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기말, 그 시절에 좋아했던 클램프. 도쿄에서 하고 있는 CLAMP전(CLAMP展) : 아이와 함께 전시회 가기 / 국립신미술관(国立新美術館)
정말 추억의 만화다. 중학교 때 처음으로 봤던 클램프의 엑스(X), 그리고 세계관이 이어져 있는 동경 바빌론. 지금이야 세계관이라는 단어를 쓰지만, 그 당시에는 그저 내용이 이어져 있다는 표현을 쓸 뿐이었다. 노래까지 사랑스러웠던 카드캡터체리. 일본 제목은 카드캡터 사쿠라이다.
엑스(X)는 도쿄를 무대로 하고 있는데, 중학생 시절, 정말로 도쿄가 세계의 중심이라고 착각하면서 그 세계관에 빠져 어찌나 조마조마해하면서 읽었던지. 도쿄에 지진이 나면 어떡하지?! 이런 걱정을 하던 시절이 있었다. 그 시절의 동경의 대상이었던 동경에서 지금은 살아가고 있다. 참, 살다 보니까 이렇게 되었네.
엑스(X)에 푹 빠져있던 나는 한 때 만화책을 열심히 사서 모으기도 했었고, 좋아하는 캐릭터의 사진을 열심히 스크랩하기도 했었다. 지금은 그 많던 사진과 만화책들 도대체 어디로 간 것인지 모르겠지만.
그렇게 푹 빠져있었던 시절이 있었는데, 한동안 잊고 지냈다가 회사에서 만화를 엄청 좋아하는 동료가 이번에 다녀왔다고 해서 나도 다녀왔다. 오랜만에 만나고 왔다. 나의 추억의 클램프 만화들을 잔뜩 회상해 볼 수 있는 클램프전에.
CLAMP(클램프)는 여자 4명으로 이루어진 만화 작가 집단이다. 중학생 시절에 좋아했던 천계영 작가님처럼 혼자 작업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이렇게 단체로 만화를 그린다는 것에 특이하다고 생각하면서 좋아했다. 뭐랄까, 공동작업을 하는 것이 멋지게 보였다고 느꼈던 듯하다. 그림체도 내가 좋아하는 그림체였다. 눈이 큼직큼직하고 턱선은 어찌나 날렵한지. 지금 보면 정말 요즘 캐릭터들 같지 않게 너무 턱선이 날렵해서 손이 베일 것 같은 느낌이다.
티켓은 미리 인터넷으로 예약해 놓았다. 티켓은 로손에서 운영하고 있는 로치케(ローチケ)라는 앱을 이용하면 금방 구입할 수 있고, 날짜와 시간 지정이 아니라 기간 내에 언제든지 한번 이용할 수 있는 티켓이었다. 입장 시에는 앱에서 구입한 내역과 코드를 보여줘야 하기 때문에 앱 설치 후에는 지우면 안 된다.
[장소정보] 국립신미술관(国立新美術館)
住所 〒106-8558 東京都港区六本木7-22-2
電車
롯폰기역을 이용하면 5~7분 정도는 걸어야 하고, 가장 가까운 역은 지하철 치요다센 노기자카(乃木坂) 역이 미술관과 연결되어 있다.
国立新美術館 THE NATIONAL ART CENTER, TOKYO
www.nact.jp
클램프전 공식 HP 전시기간 2024.7.3~2024.9.23
CLAMP展
幅広いジャンルにおいて多様な作品を世に送り出してきた女性4人の創作集団CLAMPによる活動の軌跡をたどる原画展を開催いたします。CLAMPがこれまでの作品を通して年齢・性別・国を超えて
www.clamp-ex.jp
사실 클램프의 만화들은 카드캡터 사쿠라를 제외하고 어린아이에게 보여주기는 조금 민망하고 잔인한 장면들이 많이 나온다. 특히 내가 좋아했던 엑스도 그렇고. 그래서 아이를 데려가는 게 좋을지 어떨지 망설이기도 했으나, 다행히 전시회 자체는 연령 제한이 없었고, 그렇다면 자극적인 장면들은 없을 거라는 판단하에 아이들을 모두 데리고 갔다.
