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천 여관(温泉旅館) 유엔 삿포로(由縁札幌)
삿포로에 이동 후에는 사실 특별한 일정이 없었다. 삿포로 자체의 분위기에 내가 특별히 감흥이 없어서일 수도 있다. 그저 '눈이 많이 내리는 시내'라는 이미지가 크기 때문인데, 도쿄 같은 도시에 사는 사람이라면 그저 눈이 많이 내리는 이케부쿠로 같은 느낌을 받을 수도 있다.
하지만 역시 홋카이도 안에서는 유동인구가 제일 많다보니 맛집도 많고, 사실 찾아보면 갈 곳은 참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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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의 왕국에서의 아침 밖이 워낙 추워서인지 난방이 엄청 센 호텔에서의 아침. 목이 엄청 칼칼했다. 창 밖을 보니 눈이 내리고 있지는 않지만, 밤까지 계속 내렸던 눈에 온 세상은 눈 천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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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카테이(六花亭)에서의 디저트 쇼핑을 마치고 금세 호텔에 도착했다. 삿포로역 근처에는 관광객과 비즈니스맨을 위한 다양한 호텔이 아주 많이 있는데, 이번에 숙박을 정한 곳은 코로나 시대가 된 뒤에 새로 오픈된 온천욕을 즐길 수 있는 호텔이다. 의외로 삿포로 지역 안에서는 온천욕을 즐길 수 있는 호텔이 흔치 않은데, 이번에 새로 생긴 호텔이 숙박객 전용의 대욕실에서 온천수를 직접 끌어다 쓴다고 한다.
아이와 함께 하는 여행이기에 이왕이면 깨끗한 곳이였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지어진지 2년 이내의 호텔로 검색을 했고, 그중에서 온천이 딸린 호텔은 이곳뿐이라 선택했을 뿐인데, 나중에 여러 리뷰를 보거나 삿포로 현지에서 택시를 탔을 때 운전수 아저씨 말로는, 꽤 괜찮은 호텔이라는 평이었다. 그래서인지 삿포로역에서 도보로 10분 이상 걸리는 거리임에도 금액이 아주 저렴한 편은 아니었다.
[호텔 정보] ONSEN RYOKAN 由縁 札幌
ONSEN RYOKAN 由縁 札幌 | ONSEN RYOKAN YUEN SAPPORO | UDS HOTELS | UDSグループホテル公式サイト
ONSEN RYOKAN 由縁 札幌 全ての写真を見る ONSEN 温泉 カルルス温泉(北海道・登別市)から運んできた源泉が楽しめる、露天風呂付き温泉大浴場を設けています。 無色透明・単純温泉のお湯は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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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NSEN RYOKAN 由縁 札幌 - 宿泊予約は【じゃらんnet】
【2020年8月1日NEW OPEN】札幌で天然温泉が楽しめる温泉ホテル旅館/じゃらんならお得な期間限定プランや直前割引情報が満載。当日/直前のオンライン予約もOK。ONSEN RYOKAN 由縁 札幌の宿泊予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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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 삿포로(由縁札幌) 호텔은 실내가 넓은 편은 아니었지만, 새로 생긴 호텔답게 굉장히 깔끔하고 정갈한 느낌이 드는 호텔이었다. 한국 사람들에게도 인기인 무인양품(無印良品)의 무지 호텔(MUJI HOTEL)이 도쿄의 긴자(銀座)에 오픈되어 있는데, 이 무지 호텔을 관리하는 회사에서 유엔 삿포로도 관리하고 있었다.
호텔 이름 안에 温泉旅館(온천 료칸)이라는 단어를 넣었는데, 일본의 료칸과 서양 호텔의 좋은 점만 따서 만들어진 숙박 시설이었다. 일본에서 온천욕을 즐길 수 있도록 각 지역에 만들어져 있는 료칸 느낌과 편리성을 갖춘 호텔.
현재는 코로나 때문에 일본 국내 여행객들만 이용하고 있지만, 언젠가 관광객이 들어오게 된다면 더 인기가 높아질 호텔 같았다. 목재를 많이 쓴 건물에 방 안에도 목재 소재를 많이 썼기 때문에 전체적으로 안정적인 분위기를 낸다. 체인점으로 신주쿠에도 오픈되어 있어, 도쿄의 여행객에게도 인기 있을 것 같았다.
신발을 사야 했다.
호텔에 도착해서는 느긋하게 짐을 풀고 일단은 좀 쉬었다. 오후 3시 30분 정도 됐었나, 몸도 녹이고 이다음 일정을 알아보면서 생각하다 불현듯이 떠올랐다. 홋카이도에 온 뒤로 내내 마음이 걸렸던 것.
