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 온 이후로 매년 1번 이상은 한국에 다녀오곤 했지만, 코로나가 발생 후 각국의 입국 제한과 비행기가 적어졌기 때문에 가고 싶을 때 마음대로 갈 수 있는 곳이 되지 못했다.
아이가 만 1살 반일 때의 모습을 본 이후로는 영상통화와 사진으로만 접하던 할머니, 할아버지들은 매번 보고 싶다는 말씀을 하셨고, 우리 부부 또한 한국에 가고 싶다는 생각이 많았지만, 일을 하면서 격리 기간까지 더해지면 생활에 문제가 많기 때문에 계속 못 가고 있었다.
2022년이 되면서 우리 부부도 3차 접종까지 마치고, 조금씩 완화되어 가는 세계적인 분위기에 따라 9월에 2주 정도 한국에 가는 일정으로 5월에 계획을 세우고, 티켓팅까지 완료했다. 그 사이에 무슨 일이 생길지 모르는 일이지만, 5월 당시만 해도 비행기가 너무 적을 때여서 티켓도 너무 비쌌고, 원하는 날짜에 예약할 수도 없었기 때문에 기간을 멀리 보고 9월 달로 일정을 세웠던 것이다.
그리고 다행히도 한국은 9월 3일부터, 일본은 9월 7일부터 코로나 검사 음성 증명서 없이 입국이 허용되는 현재! 우리는 타이밍 안 좋게 한국에 입국한 날이 9월 1일이었기에, 음성 증명서가 필요했지만, 격리 기간이 없어서 마음 편히 한국에 다녀올 수 있었다.
매번 한국에 갈 때마다 느끼는 거지만, 일본 생활과 한국 생활의 물가라든지 생활에서 다른 점을 비교해보는 글을 써 보는 게 좋을 것 같아, 이참에 한번 써보려 한다.
사실 가장 크게 느끼는 건 마트에서 장을 볼 때이다. 한국에 가면 꼭 가까운 이마트에 가게 되는데, 매년 갈 때마다 비싸진 물가에 깜짝깜짝 놀라곤 한다.
물론 사는 환경이 달라서 일 수도 있다.
우리가 일본에서 사는 곳은 도쿄이기 때문에 도보 3분 이내의 동네의 슈퍼에서 장을 보지만, 한국에서는 경기도에 있는 신도시로 아파트 대단지에 둘러싸인 커다란 이마트이다. 걸어가려면 10분은 걸리고, 규모가 크기 때문에 뭐 하나를 사려고 하면 입구로 들어가서 한 바퀴를 삥 도는 것이 보통이다. 도쿄에서는 과일도 한 개 단위로 살 수가 있고, 야채도 작은 소단위로 판매하지만, 한국의 대규모 마트에서는 사과를 사더라도 5개 이상 들은 봉지로 사야 해서 씀씀이가 커지게 된다. 이마트 뒤로 과일가게가 따로 있기도 하지만, 한 개 단위로는 팔지 않는다.
만약 서울과 도쿄의 물가를 비교한다면 어떨까. 그럼에도 한국의 물가가 현재는 더 비싸다.
내가 처음에 일본에 왔던 2008년만 해도 모든 것이 일본의 물가가 더 비쌌는데, 2022년 현재 먹을거리에 한해서는 한국이 훨씬 비싸졌음을 많이 느낀다. 이건 외국에서 살다오지 않더라도 한국에서 계속 사는 사람들도 많이 느끼는 것이라고들 한다. 조금씩 천천히 물가가 계속 올라갔기에 크게 와닿지 않을 수 있겠지만, 나처럼 외국에 살다가 한 번씩 한국에 가는 사람들은 엄청나게 피부로 느낄 것이다.
먹을거리 이야기가 나오니 외식과 배달음식도 빼놓을 수 없다.
나는 항상 2008년에 내가 처음 경험한 일본의 상황과 비교하게 되는데, 일본은 당시에 배달 음식이 정말 형편없었다. 피자와 스시(초밥)을 제외하고는 배달되는 음식이 없었다. 한국은 그 당시에도 배달 음식이 밤늦게까지 가능했기에 왜 일본은 이렇게 배달 음식이 발달되어 있지 않냐고 친구들에게 물어봤을 때 필요 없으니까?라는 대답이 주로 돌아왔었다.
배달비가 유료로 비싸기도 했고, 배달 음식은 피자 정도로 그 외에는 상상도 할 수 없다는 인식이었다.
하지만 2022년 현재, 코로나로 인해서 배달 음식이 성황을 이루고 있다. 사실 코로나 전부터 우버 잇츠(Uber Eats)라든지 데마에칸(出前館:데마에出前가 배달이라는 뜻으로 쓰인다.)이라는 앱을 통해서 배달음식을 시킬 수는 있었지만, 많이 쓰이지는 않았다. 하지만 코로나로 인해서 외식하는 사람들이 줄면서 우버 잇츠와 데마에칸 뿐만이 아니라 여러 배달 업체가 생겨나고 있다.
