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08.06 - 일본에서 스테로이드를 통한 아토피 치료 연고 종류들
일본에서 스테로이드를 통한 아토피 치료 연고 종류들
2022.07.31 - 나는 중증 아토피 환자였다. 나는 중증 아토피 환자였다. 현재는 피부과를 다니고 있지 않지만, 한 때는 매달 꼭 가는 병원이었다. 언제부터인지는 잘 생각이 안 나지만, 초등학교 고학
cometoe52.tistory.com
언제부터인지는 잘 생각이 안 나지만, 초등학교 고학년 때부터 '아토피 피부염'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이유 없이 어느 특정 부위가 가렵고, 미칠 듯이 가렵고, 도저히 참을 수가 없었다. 그렇게 긁다 보면 결국엔 피가 날 때까지 긁는 경우도 있었다.
몸 전체가 그런 건 아니었지만, 나의 경우에는 얼굴에서 인중 부위가 제일 심했다. 코와 입 사이에 있는 인중 부분을 왜인지 모르겠지만 중학교 때부터 가렵다는 느낌이 자주 들어서 자꾸 만지다 보니, 살이 뜯기고, 피가 나고, 그럼에도 자꾸 만지다 보니, 줄무늬가 생길 정도로 흉터가 생기고 지기를 반복했다.
그 외에도 손가락 마디라든지, 몸 여기저기. 특히 스트레스가 많거나 몸이 피곤할 때 더 가려웠다.
피부과는 내 생애 정말 없어서는 안 되는 곳이었다.
항히스타민제를 매일 먹으면서, 어느 정도 약발이 좀 안 받는 거 같을 때는 약을 바꾸기도 했다. 연고도 참 이것저것 많이 바꿔가면서 바르고, 괜찮다 싶으면 또 안 발랐다가 다시 심해지기를 반복했다.
사회생활을 하면서 화장을 하기도 하고, 꾸미는 것에 재미를 붙이는 날도 늘어났는데 인간관계 안에서의 스트레스도가 제일 높았던 20대 후반에는 정말 몸 전체가 아토피 때문에 살고 싶지 않다는 생각도 많이 했었다. 정말 심했던 그 시기에는 머리 두피에서 진물이 나고, 얼굴 전체에 진물이 나서 병원에 가면 스테로이드 주사를 맞아야 진정이 될 수 있었다. 스테로이드 주사는 효과도 참 드라마틱하여 주사를 맞고 하루, 이틀 정도 지나면 진물이 나던 곳도 말끔히 진정이 되곤 했다.
정말 이 시기는 다시 생각해도 끔찍하다. 거울 보는 것 자체가 너무 싫은 나날들이었다.
효과가 드라마틱할수록 리바운드 현상도 심했다. 스테로이드 부작용이라고 다들 많이 부르는데, 특히 스테로이드 주사를 맞을 경우에 드라마틱하게 좋아지지만, 며칠만 지나면 다시 증상이 심해지기를 반복했다.
2008년에 일본으로 오기 전까지는 한국에서 지냈는데, 그 당시 한국 피부과에서는 좀 상태가 안 좋다 싶으면 일단 주사부터 주었다. 나중에 일본에 오고 난 뒤에 알게 된 건데, (당연하지만) 스테로이드 중에서도 주사가 제일 효과는 좋지만 그만큼 부작용이 크기에 일본에서는 그렇게 자주 처방되지 않는다고 한다. 일본에서는 정말 아무리 심해도 일단은 센 연고를 처방해주면서 이걸로 일주일 해보고 그래도 진정이 안됐을 때 주사를 주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한국에서는 조금만 살이 뜯어지고 피가 난다 싶으면 바로 주사 처방을 해 주었기에, 만약 한국에서 계속 살았으면 스테로이드 중독이 되지 않았을까 싶다.
만 24살에 일본에 왔던 나는, 아토피가 가장 심했던 20대 후반에는 일본에서 지내고 있었다.
일본에 연고지가 없다 보니 여기저기 꽤 이사도 많이 다니고, 그만큼 피부과도 여기저기 옮겨 다녔는데 아토피 치료에 대한 개념을 완전히 바꿔주는 병원과 의사 선생님을 만나게 되었다.
당시에 살던 도쿄 신코이와에 있는 작은 개인 병원인 피부과였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꽤 유명한 곳이었다. 나는 단지 집에서 가까운 피부과였기에 다녔던 건데, 일부러 멀리서 사는 사람들도 찾아오는 듯했다. 그래서 예약하는 방법이 참 별로였다.
아직까지도 내가 참 별로라고 생각되는 예약 시스템인데, 아침 7시에 당일 예약 접수만 하는 것이다.
