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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전 모유수유(완모)하기, 모유수유의 장점과 단점

일본 도쿄 생활/일본에서 육아하기

by 꼬메뜨 2022. 10. 30. 1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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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22개월간 완전 모유수유(완모)

난 어릴 때 엄마 젖을 좋아했었던 기억이 남아있다. 할머니와 살 때는 할머니 찌찌를 만지면서 자기도 했던 게 아직 기억이 난다. 이건 아마도 애정 결핍이 있었던 게 아닐까 싶기도 하지만, 엄마나 할머니에게 느꼈던 특별한 감정을 잊을 수가 없다. 

 

굳이 이런 이유가 아니고서도 모유의 중요성과 영양학적으로도 좋다는게 과학적으로 증명이 되어 있기 때문에 첫 아이를 임신하고 출산하면서 가능하면 완전 모유수유를 하고 싶다고 생각했다. 

 

유튜브나 블로그 글을 보다보면, 조리원에 들어가서 유두 혼동이 올 수 있는데, 그렇다고 하더라도 계속 물려야 아이가 엄마의 유두에 익숙해진다면서 분유가 없다고 생각하고 그저 자주 물리라는 내용이 많았다. 물론 자세도 중요했다. 

 

조리원에 2주간 있으면서 나는 새벽 콜을 모두 받아가면서 새벽 수유를 매일 시도했다. 그래서인지 처음에는 수유하는 자세가 좋지 않아 아이도 나도 불편할 때가 있었지만, 자세를 고쳐 잡으면서 편하게 수유를 할 수 있게 되었다. 

 

조리원을 퇴소하고 일주일 뒤에는 일본으로 아기와 함께 오게 되었는데, 퇴소 후 첫 일주일은 아이가 모유와 분유를 섞어 먹는 것에 익숙해서인지 혼합 수유가 되는 듯했다. 그래서 일부러 분유 두통을 한국에서 사 가지고 일본으로 왔는데, 일본에 오고 나서 1주일도 안되어 아이가 젖병을 물지 않게 되었다. 유축한 모유가 있더라도, 아이가 젖병을 물지 않으니 먹이질 못 했고, 결국엔 유축도 그만두고 가지고 있던 분유도 지인에게 주고 완벽하게 모유수유만을 보육원(어린이집)에 입소하기 직전까지 약 22개월간 하게 되었다. 

조리원에서 퇴소 후 집에서 첫 수유하던 순간. 작다 작아...
조리원에서 퇴소 후 집에서 첫 수유하던 순간. 작다 작아...

모유수유를 할 때의 느낌

출산 전에 지인이 아기에게 모유수유를 하는 걸 본 적이 있다. 어떤 느낌이 나는지를 물어보니, 솔직히 아무 느낌이 안난다고 했다. 뭔가 빨리는 느낌이 나지 않을까 싶었는데, 그런 느낌이 없다고 해서 그저 신기하게 바라보기만 하면서 내가 모유수유를 해도 아무 느낌이 안 날까? 어떤 걸까? 싶은 궁금함만 더해갔다. 

 

그 후 아이를 낳고, 모유수유가 익숙해지면서 그 분이 했던 말이 와닿게 되었다. 좋은 자세에서 편하게 수유를 하다 보면 정말 아무 느낌이 안 든다. 뭔가 빠져나간다는 느낌이 별로 없다. 수유 전에는 빵빵하게 부풀어 오른 가슴이 끝낸 후에는 텅 비어져서 말랑말랑 해지는데, 그때서야 아이가 잘 먹었구나, 내가 젖을 잘 줬구나라는 생각을 느낄 수가 있었다. 아이가 젖을 빠는 동안에는 별 느낌이 안 들었다. 

 

다만, 아이가 이가 날 무렵에는 간지러워서인지 젖꼭지를 깨물 때가 있다. 힘이 세지다 보면 너무 꽉 물어서 정말 눈물이 핑 돌 때도 있는데, 그럴 때는 깜짝 놀란 나를 보면서 같이 깜짝 놀란 아기의 얼굴을 지긋이 그리고 강력하게 바라보면서 턱을 눌러준다.

