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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리원 퇴소 후에 모유수유 성공하기까지 | 첫째, 둘째 완모 성공기

일본 도쿄 생활/일본에서 육아하기

by 꼬메뜨 2023. 9. 11. 1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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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보다 모유수유를 하고 싶어 하는 엄마들이 많다.

하지만 결국에는 여러가지 이유로 포기하게 되는 경우가 많은 듯하다. 내 주위에도 젖양이 적어서, 아기가 잘 빨지를 못 해서, 아기가 젖을 거부해서 결국에는 모유수유를 포기하고 분유 수유를 할 수밖에 없었다는 이야기를 들어왔고, 둘째를 낳고 나서 최근에도 주위에서 보게 되었다. 
 
첫째 아이에게 모유수유를 2년간 했고, 현재는 4개월인 둘째 아기도 완전 모유수유를 하면서 느낀 모유수유에 성공하기 위한 방법이라고 해야할까, 내 경험담을 남겨본다.

 

우에노공원에 있는 도쿄도미술관 수유실에서 수유중
우에노공원에 있는 도쿄도미술관 수유실에서 수유중

만약 조리원에 들어가면 엄마의 회복이 우선이다.

그런데 아기도 돌봐야 한다. 

출산 후 조리원 없이 집에서 산후 조리를 한다면 조금 더 모유수유에 성공할 확률이 높을 듯하다. 실제로 조리원 생활이 없는 일본에서는 출산 후 모자동실이 우선시되면서 모유를 적극적으로 간호사들이 도와준다고 한다. 한국은 자연분만하면 2박 3일의 입원하는 게 보통인데 일본은 대부분 1주일 정도 입원하면서 조산사나 간호사들이 신생아 케어에 대한 걸 알려주면서 모유수유를 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고 한다. 한국과 일본에서 한 번씩 출산한 경험이 있는 지인에게 들은 이야기로는 일본에서의 출산이 더 힘들기는 하지만 더 빨리 엄마가 되게 해 준다는 후기를 듣기도 했다. 일본의 이런 시스템이 유지되고 있어서인지, 일본에서는 모유수유하는 엄마가 분유수유 엄마보다 더 많다는 느낌이다. 모유수유하는 사람들이 많다보니, 환경적으로 모유수유실도 어디를 가든지 잘 되어 있다.


하지만 한국에서 출산을 하고 나면 조리원에 들어가는 산모들이 많은데, 만약 조리원에 들어가게 된다면 새벽 수유를 한 번 이상 꼭 해야 모유의 양을 늘릴 수가 있다. 이건 모유수유 관련된 전문적인 글을 봐도 알 수 있는데 새벽에 모유양이 늘어나는 호르몬이 더 분비된다고 한다.
 
출산한 병원에 따라 아기에게 젖을 물리는 시간과 간격이 다를 수 있는데, 나의 경우 첫째 때는 하루에 3번 이상은 모유수유를 병원 쪽에서 격려했고(허유재 병원), 둘째 때는 입원하는 2박 3일 동안 단 한번 밖에 모유수유를 하지 못했다.(일산 차병원)
 
모유수유를 하고 싶은 나는 그래서인지 일산 차병원에 대한 이미지가 굉장히 안 좋은 편이다. 아기에게 젖을 빨리 물리면 물릴 수록, 물리는 횟수가 많을수록 젖이 빨리 돌고 또 아기도 젖병이 아닌 엄마 젖을 더 찾게 되는데 그런 것들을 모두 차단시키고 있으니 모유수유가 더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
 
만약 집에서 산후 조리를 하게 된다면 출산 후 3,4일이 되면 바로 젖이 돌게 될 텐데, 병원에서 퇴원 후에 바로 조리원으로 들어간다면 출산 후 1주일 정도가 되어야 젖양이 많아지게 된다. 이것도 조리원에 들어간 후 열심히 젖을 물려야만 1주일째에 콸콸 나오는 젖양을 확인할 수 있다.
 
