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도 모두의 예상대로 코로나로 시작해 끝나고 있다.
2020년에는 한국으로 피난 갔다가 9개월 정도 지내다오고, 일본에 돌아와서 한동안은 외식도 안 하고, 놀러 가지도 않았다. 집에서 놀거나 가까운 공원으로 가서 뛰어놀 뿐인 생활이었다.
2021년 여름이 지나 가을이 되면서부터 일본에서는 (진짜인지 모르겠지만) 확진자가 꽤 많이 줄어드는 형태를 보였고, 많은 사람들이 조금씩 외출을 하기도 하고, 외식을 하기도 했다. 그에 따라 우리도 조금씩 행동반경을 넓혀갔다.
한동안 여행도 제대로 하지 못했기 때문에 너무너무 여행이 가고싶었던 나는 10월의 어느 날 여행 관련 기사와 여행 패키지, 코너 등을 인터넷으로 보면서 기분을 달래고 있었다. 그러다 문득, 정말 갑자기 이번에는 어디로든 가야겠다는 생각과 함께 남편에게는 "여행 가자, 나 바로 예약할 거야." 이렇게 두 마디를 하고 정말 바로 예약을 끝내버렸다.
전부터 너무나 가고 싶었던 가나자와(金沢)와 옆동테 카가시(加賀市)에 있는 온천까지 예약을 하면서, 신칸센으로 이동할지 비행기를 탈지 고민을 많이 했지만, 가나자와시와 카가시 가운데에 위치한 코마츠 공항(小松空港)에서 차까지 렌탈해서 편하게 다니는 게 좋을 것 같았다. 가능하면 많은 사람들과 밀실에 섞이지 않는 게 중요했기에. 그래서 비행기로 결정!
정말 결심을 하고나자 평소에 눈여겨봤던 루트가 술술 머릿속에서 나오고, 내 손길을 따라 마우스도 술술 움직였기에 예약하는데 1시간이면 충분했다. 그리고 기다렸다. 11월의 그날을.
우리는 아직 눈이 내리지 않는 11월 말의 어느날, 아침 첫 번째 비행기로 일본의 호쿠리쿠(北陸)지역으로 여행을 떠났다.
정말 오랜만에 일본에서 타는 국내선 비행기. 당연히 여권은 필요 없다.
코로나 전에는 일년에 한 번 정도 일본에서 국내선이나 신칸센을 이용해서 국내 여행을 다니기도 했다. 아기가 태어난 이후로 친정엄마가 일본에 오셨을 때도 신칸센을 타고 아오모리(青森)까지 여행을 가기도 했다. 그런데 코로나 이후로는 모두가 제일 하기 힘든 게 해외여행이고, 국내 여행 또한 꺼려지는 게 사실이다.
도쿄나 오사카같은 대도시를 제외하고는 일본의 여러 지방 도시들은 해외 여행객들에게도 인기인 곳이 많아 해외 관광객이 없어진 요즘 같은 때에 정말 힘든 사람들이 많고, 100년을 이어온 여러 온천이나 료칸이 문을 닫고 있다고 한다. 그나마 최근 들어 코로나 감염자 수가 줄어들면서 일본 국내에서도 국내 여행을 다니는 사람들이 조금씩 늘어나고 있다고 한다. 일본 정부에서도 최대한 외출을 자제하라고 권고하면서도 국내 여행을 할 수 있도록 고투 캠페인(Go to Travel)을 한다거나 각 지자체에서 자체적으로 호텔 할인 행사를 하기도 한다.
※Go to トラベル(트래블 travel) 캠페인은 현재 스탑 상태로 하지 않고, 2022년 중에 다시 시작할 예정이라고 한다.
우리는 일본항공(JAL)을 통해 예약을 했는데, 원래는 하루에 하네다에서 코마츠까지 가는 비행기가 하루에 4편인데, 현재는 코로나 때문에 1편을 줄인 3편만 운행하고 있다고 한다. 한국도 그러하지만, 일본도 마찬가지로 요새는 체크인과 수하물 맡기는걸 카운터에서 하는 것보다는 기계를 이용해서 체크인, 기계를 이용해서 수하물을 부칠 수 있게 되어있다. 최대한 사람들과의 접촉을 피할 수 있어 이런 기계들이 늘어난 게 좋았다.
국내선은 여유있게 출발 시간 1시간 전에 도착해서 사람도 별로 없었기 때문에 빠르게 게이트까지 도착할 수 있었다.
우리가 이용할 게이트까지 가는 길에 커다란 키즈 스페이스가 있었는데, 평소라면 아이에게 여기서 방방 뛰어놀 수 있도록 하겠지만, 코로나 시국에는 이용할 수 없게 모두 막아놓고 있었다. 정말 아쉬웠다. 그저 뛰어노는 것만으로도 좋아하는 아이들이 많은데, 이용할 수가 없다니.
