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유수유를 계속하고 있다 보니, 가끔 술이 한잔씩 마시고 싶을 때가 있음에도 못 마시고 다음으로 기약할 때가 많다.
결혼 전에는 일본에 오기 전부터 잘 알고 지내던 친구와 함께 가끔 일이 끝나고 나면 가볍게 한잔을 하고 집에 돌아가곤 했는데,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고 보기 이제는 그럴 수 없게 되었다. (이 점이 아이를 낳고 나서 아쉬운 것들 중에 하나이다.)
일이 끝나면 부리나케 집에 돌아가서 저녁밥을 준비해야 하고, 저녁밥을 먹고 나면 설거지와 그날의 빨래 정리를 하고, 애들 씻기고, 나도 씻고 하면 3,4시간이 그냥 훌쩍 지나가버려 자야 할 시간이 되어버린다.
그래도 한번씩은 내가 즐길 수 있는 시간을 위해 유급 휴가를 쓰면서 회사를 쉬고 친구와 대낮부터 한잔 하러 가는 재미도 있다. 일본에 살면서 한 회사를 10년 넘게 다녔더니 표창장도 받고, 유급휴가 수도 많아져서 그나마 한 번씩 이런 사치를 부릴 수 있는 게 아닐까 싶기도 하다.
오후 반차를 내고 친구와 함께 정말 오랜만에 찾아간 곳은 프렌치 레스토랑이 많은 가구라자카(神楽坂)에 있는 라는 곳이다.
[가게 정보] World Wine Bar by Pieroth 神楽坂店 (월드 와인 바 바이 피로토)
공식 HP
ワールドワインバー 神楽坂店 | ピーロート・ジャパン ハイエンド・高級ワイン通販
ワールドワインバー 神楽坂店
www.pieroth.jp
한 동안 한국에서 일본 위스키가 인기였다고 들었다. 개인적으로도 일본에서는 한국보다 술 종류를 조금 더 저렴하게 살 수 있기 때문에 선물용 혹은 개인용으로 사가는걸 추천하기도 한다.
일본 위스키도 정말 괜찮지만, 일본은 와인 애호가가 상당히 많아서 와인 샵도 발달되어 있다. 한국보다 저렴하게 와인을 구입할 수 있고, 손 쉽게 마실 수도 있다. 일본 내에서 와인을 만드는 곳도 많이 있다. 포도 산지로 유명한 야마나시현과 나가노현, 그리고 홋카이도에서도 와인을 만들고 있다. 최근에는 기후 변화 때문에 원래는 추운 곳으로 유명한 홋카이도이지만, 점점 기온이 올라감과 함께 재배할 수 있는 포도의 종류가 늘어서 와인 업계에서 주목하고 있다고 한다. 이렇듯 와인을 전문적으로 생산하는 곳도 점점 늘어나고 있고,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다 보니, 식사를 할 수 있는 대부분의 양식점은 몇 종류 이상의 와인을 대부분 팔고 있다.
그래서인지 일본에 와서 내가 술을 마시고 싶다~!라는 기분이 들 때는 마음 먹고 괜찮은 와인샵을 찾아가곤 한다. 와인을 전문적으로 통판하는 가게들이 몇 군데 있는데, 이번에 피로토(ピーロート)가 그런 곳으로, 통판과 함께 점포 운영도 하고 있고, 점포 내에서는 식사와 와인 전문가에게 여러 추천을 받으면서 마실 수도 있는 곳이다.
가볍게 한 잔 하기에도 좋고, 병으로 주문하기도 좋은데, 워낙에 글래스로 판매하는 와인 종류가 많다 보니, 이 날은 여러 종류의 와인을 추천받아서 마셔보기로 했다.
개인적으로 오퍼스원은 언젠가는 마셔보고 싶다 이런 이야기를 친구와 하고 있었는데, 다음잔으로 레드 와인을 고른다면 오퍼스원과 같은 나파밸리에서 만든 와인이라고 하면서 추천해 준 레드 와인이 참 마음에 들었었다. 같이 마신 친구는 처음에 마신 스파클링 와인이 마음에 들었는지, 결국에는 돌아가기 전에 한 박스(12병)를 집으로 주문하기도 했다. (그 정도로 마음에 들었다니, 나중에 좀 놀랐다.) 통판을 하는 곳이라 그런지 한 병씩 구입하는 것보다 한 박스를 사는 게 개수당 금액이 많이 저렴해지는 이유도 있었는데, 아니 그렇다고 해도 12병이나? 싶어서 내심 놀라기도 했다.
점심시간부터 와인을 몇 잔씩 계속 마시는 사람들이 별로 없다 보니... 이 날 1층에 손님은 우리 밖에 없었고 다행히 점원분이 친절하게도 자세하게 와인 설명을 해주셔서 더 재미있는 시간이었다. 역시 전문가가 한 명 있으면 더 좋다. 이것저것 설명을 들어가면서 마시다 보면, 더 와인 맛을 섬세하게 느낄 수 있는 듯하다. 반대로 아무런 설명 없이 그저 본인의 감각으로 느끼는 것도 좋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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