조리원에서도 모유수유를 권장한다고 이야기는 하지만, 산모가 산후조리를 하는 동안 아기를 돌봐주고 있는데, 아기의 체중이 잘 올라가는 것으로 자기들이 잘 돌보고 있다는 듯한 뉘앙스의 말들을 하게 된다. 잘 돌봐주고 있어서 체중도 잘 늘어나고 있다면서. 그렇기 때문에 젖이 잘 돌지 않는 조리원 초기에는 조리원에서도 모유수유보다는 분유 수유를 권장하는 분들이 종종 있다.
 
하지만 무조건 모유수유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엄마가 직접 수유를 시도해야 한다. 조리원에서는 아무리 유축기로 젖이 돌게 이용을 한다고 해도, 젖꼭지가 아프기만 하지 출산 후 1주일 내로는 잘 안나오는 게 보통이라고 말한다.


출산 후에는 몸의 회복이 우선이니 비싼 돈 주고 조리원에 들어간다면 무조건적으로 쉴 수 있을 때 푹 쉬는 걸 권장한다. 하지만 새벽에 한번 이상은 수유를 해야 모유가 더 빨리, 많이 나오게 된다.
 
나도 첫째 아이 때 첫 조리원 생활을 하면서 완전 모유수유를 하고야 말겠다는 의지로 새벽콜을 매번 받고는 했는데 1주일 후 부터는 새벽 4시 이후로 콜을 받는 등 시간 간격을 두는 패턴으로 바꿨다. 새벽마다 콜 받고 모유수유를 일단 하는 게 아기에게는 정서적으로 좋겠지만 몸이 너무 지치는 게 사실이다. 비싼 돈 주고 조리원 들어왔는데 몸을 너무 힘들게 하는 것보다는 어느 정도 몸의 회복을 우선시하면서 아기에게 젖도 물리는 적절함을 선택했다.

물론 조리원에서 낮에는 특별한 일이 없으면 무조건 모유수유를 했다.
 

조리원에 들어가면 분유 수유에 아기가 익숙해 진다.

유두혼동

 그러다 보니 아기는 조리원 퇴실 전후로 유두혼동이 올 수 있다. 첫째 아이가 조리원에서 2주 있는 동안에 유두혼동이 온 적이 있는데, 새벽에 힘들게 일어나서 수유를 하는데도 젖을 안 물어서 정말 속상했던 기억이 있다. 기껏 새벽에 일어나서 젖을 물리려는데 내 젖은 거부하고, 간호사가 가져다주는 분유는 꿀꺽꿀꺽 잘도 마시는 모습을 보면 그렇게 속상할 수가 없었다.

수유하는 자세나 젖양이 적어서, 혹은 유두의 모양 때문에 아기가 젖 빠는 걸 거부할 수도 있다. 자세만 잘 고쳐 잡고 자꾸 물리다 보면 아기는 엄마 젖에 곧 익숙해진다.

나 같은 경우 유두가 좀 큰 편이라서 출산 전에 조리원 서비스로 있는 가슴 마사지를 받을 때마다 한소리씩 듣기도 했다. 유두가 커서 아기가 물기 힘들다는 말이었다. 첫째 아기를 낳기 전부터 들어왔기에 걱정되는 부분이었지만 다행히도 첫째 아이도 지금 둘째 아기도 완전모유수유에 정착할 수 있었다.

조리원을 나오고 나면 이제 진짜 정해야 한다.

분유수유? 모유수유?

조리원을 퇴소하고 나면 엄마도 그렇지만 아기도 정말 힘들 때이다. 한국에서는 보통 조리원을 나오는 시기에 아기에게 BCG 예방접종을 하기 때문에 조리원에서의 안락함을 느끼던 엄마는 아기를 하루 종일 돌봐야 하는 수레바퀴에 갇히고, 아기는 익숙하지 않은 엄마의 손길도 힘들지만, 예방접종으로 인한 아픔으로 한동안 엄청 운다. 이때 배앓이까지 하게 되면 정말 클라이맥스다. 엄청 운다.