게이트까지 막상 이동을 해 보니, 아침 7시대의 이른 비행기였기 때문에 아직 문이 닫혀있는 상점들이 대부분이었고, 할 게 없었다. 일본에서 소지하고 있는 골드 카드가 있으면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파워 라운지(Power Lounge)가 있어 라운지로 들어갔다. 무료로 커피와 함께 아침을 제대로 못 먹었기 때문에 간단하게 두유를 마시며 속을 달랬다.
라운지에서는 엄청 커다란 창으로 우리가 탈 예정의 비행기를 바로 앞에서 볼 수 있어, 아이가 열심히 구경하면서 좋아했다. 택시를 타고 하네다 공항에 도착할 때 쯤에는 아직 해가 뜨기 전이였는데, 라운지에서 잠시 쉬는 사이에 해가 다 솟아올랐다. 아이는 "해님이 반짝 솟아올랐어요."라고 예쁘게 이야기하며 밝아졌다고 좋아했다. 아침 일찍 깼음에도 어쩜 저렇게 기운이 좋은지. 저 체력이 부러울 뿐이다.
공항 안은 제법 한산했음에도 우리가 가는 코마츠공항으로 향하는 비행기(Boeing 737-800)는 작은 타입이라 그런건지, 1편이 줄어서 그런 건지 만석이였다! 하네다 공항처럼 비행기 안도 한산하기를 바랐건만.
비행기를 타고 코마츠공항(小松空港)으로 가는 비행기 루트가 참 좋았다. 날씨도 쾌청하고 좋았기 때문에 후지산(富士山)이 정말 예쁘게 잘 보였다. 다행히 창가 쪽으로 자리를 잡았기 때문에 멋진 풍경을 볼 수 있었다. 이른 아침 비행기였기에 다들 피곤했을 텐데도 우리와 같이 후지산이 보이는 창가 쪽에 앉은 사람들은 찰칵찰칵 사진을 찍고 있었다.
후지산이 보이는 지역에서는 후지산 꼭대기만 하얗게 눈이 쌓여 있었는데, 코마츠쪽으로 점점 이동하면서 보이는 산들에는 눈이 많이 쌓여있었다. 도쿄는 산이 안 보이는 지역이고, 한겨울에도 눈이 잘 안 오는 지역이지만, 도쿄를 조금만 벗어나면 산이 많고, 눈이 많이 내리는 지역도 많이 있다. 그중에 한 곳이 이번에 가는 호쿠리쿠(北陸) 지역이기도 하다. 다행히 아직 눈이 내리지 않는 11월 말에 간 여행이었기에, 코마츠 공항에 도착해서는 눈 구경을 할 수가 없었다.
약 한시간 거리의 비행을 마치고 코마츠 공항에 도착할 수 있었다.
일본 국내 여행을 하다보면, 정말 하네다 공항이나 나리타 공항, 인천 공항과 비교되는 작은 크기에 귀여움을 느낀다. 승객 수가 적기에 당연한 거지만, 큰 공항이 익숙한 탓에 이 귀여움을 항상 사진으로 담곤 한다.
아마도 게이트는 두개 뿐인것인지, 수하물을 나르는 칸도 두 칸 밖에 없었다.
분주하게 밖으로 나와 바로 앞에 있는 렌터카 안내로 향했지만, 타이밍 안 좋게 렌터카샵으로 이동하는 차를 놓치게 되어 10분 정도 기다리게 되었다. 그 사이에 공항 여기저기를 둘러보았는데, 출구 앞에는 후쿠이현(福井県)에 있는 공룡박물관을 광고하면서 만들어 놓은 공룡이 전시되어 있었다.
입을 벌리면서 공룡이 내는 울음소리가 나기도 했는데, 아이는 무서워하면서도 그 앞을 떠나지 못했다.
렌터카 샵으로 이동해서 여러 확인 절차를 거쳐, S클래스의 토요타(TOYOTA)에서 나오는 비츠(ヴィッツ)를 이끌고 우리는 가나자와로 이동했다.
다시 보니 정말 여행내내 날씨가 좋았던 게 감사하다.
오늘의 기록, 끝.
아기와 함께 호캉스 : 호텔 닛코 가나자와(ホテル日航金沢) 그리고 가나자와역(金沢駅) (0) | 2022.01.12 |
---|---|
아기와 함께 일본 여행 : 이시카와현 가나자와시(石川県金沢市)에서 렌트카로 열심히 돌아다니기 (0) | 2022.01.03 |
도쿄에서 아기와 호캉스 : 힐튼 도쿄 베이 ヒルトン東京ベイ (0) | 2021.12.31 |
2021년12월의 디즈니씨, 그리고 디즈니랜드와 디즈니씨의 차이점 (0) | 2021.12.20 |
정말 힘들었던 도쿄 디즈니 리조트 예약하기, 그리고 디즈니 호텔 종류 (2) | 2021.12.18 |
댓글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