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민했던 첫째, 덜 예민한 둘째 아이를 키우면서 느끼는 것들

2022.06.12-만 3살, 이래저래 예민한 우리 아기의 지금까지.

만 3살, 이래저래 예민한 우리 아기의 지금까지.

첫째 아이는 정말 예민한 아이였다.

둘째를 낳고 키우면서 정말 더 느끼는 부분이다.

 

둘째 아이는 다행히도 신생아 시절부터 예민하다고 느껴지는 부분이 별로 없다. 태어난 지 1달도 안되어 6시간 이상 잠을 자기도 하고, 첫째 아이 때처럼 3개월 전후로 새벽에 계속 우는 영아통증, 배앓이도 없이 지나갔다.

 

둘째 아이는 이유식도 대체로 잘 먹는 편이고, 14개월이 지나가면서 좋아하는 맛, 싫어하는 맛이 생기긴 했지만 전체적으로 잘 먹는 편이다. 첫째 아이 때는 정말 돌 전후로 죽 이유식을 거부하면서 구수한 누룽지 아니면 그냥 흰쌀밥만 먹으려고 했었다. 그래서 영양 불균형이 올까 봐 걱정돼서 울기도 했었다. 1년 6개월 정도를 지나면서 고기맛을 알았는지 그때부터 고기를 찾고, 현재는 만 5살. 제일 좋아하는 음식은 돈카츠와 가라아게(唐揚げ, 일본식 닭튀김 요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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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민한 아이, 너무 걱정하지 않아도 될 듯 하다.

난 첫째 아이를 키우면서 이것저것 걱정이 많기도 했다.

 

귀가 예민해서 자다가도 구급차 지나가는 소리가 금방 깨 버리고, 촉감에도 예민해서 항상 매끈매끈한 느낌의 옷의 태그를 만지려고 하고, 팔베개해줘야 자고, 내가 옷이 바뀌면 금세 알아차리고. 나 자신이 예민한 성격인 탓이 지금까지 살면서 피곤하다고 느껴졌던 부분이 있기에, 나의 아이도 이런 성격을 가지게 된 것에 살짝 걱정이 들게 됐던 것이다. 

 

하지만 예민하고 섬세한 아이라서 그런지, 눈치가 빠른 부분이 있어 요새는 다행이다라고 생각될 때도 있다. 사람들의 상태라든지 대화를 듣고 본인이 어떻게 해야 할지를 알아챌 때도 있다.

 

예를 들면, 우리 가족은 도쿄에서 살고 있기 때문에 집에서는 모두 한국어를 쓰고, 밖에서는 일본어를 보통 쓰고 있다. 한 번은 첫째 아이의 감기 때문에 소아과에서 처방을 받고, 약국에서 처방약을 기다릴 때였다.

 

옆자리 소파에 앉아있는 비슷한 또래의 여자아이가 엄청나게 졸라대면서 엄마를 힘들게 하는 게 보였다. 우리 첫째 아이는 그 모습을 잠깐 유심히 보더니, 평소에 밖에서는 일본어로 이야기하면서 이상하게 그때에만 한국어로 이렇게 말하는 것이다.

 

"재 진짜 엄마 말 안 듣는다~"

 

엄마 말 안 듣는 아이가 답답하게 보였다는 것도 웃기지만 그 순간에 갑자기 일본어가 아닌 한국어로 말해줘서 고맙기도 하고, 이런 눈치가 벌써 있다니?!라고 놀랍기도 한순간이었다.

 

예민하고 섬세한 아이이기 때문에 금세 이런 상황을 잘 알아차린게 아닌가 싶다. 힘든 순간은 지나가는거구나 라는 생각도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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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민한 첫째 아이를 키우고 나서 둘째 아이를 키우니, 둘째가 너무 쉽다.

첫째 아이가 이래저래 모든 것이 예민하고 그래서 육아하기가 힘들다고 느껴지기도 했었다. 그런데 그런 첫째 아이를 만 5살까지 키우면서 별로 예민하지 않은 둘째 아이를 키워보니, 육아가 이렇게 쉬울 수가 없다.

 

만약 첫째 아이가 예민하지 않은 아이였고, 둘째 아이가 예민한 아이였다면, 아마도 나는 둘째 아이에게 "넌 도대체 왜 이러니~" 이런 말을 엄청 많이 하지 않았을까 싶다. 대부분의 것들을 쉽게 받아들여주고, 잘 먹어주고, 잘 자주는 것만으로도 이렇게나 육아가 쉬울 줄이야~

 

그래서인지 둘째 아이가 더 이뻐 보이기도 하고, 예민한 성격임에도 둘째를 예뻐해 주는 첫째 아이가 더 고맙고 예뻐 보인다.

 

그래서인가, 아이는 정말 둘 이상 키워보는걸 나는 적극 추천한다. 태교는 아이 성격과 정말 상관없는 듯하다. 태어날 때부터 가지고 있는 성격이 이렇게 다르다는 걸 직접 느끼는 요즘이다.

 

둘째를 예뻐하는 첫째 아이. 형제란 좋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