서서 기다리고 있었다. 대기줄 옆으로 웰컴 드링크로 마실 수 있는 홍차가 준비되어 있었다. 추운 곳에 있다 들어와서 따뜻한 에어컨 바람에 목이 건조하던 참이었기에 작은 컵으로 두 잔이나 벌컥벌컥 마셔버렸다. 

 

호텔 1층 로비에 준비되어 있는 웰컴드링크
웰컴 드링크로 아삼 홍차가 준비되어 있다.

 

1층 로비에 들어서는 정문 앞에는 아사히야마 동물원의 각종 동물 인형들이 귀엽게 장식되어 있었다. 아이가 깨어 있었다면 참 좋아했을텐데 아쉽지만, 우선은 재워야 한다.

 

아사히야마 동물원의 동물들 인형이 잔뜩 있는 1층 로비

 

 

저 인형들 뒤로 왼쪽에는 조식과 함께 간식을 먹을 수 있는 공간이 준비되어 있었다. 인형들의 오른쪽이 프런트로 일자 테이블이 아닌 동그란 테이블로 손님들을 접객하고 있었다. 

 

나는 직접 홈페이지를 통해 예약을 했기 때문에 체크인 수속을 하는데 문제가 없었는데, 내 옆에서 준비를 하는 우리와 비슷한 연령대의 아기 엄마가 굉장히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었다. 바로 옆자리이기도 하고 들려오는 말을 들어보면, 예약자 등록이 되어있지 않아 있고, 원하는 요금대의 객실은 현재 없다는 걸로 직원과 실랑이를 벌이고 있었다. 내 일은 아니지만, 실제로 이런 일이 벌어지면 얼마나 곤란할까 생각하게 되었다. 아기도 있고, 날은 추운데. 상상하고 싶지도 않은 일이다. 

 

체크인 수속을 마치고, 방으로 바로 이동해서 아이를 재우는 동안 나는 다시 1층으로 내려왔다. 비교적 저렴하게 운영되고 있는 호텔이기 때문에 방에는 따로 물이 제공되지 않고 1층에 있는 레스토랑 쪽에 있는 바에서 무료로 음료를 마실 수 있게 세팅되어 있었다. 종이컵이 따로 배치되어 있어, 이곳에서 물을 마시고 컵에 따라 방으로 이동해야 하는 번거로움은 있었지만, 여러 종류의 물과 음료, 술 등을 무료로 제공하고 있는 건 좋은 서비스라 생각되었다. 술을 안 마시는 우리 같은 가족은 조금 많인 번거롭긴 했다. 

 

무료로 즐길수 있는 드링크 바
물은 공짜지만, 가지고 가서 드세요.

 

1층에 온 김에 잠시 혼자서 호텔 주변을 산책해보기도 했다. 호텔 바로 앞에는 횡단보도가 있기는 했지만, 이미 눈이 잔뜩 쌓여 도로는 전혀 보이지 않았고, [여기가 횡단보도입니다.]를 알려주듯 아른거리는 불빛만이 도움을 주고 있었다. 

 

횡단보도는 어디에 있나요? 눈에 쌓여서 보이질 않습니다.
눈만 잔뜩.

 

온 세상이 눈에 덮여있어 이미 해가 지고 어두웠지만, 눈빛에 눈이 부셨다. 

 

진짜 홋카이도에 왔구나 싶은 순간이었다. 우리 가족은 눈의 세상에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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