아침 7시가 되자마자 인터넷으로 예약은 가능하지만, 선착순이고, 몇 시까지 가면 되는지조차 확인이 안 된다. 그저 번호표가 나올 뿐이고, 앞에 몇 명 남았다는 식으로 표시된다.
인터넷 예약은 7시부 터지만, 병원 진료 시간은 보통 9시부터 시작이다. 아무리 빨리 접수를 하고 9 시대에 병원에 가도, 진료를 받고 나면 10시가 훌쩍 넘기고는 했다. 진료를 받고 나면 왜 이렇게 늦게 진료를 받게 되는지 알 수 있다. 개인 병원이기에 선생님도 한분이신데, 나이도 꽤 많아 보이는 아마도 60대 정도 되는 할아버지 한분이 진료를 보신다.
안 좋은 곳만 한번 보는 게 아니라, 현재 어떤 약을 쓰고 있고, 용량대로 잘 사용하고 있는지를 항상 확인하셨다. 사용법에 대한 주의를 정말 매번 고지해주셨는데, 나는 이 부분이 내가 아토피를 치료할 때 가장 많이 영향을 받은 부분이다.
많은 아토피 환자들이 스테로이드 중독에 대한 두려움, 리바운드 현상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어느 정도 좋아졌다 싶으면 갑자기 스테로이드 연고 혹은 약 등을 자기 임의대로 끊어버리는 사람이 많다. 나 또한 그랬었다.
그 의사 선생님의 말씀을 생각나는 대로 적어보자면, 연고를 발라서 혹은 약을 먹으면서 눈에 보이는 부분만 먼저 나은 것뿐이지, 피부 안쪽에는 아직 염증이 남아있다는 것이다. 스테로이드 주사> 스테로이드 먹는 약> 스테로이드 연고 순서로 약 효과가 센데, 가능하면 연고만으로 치료를 해도 괜찮은데 사람들이 자기 임의대로 끊어버리기 때문에 심해지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이다.
약을 바르고 어느 정도 좋아졌다 싶어도 몇 달간은 계속 꾸준히 발라줘야 좋은 상태를 유지할 수 있고, 그 좋은 상태를 1년 정도는 유지를 하면서 아주 천천히 스테로이드 성분이 적은 연고로 바꿔가면서 천천히 약을 끊어야 좋아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이 분의 말씀이 너무 설득력이 있다고 생각되었고 매번 병원에 갈 때마다 약을 처방전대로 잘 사용하고 있는지를 확인해주셨기에 항상 의사 선생님의 말씀을 되새기면서 치료를 이어갔다.
처음에는 꽤 스테로이드 성분이 센 연고를 몇 개씩 받아서 꽤 많은 용량을 넓게 발랐다. 그렇게 바르다 보면 상처 난 부위가 아물게 되는데, 정기적으로 피부과에 가서 이 정도로 아물었을 경우에는 용량을 조금 줄여도 된다, 또 그렇게 몇 주를 보내다가 이제는 하루 한 번만 발라도 된다, 그렇게 또 몇 주 후에는 이제는 약 성분이 약한 걸로 바꾸자 이런 식으로 치료가 이어졌다.
초등학교 때부터 이어지던 아토피 치료가 20대 후반에 이르러서는 거의 치료가 완료되었다. 한 병원은 1년을 다니는 동안에 나중에 그 지역을 이사하던 때에는 이미 먹는 항히스타민제도 먹지 않아도 될 정도로 좋아졌고, 바르는 연고도 스테로이드가 아주 약한 걸로 2,3일에 한번 정도만 발라도 되는 수준까지 왔었다.
한국에서는 아토피라고 하면 먹는 걸 조심하라는 이야기를 많이 듣게 되는데, 내가 다니던 그 피부과에서는 굳이 먹는 걸 유의할 필요는 없다고 했다. 다만 술에 대해서는 안 좋다는 의견이었다. 안 그래도 아토피 환자는 수분 조절이 잘 안 되는데, 술을 마시면 더 안 좋아지게 되니 줄이는 쪽이 좋다는 말만 들었다.
아토피 치료를 하면서 먹는 것에 대한 제한이 없다 보니, 술만 줄이고 먹고 싶은 건 다 먹었다. 라면이나 빵 등 워낙에 밀가루 음식도 좋아했기에 거의 매일 먹었다. 그렇다고 아토피 피부염이 나빠지는 경우는 없었다.
좋은 상태를 계속 유지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에 과일을 자주 먹게 되는 습관이 이때쯤에 생겼다. 특히 아침 식사 때에 두 종류 이상의 서로 다른 색깔의 과일을 먹고 있다.
