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번째는 2018년에 임신, 2019년에 출산,
두 번째는 2022년 1월에 임신을 확인, 2월에 유산을 했고,
세 번째는 2022년 8월에 임신 확인 후 현재 임신 유지 상태가 계속되고 있다.
우리 부부는 경제적인 능력이 된다면 아이를 세,네명을 낳아서 잘 키우고 싶다는 생각을 하기도 했지만, 현실적으로는 두 명으로 만족해야 할 듯하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늦은 나이에 결혼을 하기도 했는데, 임신이 잘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노산으로 인정되는 나이가 만 35인데, 만 35살에 첫애를 낳았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아이 세,네명은 무리이고 둘째에 대한 욕심과 가능성을 저버리지 않은 채 인공수정을 통해 소중한 둘째 아이를 다시 임신할 수 있었다.
내 여동생은 입덧도 없이 원만하게 지내고 잘 먹고 그랬다던데, 나의 경우, 나의 친정엄마와 마찬가지로 비슷한 입덧 증상을 겪고 있다. 첫째 아이 때와는 입덧 증상이 달라서 지금의 상황을 메모해보고자 한다.
우선 첫째 아이를 임신했을 때를 기억해보면, 그때에도 입덧 증상이 약하지는 않았다. 냄새에 엄청 민감해지고, 체력이 약해졌고, 불면증이 있었다. 그래도 계속 출퇴근을 한 번도 빠진 적이 없을 정도의 체력은 되었고, 하루에 한잔 정도의 커피도 마시곤 했다.
두 번째 임신을 했던 올 초에는 입덧이 그렇게 강하지 않았다. 냄새에 예민해져서 커피 냄새가 싫어지기는 했지만, 음식에 대한 제한 사항이 별로 없을 정도였다. 코로나 오미크론 때문에 재택근무를 하기는 했지만, 체력적으로도 그렇게 약하지 않은 상태였다.
하지만 현재, 세 번째 임신이 되고 나서는 지금까지와는 다르게 정도가 더 심해졌음을 많이 느낀다.
많은 사람들이 경험하는 냄새에 굉장히 민감해졌다.
기본적으로 제일 싫은건 밥하는 냄새이다. 우리 집은 전기밥솥을 안 쓰고, 압력솥으로 밥을 해 먹고는 하는데 밥이 익어가는 그 냄새를 원래는 매우 좋아하는데, 임신 때마다 이 냄새만큼은 정말 너무너무 싫어진다. 정말 속에서부터 토가 올라올 것 같은 느낌.
냉장고에서 나는 김치나 음식물 냄새도 그러하고, 아이가 좋아해서 자주 먹게 되는 돈카츠도, 비슷한 튀김 종류의 기름 냄새도 싫다.
첫째 아이때와 다르게 싫어진 냄새가 있다면 바로 커피 냄새이다. 매일 하루에 아침, 점심으로 마시던 커피를 임신 확인 후 4주 때부터는 전혀 못 마시고 있다. 커피를 내리는 냄새 자체가 역겹게 느껴져서 카페에도 가지 못할 정도이다.
길거리를 다니다가 디저트 가게를 지날 때 나는 달콤한 냄새도 평소라면 맛있게 느껴져서 침이 고여나오기도 할 테지만, 입덧 중에는 올라올 것 같은 느낌 때문에 헛구역질을 하기 일쑤다.
평소에 마시는 일반 생수도 비리게 느껴져서 집에서는 항상 레몬즙을 짜서 마시고 있다. 외출 시에는 보리차를 사서 마시고 있다. 그저 평소에 마시는 일반 물도 비리게 느껴지고, 한 번에 많이 마시면 토할 것 같은 기분이 들기 때문에 아주 조금씩 입을 축이는 정도로만 마시게 된다.
평소에 느끼지 못했던 내 침 냄새가 느껴지기도 해서 당황스럽기도 하다. 입덧을 하면서 입안에 침이 많이 고이게 되고 그래서인지 특히 마스크를 쓰고 있을 때 더 많이 느껴진다. 아직 팬데믹이 끝나지 않은 상황이라서 마스크를 쓰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가능하면 외출을 하고 싶지 않은 이유가 되기도 한다.
여러 음식 냄새도 싫지만, 화장품 냄새도 역겹게 느껴지긴 마찬가지이다. 전부터 아토피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원래 순하고 향이 없는걸 쓰지만, 샴푸나 린스, 트리트먼트, 비누 모든 걸 무향으로 바꿔서 써야 그나마 헛구역질하는 걸 줄일 수 있다.
일본에는 성인 아토피 환자가 많아서인지 어른들이 많이 쓰는 무향 제품의 순한 화장품이 저렴한 가격대로 많이 있다.
(왼쪽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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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저 가만히 있어도 어지럽다. 특히 이동하다가도 어지러워서 주저앉게 되는 경우가 많다.
우리 집은 11층이기에 엘리베이터를 타야하는데 이 엘레베이터를 탈 때도 멀미가 난다. 마치 무슨 차나 배를 탄 것처럼 아주 잠깐 올라오는 그 몇 초 사이에 멀미를 느껴서 집에 들어오면 주저앉아버린다.
회사에 출근을 하다 보면 전철을 타고 이동해야 하는데, 이 전철을 타고 이동할 때도 멀미가 나기 때문에 출퇴근이 아주 곤혹스러웠다. 이동도 힘들었지만, 회사 내에는 흡연을 하는 사람들도 많기 때문에 여러 냄새가 뒤섞여 그 냄새들이 멀미를 더 유도하기도 했다.
