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 아이를 키우며 살면서 정말 좋다고 느끼는 점 중에 하나가 다양한 공원을 다닐 때이다. 일본식 정원의 예쁜 공원에서는 다양하게 잘 가꿔진 식물들을 접할 수 있고 일반적인 공원에는 작고 크게 다양한 미끄럼틀과 그네 등 우리나라의 놀이터 같은 공원도 동네 여기저기 많이 있다.
한국 같이 단지 내의 놀이터가 아닌 그저 동네 놀이터이기 때문에 오래되기도 하고 규모가 작은 곳도 많지만, 구나 시에서 크게 만들어 놓아 화장실과 벤치가 잘 되어 있아 유아도 이용하기 좋은 많은 큰 공원도 참 많이 있다.
최근 몇 달 사이에 기다란 롤러 미끄럼틀에 푹 빠진 우리 아이를 위하여 그런 큰 공원을 일부러 찾아다니기도 하는데, 이번에 여행을 가면서 혹시 그 지역에 기다란 미끄럼틀이 있는지 검색해 보았다. 다행히도 바다를 보면서 즐길 수 있는 곳이 있었고, 렌터카도 있었기 때문에 아이를 위해 기다란 미끄럼틀이 있는 공원을 찾아가 보았다.
공원 이름 : 七塚中央公園 (ななつかちゅうおうこうえん 나나츠카츄오코우엔) 나나츠카 중앙 공원
주소 : 〒929-1173 石川県かほく市遠塚ニ17-1
호텔 닛코 가나자와에서 체크아웃을 마친 후 우리가 렌터카로 약 40분 정도 운전을 하고 이동한 곳은 바다를 보며 미끄럼틀을 탈 수 있는 커다란 무료 공원, 나나츠카 중앙 공원이다. 83미터나 되는 이시카와현(石川県)에서 제일 기다란 미끄럼틀이 있는 곳이기도 하고, 그 외에도 여러 놀이기구가 준비되어 있다.
주소상으로는 카호쿠시(かほく市)에 위치하고 있고, 바닷가 해안 도로를 따라 북쪽으로 이동해서 주택가를 지나 도착했다.
주차장이 여러 곳에 위치하고 있을 정도로 넓은 공원이었다. 우리가 처음 도착한 곳은 테니스장이 있는 곳으로 우리의 목표물이 있는 기다란 미끄럼틀과는 꽤 거리가 있는 곳이었다. 이 주변 지도를 다시 한번 확인하고, 미끄럼틀이 있는 공원 가까이에 주차를 다시 했다.
평일이라 그런지 공원에는 아무도 없었다. 아무렴, 이 주변에 사는 사람이 아니고서야, 이렇게 일부러 차까지 운전해서 올 사람들이 얼마나 있을까. 그것도 관광객 중에서!
아이는 여기저기 관광을 다니면서 좋아하긴 했지만, 평소에 보육원(어린이집)에서 친구들과 미끄럼틀 타고 노는 걸 좋아했다. 여행을 다니면서 자기 주도적이 아닌 그저 엄마, 아빠에게 끌려다니기만 했기에 이번에 온 공원은 온전히 아이를 위해서 찾아온 곳이다.
아이가 좋아하는 롤러 미끄럼틀이 무려 세 개나! 그것도 엄청나게 길게 설치가 되어있다. 심지어 바다를 보면서 미끄럼틀을 이용할 수 있어 어른들도 즐겁기는 마찬가지이다. 더군다나, 이런 공원이 무료라는 것!
제일 긴 미끄럼틀은 83미터나 된다!
다른 미끄럼틀은 83미터보다는 조금 짧기는 하지만, 우리들이 보통 놀이터에서 보는 미끄럼틀과는 비교가 안될 정도로 길다.
83미터, 엄청 길다 보니, 한번 타고 내려와서 다시 타러 올라가려면 꽤 먼길을 돌아 돌아가야 했는데, 아이는 매우 신이 나서 힘든 줄도 모르고 구슬땀을 흘려가며 열심히 뛰어올라 몇 번이나 몇 번이나 반복해서 미끄럼틀을 탔다.