 

"물면 안돼. 물면 엄마가 너무 아파. 물지 말아 줘~"

 

부탁 어조의 사정을 하면서 다시 젖을 물리고, 그렇게 몇 번을 깨물리다 보면 아이도 익숙해지는지 젖을 무는 경우가 다시 없어지는 경험도 했다. 내 말을 알아듣는 건지, 그저 이가 나도 그런가 보다 하면서 넘기는 건지 알 수 없지만, 아이도 세상살이에 조금씩 익숙해지고 있구나라는 걸 경험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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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유수유의 장점

모유수유를 하면서 느낀 장점들은 정말 너무나도 많다. 

 

일단 경제적으로 도움을 준다. 

종이 기저귀는 이제 필수이기에 아기를 키우는 경우에는 어쩔 수 없는 부분이다. 하지만 분유는 모유수유가 된다면 절약할 수 있는 지출이다. 분유가 싼 가격이 아닌데 그리고 수유가 가능한 시기에다가 난 육아휴직까지 신청해서 집에 있었기 때문에 모유수유를 마다할 이유가 없었다. 육아휴직을 하면서 고용보험에서 일정 부분의 수입이 있더라도 매달 꼬박꼬박 들어오던 월급에 비해서는 적기 때문에 가능하면 지출을 줄이는 게 현명한 대처였다. 

 

아이의 건강에도 좋다.

조리원에서 교육을 받을 때도, 온갖 육아 서적에도 모유의 적합성에 대한 이야기가 너무나도 많다. 당연히 엄마의 젖이 아기에게 제일 좋은 영양원이고, 잘 못 먹던 시절에는 분유를 먹어야 더 건강하다는 인식이 있던 시절도 있었지만, 현재는 세계 어느 나라에서도 분유 광고는 금지되어 있다고 한다. 모유의 영양을 따라잡을 수 없다는 게 과학적으로 증명이 되었고, 분유는 대체 수단이라는 인식을 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실제로 내가 느끼기에도 아기에게 모유가 더 맞았던 건지, 모유수유를 하면서 똥의 색이나 변비 등으로 고민해 본 적이 없다. 

 

다이어트에도 도움이 된다. 

이건 정말 수유를 하고 보니 알겠더라. 첫 아이였고, 아이가 예민해서 잠을 잘 못 잤기 때문에 출산 후 3개월 만에 임신 중에 쪘던 살이 다 빠졌지만, 나의 식욕은 엄청나게 왕성했다. 기회가 있을 때마다 간식을 먹고 하루 3끼를 꼬박 배불리 먹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살이 찌지를 않았다. 새벽 수유도 만 1살 반까지 계속되었는데 그래서인지 수유를 끝내고 나면 금세 배고파지곤 했다. 

 

보육원(어린이집)에 등원이 결정되고부터 단유를 하게 되었는데, 단유를 하자마자 이 모유수유가 나의 다이어트에 얼마나 큰 도움을 주었는지 정말 실감했다. 단유 후 1달도 안되어 3킬로가 쪘고, 그 살이 둘째를 임신할 때까지 빠지지가 않았다. 먹던 양을 크게 줄이지 못하니 어쩌면 당연한 건데, 다이어트 때문에 모유수유를 다시 하고 싶다는 생각을 한 적이 있을 정도이다.

 

젖병을 닦지 않아도 된다.

직접 모유수유를 했기 때문에 우리 집은 젖병을 쓸 일이 없었다. 젖병을 쓰지 않으니 따로 젖병을 닦고 삶는 번거로움이 없는 것만으로도 굉장한 시간 절약이 된다는 걸 체감했다. 가끔 아기와 비슷한 또래의 지인을 만나서 같이 밥 먹으면서 이야기하다 보면, 하루에도 몇 번씩 나오는 젖병을 닦고 삶는데 시간이 꽤 걸려서 모유수유를 좀 더 힘내 볼걸이라는 이야기를 듣기도 했다. 

 

젖병을 가지고 다니지 않아도 된다.

아이와 함께 외출할 때면 항상 준비물이 많아진다. 여유 있게 기저귀도 챙기고, 물티슈도 챙겨야 하고, 입 주변을 닦아줄 가제 수건에 혹시 모르니 갈아입을 옷, 추울 때를 대비할 때는 블랑캣이나 외투, 이유식을 먹는 시기에는 이유식도 챙기고. 