 

첫째 아이가 배앓이가 심해서 정말 첫 3개월 동안은 잠도 거의 못 자고, 밥도 잘 먹을 수 없는 날들이 많았다. 현재는 남편이 재택근무를 하기 때문에 집에서 같이 지내고 있지만, 첫째 아이 떼는 회사로 출근하기 때문에 하루 종일 아이를 볼 수밖에 없었다. 

 

이때, 아기도 자신도 먹고살기 위해서인지 분유 혹은 모유를 결정하는 시기가 되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한동안은 조리원에서 먹었던 분유를 구입해서 주기도 했고, 모유를 직접 유축해서 먹이기도 했는데 어느 순간부터 아이가 내 젖을 점점 더 잘 빨게 되고, 더 찾게 되는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 그러다가 조리원을 퇴소하고, 일본으로 들어오고 나서 1주도 되지 않았을 때, 생후 40일 정도 되었을까? 아기가 젖병을 거부하기 시작했다.

첫 유두 혼동으로 내 젖을 물지도 않았을 때처럼, 분유를 탄 젖병을 입에 대면, 혀로 젖병을 밀어내면서 소란스럽게 울어재꼈다. 마치 "이게 아니야!!!!"라고 소리치는 것처럼. 그때 젖병을 치우고 내 젖을 내어주면 흥분을 가라앉히면서 쩝쩝대며 꿀꺽꿀꺽 젖이 넘어가는 목 넘김 소리가 들린다. 그제야 이 아기는 이제 엄마 찌찌를 더 좋아하게 되었고 나라는 걸 알게 되는 순간이다. 그리고 그때부터는 완전 모유수유로 정착하게 되었다.

 

분유수유로 정착하는 지인들의 이야기를 들게 되면, 반대로 젖을 계속 밀어내거나 물지를 않아서 젖양이 점점 줄게 되고, 그러다 보니 결국엔 분유 수유로 정착하게 되었다는 이야기를 듣곤 한다. 

 

솔직히 모유수유하면 엄마가 힘들다.

분유 수유를 하게 되면 아빠 혹은 다른 사람이 물 타서 줄 수도 있고, 그대로 아이를 재울 수도 있기에 아직 몸이 회복되지 않은 엄마가 잠도 좀 더 잘 수 있고, 몸 회복에 좀 더 신경 쓸 수 있다. 모유수유를 하게 되면, 엄마가 무조건 일어나서 젖을 물려야 하고, 트림까지 시키고 자게 되면 결국 새벽에 한번 깰 때마다 40분에서 1시간은 억지로 깨어 있을 수밖에 없다. 예민한 사람은 한번 잠이 깨면 다시 잠들기까지 힘들기도 하다. (내가 그랬다!!!)

 

모유 수유 후에 곤히 잠든 모습. 아기는 잘 때가 제일 예쁘다.
모유 수유 후에 곤히 잠든 모습. 아기는 잘 때가 제일 예쁘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첫째도, 둘째 아기도 완전 모유수유를 하면서 느끼는 만족감이 크기에 계속 유지하고 있다. 아기가 꿀꺽꿀꺽하고 젖을 먹는 모습, 다 먹고 나서 만족스러운 얼굴로 잠드는 모습, 엄마 젖을 찾아 하악하악 흥분하는 모습, 그 어느 하나도 포기하고 싶지 않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래서인지 첫째 아이의 단유를 할 때 어찌나 울었던지. 이건 정말 경험해보지 않은 사람은 모를 감정이다. 단유 하면서 우는 나를 보고 남편은 어찌나 어이없어하던지. 힘들어했는데 그렇게 아쉽냐고 하면서.

 

힘들지만, 정말 내가 엄마가 되었구나 라는 감정을 한껏 느끼게 해 주기 때문에 완전 모유수유하기. 정말 나는 적극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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