한국에서 보통 볼 수 있는 매끈한 미끄럼틀이 아닌, 롤러로 되어 있는 미끄럼틀이기에, 체중과 함께 미끄러져 내려갈 때는 롤러가 굴러가는 소리, 롤러에 쓸리는 엉덩이의 아픔,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바라보는 바다, 그리고 바다향기 모든 것을 몸으로 느끼면서 내려올 수 있다. 몇 번이고 반복해서 타도 지겹지가 않았다. 다만, 체중 때문인지 몸이 가벼운 우리 아가는 아무렇지 않아 보였는데, 나와 남편은 탈 때마다 엉덩이가 꽤나 아프기도 했다.
제일 기다란 83미터짜리 미끄럼틀을 타고 내려오는 시간이 얼마나 걸릴까 싶어 처음부터 동영상을 찍으면서 내려와 봤는데, 무려 55초나 걸렸다. 중간에 살짝 속도가 늦어지는 구간과 빨라지는 구간이 있는데, 그런 걸 고려해도 매번 1분 정도는 걸리는 듯했다.
미끄럼틀을 10번 정도는 탔을 무렵, 두 가족 정도의 사람들이 아이들과 함께 왔다. 아마도 이 사람들도 평일에 이렇게 온 걸 보면 이 주변에 사는 사람들이 아닌 관광객일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미끄럼틀이 너무 길기에 혹시나 위험한 순간의 방지를 위해 아이와 항상 같이 탔는데, 남편과 나는 엉덩이가 너무 아팠다. 몸이 무거워서일 것 같다. 미끄럼틀은 잠시 쉬고, 다른 놀이기구에서도 놀아보자고 아이를 유혹했다.
거대한 야외에 설치된 트램펄린에서 신발을 벗고 올라가 열심히 뛰어놀 수 있는 공간도 마련되어 있었다. 미끄럼틀에 엉덩이를 여러 번 지진 상태이기 때문에 그저 이곳에서 열심히 뛰어노는 것만으로도 남편과 나는 다행이다 싶었다. 아이도 처음에는 조금 무서워했지만, 자기의 힘으로 열심히 올라갔다가 미끄러지기도 하고 다른 아이가 노는 걸 보면서 자기 나름대로 노는 방법을 익혀가고 있었다.
방방 뛰기도 하고, 나나 남편이 무게를 이용해서 붕붕 점프를 하면 그 흔들림이 좋아 깔깔거리면서 좋아했다.
한참 동안 기다란 미끄럼틀을 여러 번 타고, 이 트램펄린 놀이기구와 함께 설치되어 있는 동글동글한 작은 미끄럼틀도 여러 번 타고, 타악기 북처럼 탁탁 때려가며 놀 수 있는 놀이기구에서도 노래를 부르면서 한참을 놀고, 밧줄을 이용해서 오르고 내리기를 반복하다 보니 1시간이 훌쩍 넘어가 있는 시간이 되었다.
온전히 아이를 위해서 찾아온 공원이었는데, 결과적으로는 나도 남편도 너무나 만족한 곳이었다. 넓기도 하지만 지금 같은 시기에 사람들도 몰리지 않고, 실외에서 좋은 공기를 맘껏 들이마시며 놀 수 있었기에 즐거워하는 아이를 바라보기만 해도 행복함이 느껴졌다. 나도 남편도 실컷 웃고 기분 좋게 놀았다.
슬슬 아이의 낮잠 자는 시간을 고려해서 점심을 먹으러 이동해야 했다.
아이는 땀을 뻘뻘 흘리면서 우유도 마시고, 보리차도 마시면서 더 놀고 싶어 하는 것 같았다. 마음은 이해하지만, 이미 너무 지쳐 보였기에 이제 조금 쉬면서 밥 먹으러 가자고 달래었다.
사실 나도 떠날 때 굉장히 아쉬운 마음이 들었다. 이렇게 탁 트인 곳에서 바다를 보면서 놀 수 있는 놀이터는 도쿄에도 없고, 또 언제 올지 모르기에 정말 아쉬웠다. 아이가 이렇게 잘 놀았으니, 다음에 또 이시카와 여행을 오게 된다면, 다시 한번 이 공원에 와야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스스로에게도 아쉬움을 달래었다.
여행에 와서 입맛에 맞지 않는 새로운 음식들이 많다 보니, 나와 남편은 잘 먹고 있었지만 아이는 호텔 조식을 제대로 먹지 않았다. 이번 점심에도 그런 아이를 위한 메뉴를 고민하다가 결국엔 평소에 잘 먹는 돈카츠를 먹기로 했고, 이시카와현에서 나는 노토부타(能登豚)를 이용해서 만든 유명한 돈카츠 맛집을 찾아 다시 운전대를 잡아 이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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