이렇게 눈이 많이 쌓인 곳에 오는 건 정말 오랜만이었기에, 미리 신발 준비를 제대로 못 했었다. 전날 갔었던 아사히야마 동물원(旭山動物園)에서도, 삿포로까지 이동하면서 느꼈던 것 중에, 아이의 신발을 미리 준비해 주지 못한 게 너무 미안했다. 다른 여행객들이나 현지인들은 두꺼운 장화나 방수 신발을 신고 다녔는데 우리 가족만 계속 일반 운동화로 다니고 있었던 것이다.
나와 남편도 역시 일반 운동화로는 발이 시리다면서 신발을 사야겠다고 이야기는 하고 있었지만, 이동하다 보니 신발을 살 타이밍을 못 맞추고 있었다.
다음 일정으로 일본의 3대 야경이라 불리는 모이와 야마(もいわ山) 전망대에 가기 전에 가까운 쇼핑몰이 어디에 있는지 검색했다. 다행히 차로 5분 거리에 있는 파르코(PARCO)에서 유아용 사이즈도 구입이 가능한 ABC MART가 있었고, 서둘러 다음 일정지로 출발했다.
다양한 사이즈와 브랜드, 색깔이 있었지만 각자 이것저것 신어보고 골라 바로 신고 모이와 야마로 향하는 택시를 타고 모이와 야마(もいわ山) 전망대로 향했다. 신발을 갈아 신자 확실하게 다름을 느꼈다. 발바닥이 시리지 않았고, 발등이 심지어 따뜻했다. 발이 많이 시렸을 텐데 그저 눈을 보고 좋아해 준 아이에게 엄청 미안하게 느껴지는 순간이었다.
일본의 3대 야경 중에 하나, 모이와 야마(もいわ山) 로프웨이(ロープウェイ) 전망대(展望台)
쇼핑몰이 몰려있는 시내에서 조금 떨어진 모이와 야마까지 택시로 약 20분 정도 걸렸을까. 산쪽은 한적한 길이다보니 눈도 더 많이 쌓여있었다.
[장소 정보] 삿포로 모이와야마 로프웨이 (札幌もいわ山ロープウェイ)
札幌もいわ山ロープウェイ
いつも札幌もいわ山ロープウェイをご利用いただき、誠にありがとうございます。 2月21日(月)から3月6日(日)の期間、北海道に「まん延防止等重点措置」が延長されることが決定しまし
mt-moiwa.jp
엘리베이터를 타고 티켓 부스에 도착. 로프웨이와 미니 케이블카 이렇게 두 번을 각각 타는 코스가 영업 시작 후 한 시간에 두대식 운영되고 있었다. 우리 가족은 도착하자마자 케이블카가 출발해버려서 조금 기다릴 수밖에 없었다. 다행히 눈이 많이 내려서인지 사람들도 많지 않았고, 제일 앞줄에서 케이블카를 기다렸다가 탑승 후 몇 개 없는 자리에도 앉아서 올라갈 수 있었다.
모이와산에 대한 알림과 함께 눈발이 날리는 어두운 산에 흔들거리는 로프웨이를 타고 올라가는 건 꽤 흥미진진했다. 그리고 드디어 전망대에 도착.
날씨가 차가운 바람과 함께 눈도 많이 내리는 날씨였기에 전망대에서 시내를 보기에 좋은 날씨는 아니었다. 멋진 야경 위로 눈보라와 그 위에는 눈구름이 잔뜩 몰려있었다.
전망대 밖으로 나가자마자 우리 가족 모두 칼바람과 엄청난 추위에 몸이 벌벌 떨렸다. 일본 3대 전망을 기대하고 오는 거라면 눈이 안 내리는 맑은 날 와야 할 것 같았다. 우리 가족은 그저 기념이라며 열심히 사진을 찍어대긴 했지만, 사진을 찍으면서 장갑을 벗는 것조차 너무 추울 정도라, 얼른 사진 찍고, 얼른 한 바퀴 돌고, 얼른 내려가고 싶은 기분이었다.
아이는 뭐가 그리 좋은지 이렇게 추운데도 열심히 전망대에서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며, 불빛이 아른거리는 삿포로 시내를 바라보기도 하고, 반짝 거리는 거리를 열심히 돌아보고 있었다. 엄빠보다 열심히 즐기는 모습이 기억에 남는다.
전망대 위에서는 눈구름 때문에 제대로 보지 못했지만 내려오는 케이블카에서는 조금 구름이 걷히고 있었다. 전망대에서 이랬으면 좋았을 것을. 아쉬운 마음을 뒤로하고 다음 목적지로 향했다.
삿포로에서 먹는 스시
점심에 먹지 못 했던 스시를 먹기 위해 돌아가는 택시 안에서 열심히 검색을 해보았다.
삿포로에 사는 현지인들이 많이 가는 스시집은 어디일까.
일본 사이트 타베로그와 구글 리뷰를 참고해서 토리톤스시(トリトン寿司)라는 회전초밥 가게를 발견했고, 그대로 택시의 목적지를 바꿔 토요히라점(豊平店)에 도착했다. 역시나 이곳도 인터넷 예약은 안 되는 곳으로 매장에서 번호표를 뽑아 기다리는 시스템이었다.