예를 들면 빨간 사과/노란 바나나, 보라색 블루베리/ 초록색 키위 이런 식이다. 과일만 먹으면 금방 배가 고프기 때문에 탄수화물로는 빵이나 감자, 고구마를 먹고, 단백질은 삶은 계란과 두유 등을 챙겨 먹었다. 점심과 저녁에는 과일을 잘 먹지 않았고, 외식을 한다든지 평소처럼 밥 종류 혹은 면 종류도 자주 먹었다.
남편과 같이 살면서도 아침에 꼭 과일을 먹는 생활이 계속되었는데, 남편 또한 이 식습관이 좋은 것 같다는 이야기를 해 주었다.
현재까지도 나는 아토피가 완치된 상태는 아니다. 다만 항히스타민제는 매년 2,3월에 심해지는 화분증이 있는 시기에만 먹고 있다. 연고는 거의 바르지 않고 있는데, 정말 한두 달에 한번 정도 몸이 엄청 피곤하거나 스트레스가 심할 때 몸이 피곤하다고 느껴질 때 인중 부분이 가려울 때가 있는데 그때만 자기 전에 아주 약한, 아기가 바르는 정도의 스테로이드 연고를 한 번씩 발라준다. 하루, 이틀 정도만 바르고 나면 다시 좋아지기에 그때는 약을 안 바른다.
현재 이 상태가 30살쯤부터 7년이 넘게 유지되고 있다.
초등학교 때부터 앓아오던 아토피를 약 1년간 스테로이드 연고와 항히스타민제만 처방받아서 치료를 했고, 그렇게 좋아진 상태를 7년 넘게 유지하고 있는 중이다.
물론 화장품도 아주 간소화하고 있다. 일본은 아토피 환자가 많아서인지 세라미드 성분이 들어간 보습력이 좋은 제품들이 많이 있는데, 몇 개를 직접 사서 사용해보면서 나에게 맞는 제품을 찾았고, 이것 또한 7년 넘게 계속 한 제품만 쓰고 있다. 세안제부터 스킨, 로션까지.
다른 화장품을 써 보기도 했는데, 결국에는 다시 원래 쓰던 걸로 돌아오더라. 아무래도 습관이 되어버렸다고 해야 할까. 그리고 새로운 상품을 잘 시도하지도 않게 되었다.
30살 이후로 아주 잠깐 상태가 안 좋았던 적이 있는데, 출산 직전과 직후였다. 만삭의 몸으로 이동하기 그리고 먹는 것, 자는 것까지 모든 것이 꽤 힘든 시기였기에 아토피가 좀 올라왔던 시기였다. 출산 직후에도 몸이 회복되는 때까지 연고를 좀 바르다가, 약 2,3개월 정도 후에는 좋아졌기에 매일 바르던 연고를 이틀, 삼일 간격으로 늘려주고, 마지막에는 일주일 간격으로 바르다가 끊었다.
아직까지도 아토피에 관련된 상품이나 광고가 엄청나다. 아토피가 심할 때는 나 또한 그런 광고글에 희망을 걸면서 이런 것도 해보고, 저런 것도 해보았다. 비싼 한약을 먹는다거나, 비싼 화장품을 쓴다거나. 하지만 결국에는 의사의 처방전대로 말 잘 듣고 치료를 이어나갔더니 정말 좋아졌다.
리바운드 현상이 나올 때는 정말 고통스럽기에 그때마다 인터넷 검색을 엄청 했던 것 같다. 나와 같은 고민을 하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듣고 싶기도 했다. 인터넷 상으로는 '아토피 완치되었어요.'라는 사람들이 몇 명 있었는데 실제로 내 주변에는 그런 사람이 단 한 사람도 없었기에 희망이 보이지 않기도 했다.
비록 한국이 아니라 일본에 살면서 치료를 했던 것이고, 그 당시에 아토피가 심했던 모습을 공개할 수가 없어 믿을 수 없을지도 모르지만, 일단은 기록으로 남겨본다.
일본에서 스테로이드를 통한 아토피 치료 연고 종류들 (3) | 2022.08.06 |
---|---|
일본의 여름은 어떨까. 덥습니다. 덥구요. 더워요. 뜨거워요. 혹독해요. (0) | 2022.08.03 |
내가 느낀 일본에서의 통일교에 대해서. (0) | 2022.07.19 |
2022년 도쿄도 평균연수(平均年収) 랭킹에 따른 구(区) 구분 (0) | 2022.07.15 |
일본어에서 작은 [아이우에오 ぁぃぅぇぉ] 쓰는 방법 (0) | 2022.07.13 |
댓글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