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조금 전에 엄청 큰 지진이 오랜만에 왔다.
우리 집은 15층 건물에 중간층에 살고 있는데, 바닥이 움찔하는 느낌이 났다.
아기는 벌써 잠들어 있는 시간이었고, 난 순간적으로 바로 지진인걸 알았다.
하지만 평소와 다르게 스마트폰에서 경보 알람이 울렸다. 난 5강(5強) 지진이 근처에 올 경우에만 울리도록 설정해 놨는데, 그렇다면!
정말 5강(5強)지진이 왔다.
물론, 이 정도의 지진은 도쿄뿐만이 아니고 일본 전국적으로 봤을 때는 흔한 일이다.
하지만 도쿄에 이정도의 지진이 온건 정말 오랜만이었고, 체감적인 느낌은 2011년 3월 11일의 악몽을 생각나게 할 정도로 센 지진이었다.
일단은 잠들어있는 아기를 부여잡고, 얼른 스마트폰과 NHK방송으로 지진 속보를 확인했다.
다행히도, 이번 지진으로 쓰나미의 영향은 없다는 속보 기사와 함께 도쿄 도내는 최대 5 강(5強), 최소 3 레벨의 지진이 관측됐다고 한다.
내가 사는 곳은 4 레벨이었다.
금방이라도 여진이 오면 짐 싸들고 나가야겠다는 생각과 함께 한동안은 긴장 상태에 있었는데
다행히 여진은 2시간이 지난 지금까지 안 오고 있다.
혹시라도 자고 있는 새벽에 더 큰 지진이 올까 봐 염려되기는 한다.
평소에 준비를 잘하는 일본인들도 많지만
나같이 지진에 대한 안일한 생각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도 많다.
일본인들은 현관문 바로 앞에 휴대용 화장실과 음식거리를 준비해 놓은 가방을 가까이 두고 사는 집들도 많고, 요새 새로 생기는 신축 맨션에서 입주용 선물로 준비해 주는 경우도 많이 있다.
우리도 한 번씩 큰 지진이 올 때마다 준비하기는 하는데,
우리 같은 사람이 많아서인지, 항상 주문이 1달 정도 밀리게 된다.
이런 건 미리미리 준비하는 게 좋다.
아기가 있어서 더 불안한 걸까,
지진 발생 시의 대피 요령이 적힌 사이트를 정독하고, 1시간이 지난 뒤에야 아이에게서 떨어질 수 있었다.
일본은 대부분 내진설계가 잘 되어있기 때문에 이번같이 큰 지진이 났음에도 우리 집에는 무엇하나 떨어진 것이 없다. 내진 설계를 하게 되면 대부분 원래 있던 지진보다 조금 더 흔들리게 되는데, 지진이 이미 끝났음에도 맨션 자체는 조금 더 앞뒤로 흔들흔들하게 된다. 이때가 참, 어지럽고 심할 때는 구토 증상까지 올라온다.
아무래도 잠들기 전까지 지진 관련 뉴스를 계속 보게 될 것 같다.
이렇게 지진이 났어도, 이미 일상이 되어버렸기 때문에 잠은 잔다.
오늘의 기록,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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