[장소 정보] 回転寿司トリトン 豊平店
店舗一覧-豊平店(北海道札幌) | 回転寿し トリトン
toriton-kita1.jp
불행히도, 이미 대기줄이 엄청났고 번호표를 뽑고 나서 1시간 30분이 훌쩍 지나서야 자리에 앉을 수 있었다. 현재는 외국인 관광객이 없어 일본 국내의 여행객들 그리고 삿포로 현지인들만 오는데도 이 정도인데, 관광객이 늘어나면 어떨까 싶어 아찔했다. 실제로 구글 리뷰 중에 2년 전 리뷰를 보니 3시간 기다렸다는 리뷰도 많았다.
이미 평소에 저녁 먹는 시간을 훌쩍 넘긴 밤 8시로 아이는 기다리는 동안 배고파해서 가지고 있던 바나나를 먹이기도 했다. 자리에 앉자마자 아이용으로 우동과 가라아게(唐揚げ), 감자튀김을 주문했고 남편과 나도 스시 주문을 시작했다.
여기서 또 하나의 불행이…….
너무 늦은 시간대에 도착해서 인지 인기 메뉴는 이미 품절, 토리톤스시 스페셜 메뉴도 품절, 홋카이도 특산 메뉴도 품절.
특선 메뉴는 하나도 주문하지 못하고 그저 어디에서나 주문할 수 있는 참치, 그것도 오오토로(대뱃살)가 없어서 츄토로(중간 뱃살)만, 연어와 오징어 같은 것들만 주문할 수 있었다.
일단은 배고픔과 피곤함에 먹기는 했지만 조금은 실망스러운 스시였다. 도쿄보다는 맛있었다고 느껴지지만 몇 달 전 가나자와(金沢)에서 보다는 맛이 떨어진다고 느껴졌다. 인기 회전초밥 가게는 점심에 가야겠구나를 실감하는 순간이었다.
2022.01.05 - 아이와 함께 일본에서 초밥먹기 : 가나자와(金沢市)에서 회전초밥 스시쿠이네(すし食いねぇ!)
아이와 함께 일본에서 초밥먹기 : 가나자와(金沢市)에서 회전초밥 스시쿠이네(すし食いねぇ!)
※이 글은, 가나자와 여행을 갔을 때 들렸던 회전초밥 집에 대한 포스팅이다. 가나자와 지역에서 맛있는 스시집은 너무나도 많지만, 두 살인 아기가 아직 먹을 수 있는 초밥은 계란말이 정도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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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에서 온천욕 하기
스시 디너를 마치고 밖에 나오자 흩날리던 눈발이 멈춰있었다. 하지만 하늘엔 아직도 눈 구름이 가득했고 기온도 낮았기에 언제 또 눈이 내려도 이상하지 않은 날씨였다.
아쉬운 저녁을 마치고 택시를 타고 호텔로 돌아왔다. 남편은 입욕 자체를 별로 좋아하지 않아 나만 온천에 들어가기로 하고 아이도 남편에게 샤워를 맡기고 홀로 (아주 즐겁게) 온천이 있는 2층으로 이동했다. 이동도 많이 하고 바람이 많이 부는 날씨였기에 온몸이 근육통으로 뻐근했다. 이런 나에게 따뜻한 온천욕을 할 수 있는 호텔에서의 하루라니. 온천이 있는 호텔로 예약하길 잘했다고 스스로를 아주 칭찬하고 싶은 순간이었다. 비록 저녁에 먹은 스시는 정말 아쉬웠지만, 그날의 아쉬움은 온천욕으로 달래었다.
온천은 작은 노천탕(露天風呂)도 있어 차가운 겨울 공기와 함께 따뜻한 물에 몸을 담그니, 몸이 노곤 노곤해지면서 금방이라도 잠이 들 것 같았다. 한참이 지난 지금 생각만 해도 너무 좋다.
새로 만든 호텔이라 그런지 입욕하는 실내 욕실도, 노천 온천도 굉장히 깔끔하고 깨끗해서 좋았다. 정말 관광객이 없는 지금이 국내 여행하기에 딱 좋은 타이밍인 듯하여 오길 잘했다고 속으로 100번은 생각한 것 같다.
온천욕을 마치고 나오는 길에는 작은 밀크 아이스바가 준비되어 있었다. 야무지게 3개를 챙겨 남편과 아이가 기다리는 룸으로 이동했다. 시원하게 아이스크림을 먹고 나자 모두 한마음 한뜻으로 침대에 올랐고, 내일 일정은 생각할 겨를도 없이 곤히 잠들었다.
내일은 사실 별로 계획할 거리도 없었다. 아름다운 오타루(小樽)를 그저 걷고 즐기기만 하면 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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