티켓 구매 시에 입장하는 날짜나 시간 지정이 따로 없기 때문에 국립신미술관에서 도착해서 전시장인 2층으로 올라가니 기다란 줄이 엄청났다. 입장권을 미리 구입해서 가지고 있어도 약 10분 정도 입장을 기다려야 했다. 날씨가 계속 더운 일본의 여름이기에 아이를 위해 유모차를 가져갔지만, 사람들이 너무 많아서 결국에는 아기를 안고, 유모차는 전시장에 맡겨놓았다.
클램프의 작품이 나온 순서대로 전시회가 시작되는데, 나는 초기 작품보다는 원래 좋아했던 엑스와 동경바빌론, 카드캡터 사쿠라 쪽을 더 유심히 보았다.
엄마가 좋아했던 만화라는 말과 함께 만 5살 아이의 손을 잡고 전시된 만화를 하나하나 보면서 지나갔다. 아이는 관심이 없을 줄 알았는데, 엄마가 좋아했었다는 것 때문일까. 본인이 흥미가 가는 만화 장면이 나오면 지나가다가도 다시 돌아와서 한 번 더 보고싶다고 말하곤 했다. 엑스에서 동경 바빌론의 주인공인 스바루가 카무이를 끌어안고 정신차리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돌아와(戻っておいで)..."라고 말하는 장면이 있는데, 카무이가 사라지는 듯한 만화 표현이 마음에 들었나보다. 유심히, 선을 지켜가면서 몇번이나 돌아와서 그 장면을 보곤 했다. 이제는 여기저기 멋대로 가지않고 전시 작품을 같이 볼 수 있는 나이가 된 건가 싶기도 하고. 많이 성장했음을 또 한번 느끼는 순간이었다.
전시회는 작품이 나온 순서대로 되어있기도 하지만, 처음에는 컬러 전시장에서 나중에는 흑백전시장으로 나뉘어있다. 컬러 전시장에서는 사진이나 비디오 촬영은 금지되어 있었지만, 흑백 전시장에서는 사진 촬영이 가능해서 많은 사람들이 추억의 장면을 몇 번이고 몇번이고 돌아보거나 사진촬영을 하곤 했다. 나 또한 좋아했던 장면을 열심히 사진으로 남겨가면서 약 1시간 30분 동안 정성스럽게 작품들을 감상했다.
마지막에는 언제나처럼 굿즈샵이 있었는데, 이 굿즈샵에 입장하기까지도 시간이 걸렸다.
전시회 입장을 할 때 파란색 종이 티켓과 클램프 그림이 그려져 있는 카드를 받았는데, 전시장 내에서 따로 쓸 일이 없을 거라 생각하고 유모차에 넣어놓고, 유모차를 전시장 입구 쪽에 맡겨놨었다. 그런데 굿즈샵에 입장하려면 그 파란 티켓이 있어야 입장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 이 파란 티켓은 굿즈샵 입장과 함께 나중에 굿즈를 구입할 때도 꼭 보여줘야 하기 때문에 클램프 전을 간다면 전시를 관람하면서 꼭 버려서는 안 된다. (아마도 그럴 일은 없겠지만.)
입구까지 다시 가서 유모차를 가져오고, 남편과 아이들은 사람 많은 굿즈샵에서 내보내놓고, 혼자 들어가서 많은 사람들을 뚫고 굿즈를 구경하고, 몇 가지를 구입했는데, 얼마 안 산 것 같은데 2만 엔 넘게 구입해 버렸다. 너무 추억에 빠져버린 걸까 싶지만, 너무나 만족스러운 추억 여행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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