 

모유수유를 할 때는 따로 젖병을 챙기지 않게 되니, 짐이 덜하다고 해야 할까. 아무래도 분유 수유를 하게 되면 젖병과 함께 데운 물을 넣은 물병과 가루 분유를 따로 챙겨야 하니 모유수유를 할 때보다 짐이 더 늘어날 수밖에 없다. 

 

모유수유의 단점

사실 난 개인적으로 장점을 워낙 많이 느꼈고 체험했기 때문에 단점이라고 할만한 부분이 한 가지밖에 떠오르지 않는다. 

 

바로 내 시간이 너무 없어진다는 것이다.

 

아이가 젖병을 물지 않으니 유축한 모유도 먹지 않아 항상 직수를 해야만 했는데, 신생아 시절부터 첫 3개월 간은 정말 내가 깨어있는 것인지 어쩐 건지 구분이 안 갈 정도로 힘든 시간이었다. 초보 엄마, 아빠이다 보니 아기가 울면 기저귀 사정을 확인하고 안아주고 결국 마지막에는 젖을 물리는 패턴이었는데, 아기를 낳고 나서 한참 예민할 때 우는 아기를 꼭 안아서 달래주고 젖을 물려야 하다 보니, 정신적으로 힘든 시간이 있기도 했다. 

 

첫 3개월은 나도 남편도 제대로 못 자면서 어찌어찌 시간을 보냈는데, 그렇게 첫 돌이 될 때까지도 아이가 예민하고 자다가도 매일 새벽에도 수유를 하다보니, 수면 부족이 엄청났던 게 사실이다. 그러다 보니 남편에게 짜증을 부리는 시간도 많았다. 다행히도 남편이 많은 것을 이해해주고, 그때의 내 사정이나 혼자 있고 싶은 시간을 이해해주었기에 무사히 큰 싸움 없이 지나갈 수 있었다. 

 

어딘가 외출을 하더라도 이유식을 먹기 전까지는 혼자 4시간이 넘는 외출을 하는 게 너무 신경 쓰였다. 이유식을 시작하고 어느 정도 이유식에 익숙해진 6,7개월 정도 되어서야 친구와 단 둘이 만나 식사도 할 수 있었고, 혼자 만의 시간을 조금씩 늘려갈 수 있었다. 

 

아이가 보육원(어린이집)에 들어가기 전에 단유를 하기 전까지는 완전히 거의 24시간을 같이 붙어 있다 보니, 내가 더 아이에게 분리불안을 느끼는 것 같다는 생각까지 들 정도였다. 간혹 외출을 하더라도 이유식은 잘 먹고 있는지, 울고 있지는 않은지 엄청나게 신경이 쓰이곤 했다. 

 

내 시간이 없어진다는 것 외에는 큰 단점이 별로 없는 듯 느낀다.

 

내 시간이 없어진다는 것. 

 

하지만 내 시간이 없다는 것 하나만으로도 큰 단점이라고 볼 수도 있다. 나는 남편과 회사에서도 괜찮은 사정으로 인해 육아휴직을 처음부터 1년을 신청해서 모유수유에 전념할 수 있었지만, 사람마다 사정에 따라 모유수유를 하고 싶어도 일 때문에 출근을 해야 해서 어쩔 수 없이 분유 수유를 해야 하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분유 수유를 할 경우, 굳이 엄마가 아니더라도 누구나 제공해 줄 수 있기에 엄마는 자신만의 시간을 즐길 여유가 생기기도 한다. 워낙 개인적인 시간이 중요시되는 세대, 그리고 시대이기에 이 점을 중요하게 생각한다면 분유도 충분히 영양가가 풍부하기에 선택할 수 있는 사항이라고 생각한다. 사실 개인적인 시간이 절대적으로 너무 없었던 나는 내 시간이 없었던 것에 대한 불만이 엄청났다. 이 글을 쓰다가 모유 수유하던 시기의 일기를 봤는데, 혼자 외출하고 싶다, 혼밥 하고 싶다는 글을 끄적이던걸 발견할 수 있었다. 

 

지금은 아이가 커서 남편이 아이와 둘이 놀이터를 간 사이에 글을 적는 지금 이 시간이, 정말 소중하고 참 좋다. 

 

...

그런데 둘째 낳으면, 다시 반복되겠지. 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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