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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 1살 모유수유 중, 유두에 상처가 났다.

일본 도쿄 생활/일본에서 육아하기

by 꼬메뜨 2024. 7. 18. 1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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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전 모유수유 중이다.

아이가 15개월을 넘어가고 있지만 난 아직도 모유수유를 진행하고 있다.

아이가 보육원에도 다니고 있고, 나도 회사 복귀를 했지만, 이제는 이유식이 매일 하루 세끼 주식이 되어 있고, 모유는 정말 간식용 혹은 안정을 취하는 용도로 먹이고 있다. 새벽에 자다가 깨면 한번, 자기 전에 한번. 주말이나 아이가 아플 때는 낮에도 한번 더 주고 있어서 적어도 하루에 두 번, 많으면 하루에 세 번 정도의 모유수유를 진행하고 있다.

첫째 때와 여러가지가 참 다른 둘째인데, 첫째 때와 다르게 둘째는 이상하게도 오른쪽 찌찌를 훨씬 훨씬 더 좋아한다. 오른쪽에 안겼을 때의 느낌이 좋은 것일까? 오른쪽 찌찌 모양이 빨기에 더 좋은 걸까? 오른쪽으로 누워서 나를 바라볼 때의 느낌이 더 좋은 것일까? 여러 가지 고민을 해 보았지만, 아직 말하지 못하는 아기에게 물어봐도 그저 빙그레 웃음만 돌아온다. 

그런데 얼마 전에 아기가 좋아하는 오른쪽 찌찌에 상처가 생겨버렸다. 아이가 피가 같이 나와도 잘 먹어주어서 다행이긴 한데, 사실 아이가 먹을 때 찌릿찌릿 유두가 아픈 느낌이 나서 약을 안 바를 수가 없는 상태가 되었다. 밤에 상처 부위를 씻고 나서는 잘 때 물리고, 새벽에 깨게 되면 또 물리기 때문에 밤에는 약을 바르지 않고, 아침에 출근하기 전에 바른다. 집에 올 때까지 약이 스며들면서 조금씩 나아가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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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유수유 할 때 아이가 좋아하는 방향이 있다.

오른쪽을 좋아하다보니 자연스럽게 왼쪽 유방은 서서히 젖 양이 줄어서 오른쪽 찌찌를 더 자주 물리게 되었는데, 이게 현재는 아주 곤란하게 되었다. 오른쪽이 아프니, 왼쪽을 물어주길 바라지만, 이미 아기는 오른쪽 찌찌에 익숙해진 건지, 나는 이게 더 좋다는 의사표현을 한다. 왼쪽은 아니야 라면서 고개와 손을 좌우로 흔들어댄다. 현재 15개월, 이렇게 의사표현을 해 주니 정상적인 성장세를 보여줘서 참으로 고마우면서도 그래도 자기 의지를 조금 줄이고 왼쪽을 물어주길 바라보지만, 언제나 그렇듯이 모든 것이 엄마 마음대로 되지 않는다. 

첫째 아이는 보육원에 늦게 입소했기 때문에 모유수유를 1년 10개월 정도 할 수 있었다. 그 때는 보육원에 다니게 되면 모유를 끊는 게 좋지 않을까, 자꾸 엄마를 더 찾게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에 끊게 됐다. 첫째 아이가 워낙 찌찌를 좋아해서 그리고 섬세하고 예민한 아이라서 밥 먹이는 게 힘들었고, 그래서인지 더 찌찌를 찾곤 했는데 그런 부분 때문에 젖을 끊는 게 좋겠다고 남편과 여러 번 이야기했기 때문이다.

현재 둘째 아기는 아직 15개월이지만 모유수유를 계속하고 있고, 마음 같아서는 아이가 특별히 거부하지 않는다면 만 두살이 되어서도 안 끊어도 되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하고 있다. 다행히 둘째는 밥 먹이는 게 힘들지 않고, 뭐든 도전해 보면서 잘 먹는 편이기 때문에 이런 생각을 할 수 있게 해 주는 듯하다.

어떤 사람들은 모유수유하는거 힘들지 않냐고 물어봐주기도 하고, 주변 어른들(시댁이나 친정 엄마 등등)은 지금 나오는 건 물젖이라면서 그만 주라고도하고, 분유를 먹어야 잘 큰다는 이상한 말씀들도 한다. 일단 우리 아기들은 모두 분유와 젖병을 거부했고, 현재도 가끔 분유를 타주면 퉤퉤 하면서 왜 이런 거 주냐는 표정을 짓는다. 만 1살 아기의 "왜 나한테 이런 거 주는 거예요?"라는 표정을 한 번쯤 경험해 봤으면 좋겠다. 아무런 악의가 없고, 정말 궁금하다는 표정으로 눈을 치켜뜨고 나를 바라보는데, 정말 어이가 없다. 분유를 준 게 나쁜 것도 아닌데 미안한 느낌이 들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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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을 조금만 검색해보아도 출산 후 만 1년이 지나도 모유의 영양가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걸 알 수 있다. 아기에게는 오히려 안정감을 주고, 듬뿍 사랑을 받는 느낌을 전달해 줄 수 있다. 엄마가 특별히 체력적으로만 힘들지 않다면 현재 시대는 모유수유 하는 게 선택적인 문제이지 영양학적으로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 

 

일본에서는 워낙 모유수유 하는 사람들도 많기도 하고 개인적인 질문이나 간섭을 하지 않는 사람들이기에 한번도 들어본 적이 없는데 항상 한국에 갈 때마다, 혹은 한국에 있는 사람들과 통화를 할 때마다 듣게 된다.

개인적으로는 모유수유하는 게 너무나 좋기 때문에 끊을 수가 없다. 정말이지 이건, 중독적이다. 아이와 착 달라붙어서 꿀꺽꿀꺽 아이가 젖을 삼키는 그 소리, 만족스러운 얼굴로 나를 올려다보는 눈동자, 따뜻한 아이의 체온, 진정이 되면 발을 달랑거리면서 노는 모습. 어느 것도 사랑스럽지 않은 순간이 없다. 

언제까지 계속 할 수 있을까. 언제까지 아이에게 젖을 줄 수 있을까. 길어봐야 3,4년 아닐까? 말이 통하게 되면 천천히 끊어나가고 싶다는 게 지금 내 기분이다. 아이와도 잘 상의해 보자.

 

수유를 끝내고 침대에 눕혀서 낮잠을 재운다. 아기는 잘 때가 제일 이쁘다.
수유를 끝내고 침대에 눕혀서 낮잠을 재운다. 아기는 잘 때가 제일 이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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