일본은 원래 모든 것에 수수료가 붙기 때문에 나 같은 경우 당연하다는 인식을 갖게 되었지만, 최근 한국에서는 배달비가 유료화가 되면서, 그리고 그 배달료가 점점 올라가면서 불만의 목소리를 많이 듣는다. 하지만 아마도 이것도 점차 당연하다는 인식으로 자리 잡을 것이고 아마도 벌써 그렇게 되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번에 한국에 가서 배달 음식을 시키면서 깜짝 놀란 건, 배달료가 정말 너무 비싸졌다는 것이다. 거리에 따른 요금이 추가되는 건 어쩌면 당연한 건데, 아직도 내 기억 속에 '치킨 한 마리 배달은 무료'라는 인식이 남아있어서일까. 일본같이 거리에 따라 배달료가 다른 걸 보고, 정말 많이 달라졌구나를 느낀다.
배달 음식에 대해서는 한국이나 일본이나 비싸고, 직접 가서 구매하는 것보다 비싸다는 인식을 비슷한 건 같지만, 양의 차이가 있다. 일본은 배달 음식의 퀄리티가 그렇게 좋지 않고, 양도 적다. 원래부터 배달음식의 강자였던 한국이기에 배달 음식만큼은 한국에서의 만족도가 높은 편이다.
하지만 외식은 다르다. 물론 한국 음식이 더 맛있기 때문에 맛에 대한 만족도는 높다. 하지만 정말 너무너무 비싸졌다. 아니면 원래부터 외식 가격이 비쌌던 걸까. 기억이 애매하긴 하다.
고기를 먹으러 가도, 이탈리안에 피자를 먹으러 가서도 너무 비싸다는 느낌을 종종 받아서, 아마도 외식은 일본의 도쿄보다 한국에서 먹는 게 더 비싸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여러 번 하기도 했다.
우리 가족은 도쿄에 살면서 한국에 갈 때는 항상 하네다 공항에서 김포공항으로 이동하는 비행기를 주로 이용한다.
도쿄의 집에서 하네다 공항까지도 차로 30분 거리, 김포 공항에서 시댁까지도 차로 30분 거리이기 때문에 나리타 공항/인천공항을 이용할 때 보다 훨씬 편리하기 때문이다.
도쿄에 살면서 자가용 없이 전철만을 이용하는데 공항에 갈 때는 아이가 생긴 이후로는 항상 택시를 이용한다. 도쿄에서 하네다 공항으로 이동시에 택시를 이용하면 요금 정액제를 활용할 수 있기 때문에 교통 사정에 의해 차가 밀려서 지연이 있더라도 정액제를 이용하면 딱 그만큼의 요금만 내면 된다. 물론 생각보다 빨리 도착해서 정액제 요금보다 적게 나왔을 때는 일반 요금으로 계산할 수도 있다.
우리 집은 도쿄 다이토구(台東区)라는 지역으로 하네다 공항(羽田空港)까지는 세금 포함해서 약 8300엔 정도가 들게 되는데, 택시 회사마다 이 정액제 요금이 달라서 그때그때 예약하는 택시 회사에 따라 다르다.
도쿄에서 많이 볼 수 있는 '일본 교통(日本共通)'이라는 사이트에서 자신이 사는 지역을 확인하고 이용하면 좋다. 여러 택시 앱을 통해서 예약하면 좀 더 편리하게 이용할 수도 있다. 앱을 이용하면 미리 등록해놓은 신용카드를 통해서 결제가 완료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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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슷하게 약 30분의 거리를 도쿄에서는 약 8300엔을 주고 이용하고 있는데, 한국에 가면 보통 친지 분들이 공항에 와주시는데 가끔 시간이 맞지 않아서 우리가 콜밴을 이용할 때도 있다. 이번에도 김포공항까지 이용을 콜밴을 이용했는데, 2년 전까지는 5만 원 정도였는데, 이번에는 6만 원을 내고 올 수 있었다. 아마도 기름값이 많이 올라서 그렇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우리는 짐이 많아서 콜밴을 이용하는 게 낫겠다는 생각에 인터넷으로 적당히 검색해서 시간이 맞는 분을 고르게 되었다. 결제는 현금이나 계좌 이체로만 가능했고, 자동차는 콜밴이었기 때문에 굉장히 크고 깨끗했다.
금액적인 면에서는 같은 거리더라도 일본이 한국보다 택시 요금뿐만 아니라 모든 교통 요금이 더 비싸다. 도내에서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는 전철 요금도 전철 회사에 따라 요금이 꽤 다르기 때문에 생활하는데 꽤 큰 지출 비용이 생긴다. 그래서 일본의 많은 회사에서는 직원과 아르바이트생에게 대부분 교통비를 지급해주고 있다. 월급에서 그 달의 교통비 정액 요금을 플러스해서 주고 있다. 교통비는 회사에 따라 매달 5만 엔까지, 혹은 1만 엔까지 등 제한을 두는 경우가 많은데, 보통은 도쿄, 사이타마, 치바, 가나가와 등 도심과 도심 주변에 사는 사람들이 많아서 5만 엔 이내로 이용할 수 있다. 교통비가 비싸다 보니 집이 도심에서 멀 경우에는 이 교통비 제한을 확인하면서 취업 준비를 하는 경우도 보았다.