다행히 현재는 입덧을 하는 동안에는 자택 근무를 신청해놓았다.
일본에서는 코로나와 상관없이 임산부에 대한 「母健連絡カード(모건 연락 카드)」라는 제도를 통해 임산부와 출산한 여자들을 위한 제도가 있다. 입덧 때문에 힘들 경우에 일을 쉴 수 있도록 혹은 자택 근무가 가능하도록 가능한 조치를 의사에게 확인을 받아 사업주에 제출하는 방식이다. 나는 IT쪽 업무를 하고 있기 때문에 자택근무가 가능한 업무여서 자택근무 신청을 한 상태이다.
「母健連絡カード(모건 연락 카드)」 안내에 대한 공식 HP
母健連絡カードについて|女性にやさしい職場づくりナビ
「母健連絡カード」は、妊娠中の症状等と標準措置を対比し、該当する症状等を選択することにより、標準措置が示されます。医師等の女性労働者への指示事項が適切に事業主に伝達される
www.bosei-navi.mhlw.go.jp
내가 느끼는 이번 입덧 중에서 가장 힘든 점이 바로 무기력감이다. 냄새 때문에 먹고 싶은 음식이 생각이 나더라도 잘 먹지를 못 하고, 움직이다가 어지럽고 금세 기운이 빠지다 보니 집에 있는 시간이 많아지고, 그렇게 안 움직이다 보니 체력이 더 떨어져 가는 느낌이 들었다. 몸을 움직여야겠다는 생각이 들면서도 또 한편으로는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
계속 졸리고, 나른하고, 정말 무언가에 대한 의욕이라는 것을 모두 상실한 느낌이 든다. 이 감정이 며칠, 몇 주가 계속되다 보니 우울증에 걸릴까 봐 굉장히 걱정스러운 생각이 들 때도 있다.
기운이 없고, 종종 배가 아플 때도 있어 자꾸 누워있다 보니 우리 아이와 노는 시간도 당연히 줄어들게 되었다. 아이는 내 배가 커지는 걸 걱정하면서 뱃속의 아이가 벌써부터 싫다는 말도 종종 하곤 한다. 초음파로 태아의 심장 소리를 들려주거나, 우리 아이가 뱃속의 있을 때의 초음파 사진을 보여주면 아가가 너무 귀엽고 예쁘다고 하면서도, 나와 함께 하는 시간이 줄어든 것에 대해 모두 아기 때문이라는 생각을 벌써부터 하고 있다. 그런 아이에게 너무나 미안하고, 이런 내가 싫어지는 기분이 들 때도 한두 번이 아니다.
아이를 보육원(어린이집)에 등 하원 시키는 것도 의욕이 나지 않다 보니 모두 남편에게 부탁하고 있다. 보통 등원은 아빠가, 하원은 엄마가 해왔는데, 하원 시에도 아빠가 오다 보니, 집에 오자마자 하는 말이 "오늘도 엄마가 안 와서 너무 슬펐어."라는 말과 함께 현관문을 들어오는 아이를 볼 때면 마음이 너무 아프다. 하지만 그러면서도 아이의 하원 시간에 뛰기 좋아하는 아이를 따라갈 기력이 없다 보니 남편에게 계속 부탁하게 된다. 그런 날들이 반복되다 보니 이런 스스로가 한심하고 나약하게 느껴지면서 그 감정에 묻혀 눈물이 날 때도 있다.
나는 지금의 남편을 만나기 전에 불면증과 우울증을 앓아본 경험이 있다. (그래서 나중에 일본의 우울증 치료에 대한 포스팅도 써보려 한다.)
입덧이 심해지면서 그때처럼 밤에 잠을 못 자는 날들이 많아지고 있다.
임신을 하게 되면 자궁이 커지면서 방광을 누르기 때문에 소변이 자주 마렵고, 자주 화장실을 가게 된다. 임신 전처럼 물을 벌컥벌컥 많이 마시는 것도 아닌데, 새벽에 자다가 화장실 때문에 깨는 경우가 종종 생긴다. 그렇게 한번 눈을 뜨고 나면 다시 잠들기까지 아주 오랜 시간이 걸린다.
어쩌다가 새벽 2시쯤에 깨게 되면 아침해가 이미 뜨고 난 6시가 지나서야 다시 잠들어서 7시 반에 다시 깨는 경우도 있다. 꼭 새벽에 다시 깨지 않더라도, 몸은 너무나도 피곤하고 빨리 잠들고 싶은데 1시가 넘어서야 잠들게 되는 날도 많다.
임신으로 인해 쉽게 피곤해지기도 하는데, 입덧 때문에 쉽게 잠들지 못하는 밤이 많아지다 보니, 낮에 머리가 멍해지는 때도 종종 생기게 된다. 그러니 더 무기력해지는 것도 반복되는 듯하다.
입덧을 하면서 우울증을 겪는 사람들도 많다고 한다. 어떤 사람들은 입덧이 너무 심해서 임신을 그저 중단하고 싶었다고 말하는 사람도 직접 만나보았다. 다행히 나는 토하지는 않고 목까지 토가 올라오지만 내가 토하는 걸 참고 있는 듯한 느낌이다. 토하기가 싫기도 하고, 토할 정도가 아닌 것 같기도 하고. 하지만 토하지 않더라도 충분히 괴롭고, 어서 이 입덧이 끝나기만을 바랄 뿐이다. 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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