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에는 JLPT1급을 목표로 공부를 하기도 하고,
그나마 연락하고 지내는 일본인 친구 2명과 만나서 시내에서 그저 밥을 먹고, 수다 떠는 게 일상인 날들이었다.
그런 가운데 그 1년 동안 내가 느낀건, "한국보다 살기 좋다."였다.
(당시의 감정은 그랬지만, 현재는 많이 바뀐 한국도 정말 많이 살기 좋아졌다고 생각한다. 진심으로, 금전적인 여유가 있다면 돌아가고 싶다!)
하지만 20대 초반에 내가 느낀 일본에서의 삶이 한국과 너무 비교될 정도였기 때문에
생각나는 몇 가지를 메모해본다.
현재 한국도 공휴일이 많이 늘었다고 하지만, 아직은 일본이 하루 더 많다.
1년에 한국은 15일, 일본은 16일
하지만 실제로는 일본이 더 많은 휴일을 즐길 수가 있다.
1월 1일(元日 がんじつ)부터가 법적 공휴일에, 제일 마지막 공휴일은 11월에 있는 근로 감사의 날(勤労感謝の日 きんろうかんしゃのひ)이다. 12월에도 공휴일이 있기는 했는데, 천황이 바뀐 다음 해부터 없어졌다.
보통 5월에 공휴일이 많이 겹쳐있어서, 그 시즌을 [골든위크]라고 부르고, 그다음으로 공휴일이 몰린 달이 9월인데 이 때는 [실버위크]라고 부른다.
이 골든위크와 실버위크 앞뒤 날짜에 본인의 유급휴가까지 끼워서 쉬는 사람들이 많기도 하지만, 회사 자체 내에서 휴일을 더 넣는 경우도 있다.
예를 들면, 올해 2021년 4월, 5월의 골든위크에는 중간에 하루만 평일이었는데,
회사에 따라 쉬는 회사도 있고(매우 드물다.), 개인이 유급휴가를 써서 연속으로 쉬는 게 보통이다.
4월 29일 쇼와의 날
4월 30일 평일
5월 1일 토요일
5월 2일 일요일
5월 3일 월요일 : 헌법기념일
5월 4일 화요일 : 녹색의 날(우리나라 식목일 같은 개념)
5월 5일 수요일 : 어린이날
만약 유급휴가일이 여유가 있을 경우,
4월 26일~28일,
※4월24일(토요일)~5월9일(일요일)
연말연시의 경우, 실제로는 법적 공휴일이 아니지만, 대부분의 회사는 짧게는 3일, 길게는 5일 이상 공휴일을 붙여서 쉬는 회사들이 많다.
예를 들면, 올 연말연시에 실제 공휴일은 1월 1일 하루지만,
우리 회사는 12월 29일 수요일부터 1월3일 월요일까지 연말연시 휴일로 공지가 되어있다. 그리고 매년, 이런식으로 쉰다.
12월29일 수요일
12월 30일 목요일
12월 31일 금요일
1월 1일 토요일 : 간일(새해 첫날)
1월 2일 일요일
1월 3일 월요일
→ 모두 휴일입니다!
그리고 1월의 두 번째 월요일이 항상 성인의 날로 공휴일인데,
유급휴가일이 여유가 있을 경우, 1월 4일~1월 7일까지 모두 유급휴가를 쓰게 된다면, 12 연휴가 된다!
골든위크나 연말연시같이 연휴가 많이 껴 있고, 대체적으로 사람들이 많이 놀러 가기 때문에
일하는 분위기도 좀 여유를 갖고 하는 편이다.
"다음 주 골든위크니까, 골든위크 끝나는 5월 중순까지 확인해주세요."라든지,
"연말연시에 연락드려서 죄송합니다. 연시 휴일이 끝나는 대로 확인해주세요."라든지.
작년 연말과 올해 골든위크에는 코로나 때문에 여행을 못 간 사람들이 많기 때문에
앞으로 시작될 위드 코로나 시대가 될 올해 연말에는 평소처럼 사람들이 해외나 지방으로 비행기 혹은 신칸센을 타고 많이들 여행을 가게 될 거다.
금전적인 문제도 있겠지만, 내가 느낀 건 마음의 여유다.
이건 정말 일본에 온 지 일주일도 안돼서 겪었던 일이다.
당시에 신주쿠역(新宿駅)에서 이케부루로역(池袋駅)으로 이동하기 위해 야마노테 센(山手線)을 이용했다.
평일 낮이었기 때문에 전철 안은 사람이 많지 않았고, 나는 바로 비어있는 한자리에 앉을 수 있었다.
그런데, 다음 역에서 누가 봐도 60~70대로 보이는 할아버지 한 분이 타신 후에 내 앞자리에 섰고,
그 역에서 타는 사람이 많아져서인지 주변에 빈자리가 없었다.
나는 한국인의 마인드로 자리를 바로 양보했는데,
그때 그 할아버지가 했던 말이 너무나 가슴에 남아있다.
"나 그렇게 늙지 않았어요." (俺、そんなに年取ってないよ。)
그런데 자리까지 박차고 일어난 나는 다시 앉을 수가 없어 계속 서 있었는데도,
그 할아버지는 앉지 않으셨고,
무안해진 나는 이케부쿠로에 도착하지도 못했는데, 바로 멈추는 역에서 원래 내리는 것처럼 내렸다가
다음 열차로 갈아탔다.
이 일화를 한국에 있는 친구 몇 명에게 이야기한 적이 있는데,
현재는 한국도 이런 마인드를 갖고 계신 분들이 많다고 한다.
자기 자신이 늙었다고 인정하지 않는 거라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개인적으로는 그런 마음의 여유를 갖는다는 게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고 느끼기에
기억에 선명히 남는 일 중에 하나다.
물론 서울에는 한강공원이 있고, 서울숲이 있다.
하지만 도쿄에서 경험할 수 있는 일본식 공원이 참 인상적으로 느껴지던 시기가 있었다.
신주쿠교엔(新宿御苑)이나 하마리큐정원(浜離宮庭園)같이 입장료가 유료로 잘 꾸며진 정원도 있고,
무료입장이 가능한 우에노공원(上野公園)이나 히비야공원(日比谷公園) 등
도심 한가운데서 잠시 한숨을 몰아내 쉴 수 있는 쉼터가 되어준다.
올해는 나도 연말에는 한국 좀 가고 싶다.
백신 2번은, 8월에 이미 다 맞은 상태이니, 가능성이 없지는 않다. 얼른 백신 패스포트라도 만들어야지.
오늘의 기록,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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