교통비가 일본이 비싸기는 하지만, 서비스도 그만큼 좋다. 많은 일본인들이 한국에서 가장 깜짝 놀랄 때가 버스나 택시가 너무 빨리 달려서, 그리고 급히 달려서 무서웠다는 이야기를 종종 듣는다. 일본에서는 택시도 그렇고 버스도 승객이 자리 잡는 걸 확인한 후에 "출발합니다."라는 안내 멘트와 함께 출발한다. 전철이든 버스든 엘리베이터와 기사들의 도움을 받아 유모차도, 휠체어를 이용하는 사람들도 많이 이용한다. 그만큼 안전에 기하고 있다.
하지만 한국은 아직까지도 유모차를 끌고 전철을 이용하기가 힘들다고 종종 듣게 된다. 몇 달 전에 몸이 불편하신 분들이 전철 이용을 할 수 있도록 시위하는 한국 뉴스를 본 적이 있는데, 이런 점은 한국이 아직까지도 가지고 있는 문제점이 구나 싶어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다.
우리는 도쿄에 살면서 자가용을 이용하지 않지만, 한국에서는 경기도에 있는 신도시로 차가 없으면 꽤 불편한 지역이라 렌터카를 항상 이용하고 있다.
대부분은 쇼핑몰이나 백화점 등을 이용하고, 친정에 갈 때 등 주차 걱정을 하지 않고 이동하곤 했는데, 이번 한국행에서 딱 하루 서울에 갈 일이 있어 렌터카를 끌고 서울에 들어섰다. 정말 오랜만에 서울이라 너무너무 좋기는 했는데, 문제는 주차할 때 생겼다.
혜화동에 있는 꽤 맛있는 피자집에서 만나기로 하고 그쪽까지 이동을 하긴 했는데, 주차할 곳이 없는 것이다. 가게에 전화를 해 보니 발레파킹을 이용하라고 되어 있는데, 남편이 지나오다가 주차장을 보았다면서 굳이 그쪽으로 이동을 하는 것이다. (이때 그냥 발레파킹을 이용했다면 시간이 꽤 절약되었을 텐데 말이다.)
도쿄에서라면 주변에 유료 주차장이 많기 때문에 둘러보다가 비어있는 유료 주차장을 이용하면 되는데, 서울에서는 유료 주차장을 이용하는 것도 꽤 번거로웠다. 이미 만차임에도 앞에 세워두다가 뒤차가 빠질 때 주차장 주인분이 차를 이동시켜주겠다면서 키를 달라고 했다. 우리가 이용한 렌터카는 쏘카로 스마트폰에 있는 앱을 통해 차 문을 열고 닫을 수 있어 키가 없다고 했더니, 그럼 뒤차를 앞으로 빼겠다고 하면서 만차인 상태의 주차장 안을 이리 빼고, 저리 빼며 우리 차를 안쪽으로 넣은 다음에야 목적지로 이동하라 수 있었다. 휴우-
내가 일본에 살면서 제일 만족스러운 부분 중에 하나가 주차장이 잘 되어 있고, 사람들이 유료 주차장을 사용하는 것에 대해 아주 당연하다는 인식을 갖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길거리에 불쑥불쑥 차가 정차되어 있는 경우가 없다. 아이와 함께 길을 걸을 때 달리는 자동차가 신경 쓰이기는 하지만, 한국처럼 길 여기저기에 주차되어 있는 차들이 없기 때문에 자유롭게 다닐 수 있는 게 참 좋은 점이라 생각한다.
일본은 차고제를 통해 본인의 주차 스페이스가 확보되어 있어야지만 차를 구입할 수가 있다. 그래서 자동차 유지비가 한국보다 훨씬 비싸다. 기본적으로 주차비가 매달 나가게 되고, 한국같이 본인 명의의 아파트(맨션)에 산다고 해도 주차비는 무료가 아니다. 어느 지역에 사느냐에 따라 달라지지만, 내가 사는 맨션은 주차장이 3대 주차만 가능하고, 매달 3만 5천엔(약 35만 원)을 내야 한다. 번호로 1,2,3 정해져 있어서 정해진 공간에만 주차를 할 수 있다.
한국에서는 아파트에 사는 경우 빈 곳에 그냥 주차하면 되는 식인데, 입구 근처가 항상 인기라서 저녁 늦게 주차하게 되는 경우에는 입구에서 꽤 먼 거리에 주차를 할 수밖에 없다. 아파트는 점점 높아지는데 주차 공간은 한정되어 있고, 타이밍이 안 맞으면 꽤 먼 거리에 주차를 하게 되어 아이 손을 잡고 주차장을 걸어갈 때면 항상 마음이 불안하다. 아마도 이런 생활에 익숙하지 않아서일 테지만.
생활면에서 비교할 거리는 더 많겠지만, 이번에 다녀오면서 당장 생각나는 것만 몇 가지 추려보았다. 이렇게 써 놓고 보니 아무리 한국이 살기 좋아지고, 일본이 점점 쇠퇴되어 가고 있어도 아직까지 나는, 일본 생활이 좀 더 편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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