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은 아시아지만 구정을 보내지 않고 신정만을 거하게 보내기 때문에 연말연시는 대부분 장기간의 휴가를 쓰고 있다. 서비스업종을 제외한 대부분의 회사들은 연말 12월 28일부터 새해 1월 3일까지는 휴가를 보내곤 한다. 아이도 보육원(어린이집)은 겨울방학은 따로 없지만, 이 연말연시에는 무조건 선생님들이 쉬기 때문에 등원을 할 수 없게 된다. 일본의 대부분의 사람들이 연말연시는 그냥 쉬면서 오세치요리(おせち料理)를 먹으면서 연말연시를 느긋하게 가족과 보내고는 한다.
일본에서는 연말에 토시코시소바(年越しそば)라는 걸 먹는다. 새해에도 소바처럼 가늘고 길게 보내기를 기원하면서, 지난해의 액운을 끊어 잘라낸다는 의미를 두면서 말이다. 소바(메밀면)의 잘 끊어지는 특성을 여러 의미를 주면서 먹는 풍습이다. 우리나라에서는 떡국을 먹는 것처럼 온 가족이 다 같이 먹는다. 간혹 소바보다는 우동을 즐기는 사람들도 있어서, 소바 면 대신 우동을 먹는 사람들도 있다.
연말 마지막 날에 먹는 집이 있는가하면, 새해로 넘어가는 타이밍에 먹는 사람들도 있다고 하고, 1월 1일에 먹는 사람들도 있다고 한다.
우리 가족은 남편도 나도 한국인이다 보니 주로 한국 요리를 많이 해 먹게 되는데, 연말에 소바는 먹지 않았고 새해 첫날 아침에는 떡국, 점심으로 소바를 먹기로 했다. 동네에 있는 작은 가게는 새해 연휴 기간 동안은 쉬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번화가나 쇼핑몰로 나가야 했고, 결국엔 언제나처럼 자주 가는 스카이트리에 있는 소라마치로 외출했다.
결국 서비스업종은 그렇지 못 하다. 대부분의 작은 가게들은 쉬기 때문에 동네에만 가만히 있으면 굉장히 조용한 연일을 느낄 수 있다. 동네에서 사람이 가장 많이 붐비는 곳은 신사 정도이다.
그래서 이 시기에는 동네를 벗어나기만 하면 어디를 가도 붐비지만, 그 붐비는 느낌이 새해 분위기를 내기 때문에 일부러 외출을 하는 사람들도 있다. 동네에만 있다 보면 너무 적적한 느낌이 들기 때문이다.
스카이트리에 도착했더니 역시나 아이가 있는 집들이 많이 방문한 듯 하다. 아이들과 집에서만 지내기는 답답할 테니.
스카이트리는 보통은 오전 10시에 오픈을 하지만, 새해 첫날은 이벤트로 정해진 인원만 아침 8시 입장을 받기로 한다. 12월 초에 예약을 받게 되는데, 우리도 집이 가까워서 한번 가면 좋겠지만 아직 아이가 어려서 이른 아침부터 사람 많은 타워에 가는 건 조금 껄끄럽다. 나중에 코로나도 좀 잠잠해지고, 아이가 만 5살, 6살쯤 되면 기대해 봐도 좋지 않을까. 새해의 첫 해를 전망대에서 보는 기분은 어떨까.
항상 자주 가는 스미다수족관에도 엄청난 인파였다. 데이트하는 사람들보다는 역시나 아이들을 데리고 온 사람들 혹은 외국인 관광객이 많았다.
수족관을 나오자마자 바로 점심시간이었기에 소라마치 6층에 있는 레스토랑으로 자리를 바로 옮겼지만, 어디를 가든지 점심시간으로 많은 사람으로 붐비고, 대기줄이 길었다.
평소에는 6층에 있는 돈카츠집에서 주로 먹는데, 이 날은 예정대로 7층에 있는 소바집으로 향했다. 그런데 이게 웬걸?! ㅓ이상하게 여기만 대기줄이 거의 없었다!
아마도 일본 사람들 대부분이 12월 31일에 많이 먹기 때문에 아닐까 싶다. 외국인인 우리에게는 그저 럭키~
[가게 정보] 小松案 코마츠안
스카이트리와 함께 있는 소라마치라는 쇼핑몰 7층에 있는 고급 소바집
小松庵
インフォメーション 2022.12.28 【BUZZMAFF ばずまふ(農林水産省)@駒込本店】 農林水産省のYouTubeチャンネル「BUZZMAFF ばずまふ」年越し蕎麦企画で小松庵が紹介されました。「粉をこねる→蕎
tenpo.komatuan.com
사람이 없는 이유가 연말에 토시코시 소바를 이미 먹은 사람들이 많은 이유도 있겠지만, 이 코마츠안 이라는 소바집이 다른 곳에 비해 좀 많이 비싼 편의 소바집이기 때문이기도 하다.
코마츠안(小松案)은 도쿄의 코마고메(駒込)라는 곳에 본점을 둔 오래된 소바집이다. 다이쇼 11년(大正11年,1922년)부터 영업을 이어오고 있다는 이 오래된 가게는 코마고메라는 역에서도 가깝고, 리쿠기엔(六義園)이라는 유명한 일본정원과도 가까이 있는 위치이기에 한 번쯤 들려볼 만한 집이지만, 현재는 옛 건물은 남아있지 않고 새로 신축한 건물에서 장사를 이어오고 있다고 한다. 오래되고 인기에 따라 도쿄 안에는 긴자(銀座)와 이곳 소라마치 등등 몇 개의 점포도 가지고 있는 나름 도내에서는 유명한 소바집이다.
소바가 맛있기도 하지만, 이곳에서 다른 소바집과 다르게 특이점이 있다면 스키야끼 세트를 같이 판매한다는 것이 나에게는 좀 흥미로웠다.
외식을 할 경우에 아이는 단품으로 먹기에는 양이 많고, 어린이 세트로 나오는 구성이 잘 안 먹는 것들이었기 때문에 주로 남편과 내가 양이 많은 걸 시켜서 같이 나눠먹는 편이다. 보통 소바집에서는 소바와 함께 텐뿌라 같은 튀김이나 텐동이 세트로 나오는 곳이 많은데 이곳은 스끼야끼와 함께 밥과 소바까지 함께 나온다. 소바를 좋아하는 내가 면을 먹고, 아이에게는 좋아하는 고기와 함께 밥을 줄 수 있어 좋은 구성이었다.
달달한 스키야끼는 역시나 아이가 잘 먹어주었고, 차가운 면으로 선택한 소바도 소바향도 좋고 맛있었다. 평소에도 소바를 자주 사 먹기에 만족스럽게 잘 먹었지만, 역시나 이 곳은 비싼게 흠이랄까. 스키야끼 자체가 비싼 편이라고 해도 이렇게 세트로 약 3800엔 정도 했다. 최근, 아니 근 몇 년간 먹은 소바 중에서 제일 비싸게 먹은 소바 같다. 매장에서 직접 뽑은 신선한 면을 새해부터 잘 즐기고 왔다는 것, 다른 곳보다 대기가 길지 않다는 것에 만족하면서 먹은 올해 첫 외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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