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10.06-이중언어 아이로 키우기(feat.바이링구얼 육아)
이중언어 아이로 키우기(feat.바이링구얼 육아)
이중언어 아이로 키우기(feat.바이링구얼 육아) 일본에서 살고 있기 때문에 우리 아이는 어쩔 수 없이 한국어와 일본어, 두 가지 언어를 들으면서 생활한다. 자연스럽게 이중언어에 노출되는 것
cometoe52.tistory.com
2021년에도 글을 쓴 적이 있지만, 이 때 쯤부터일까, 한국에서 바이링구얼로 키우기가 열풍인 듯하다. 물론 한국어와 영어로 이중언어를 하도록 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다.
우리 가족은 일본 도쿄에서 살다보니, 당연히 이중언어는 한국어와 일본어가 된다. 첫째 아이 때도 그랬지만, 둘째 아이가 생기면서 약간의 변화가 생긴 걸 느끼고 다시 한번 현재 상태를 기록으로 남겨본다.
먼저 첫째 아이는 한국어와 일본어를 완벽하게 구분하고, 때에 따라 나눠서 쓰고 있다. 집에서는 한국어가 메인이고, 보육원에서는 일본어를 사용한다. 외출 할 때는 엄마, 아빠와 함께 있을 때는 한국어를 쓰고, 그 외에 말해야 할 때는 일본어를 사용한다. 한국에 가면 기본적으로 한국어를 사용해야 한다는 인식이 있어서 가끔 내가 일본어 단어가 나오게 될 때는 "여기는 한국이니까, 한국어를 써야죠."라고 이야기해 줄 때도 있다.
엄마, 아빠와는 한국어를 쓰는게 당연하고, 그 외의 다른 사람들과는 이곳이 일본이고, 다른 사람들은 한국어를 모르니 일본어를 사용해야 하는 게 당연하다는 인식을 하고 있는 듯하다. 간혹 가다가 내 친구 중에서 일본어와 한국어, 영어를 할 줄 아는 사람을 만나서, 이 사람은 한국어도 영어도 일본어도 잘한다는 걸 알려주면 조금 부끄러워하면서도 이런 말, 저런 말을 말을 하곤 한다. 워낙에 부끄러움을 잘 타는 아이라서 친해지기 전까지는 거의 말을 안 하지만, 그래도 마음을 열면 한국어로는 삼촌~ 이모~, 일본어로는 이름을 부르면서 잘 놀기도 한다.
집에서는 직접 사오기도 하고, 한국에서 누군가 놀러 올 때마다 받게 되는 한국어 책들과 일본에서 직접 산 일본어 동화책들이 많이 있어서 자기 전에는 꼭 아이가 선택한 책을 1권 이상은 읽고 잔다. 조금 더 어릴 때는 한국어 동화책을 좋아했는데, 지금은 도감(백과사전) 같은 책을 좋아해서 일본어로 여러 도감 책을 사놓고 그때마다 좋아하는 도감을 골라서 읽곤 한다.
한글은 대부분 읽을 수 있지만, 받침이 두개 들어간 단어는 조금 어려워한다. 부끄러워하면서 소리 내어 읽어주지는 않지만, 본인이 읽고 이해하고 물어볼 때가 있기에 읽을 수는 있구나라고 이해하게 될 때가 종종 있었다. 내년에 학교 들어갈 것을 생각해서 한글 쓰기 연습을 하고 있는데, 가끔 보육원에서 자기 이름을 한글로 써서 선생님과 친구들에게 우와~ 하고 칭찬받을 때도 있다고 한다.
아이를 위한 도감책은 히라가나, 가타가나로만 써 있다거나, 소학교(우리나라로 치면 초등학교) 학생을 타깃으로 한 책은 한자도 쓰여 있지만, 읽는 법(読み方)이 한자 위에 쓰여 있다. 첫째 아이는 현재 히라가나, 가타가나를 읽을 수 있고, 간단한 한자도 읽을 수 있어서 도감을 볼 때는 자신이 읽어가면서 모르는 의미가 나오거나, 너무 긴 말은 엄마한테 물어보면서 책을 보기도 한다.
메인 언어는 역시나 한국어다. 집에서 엄마, 아빠와 주로 한국어를 사용하면서 모르는걸 물어볼 때도 한국어이고, 워낙에 아기 때부터 모국어인 한국어가 제일 먼저 자리 잡기를 원해서 한국어로 이야기를 하다 보니, 이제는 완벽히 정말 이게 모국어이고, 자연스러운 언어가 된 듯하다.
일본어는 한국어만큼은 아니지만 잘 하는 편이다. 언어적으로 혹시나 늦어지는 게 있나 싶어서 종종 보육원에서 상담할 때 물어볼 때가 있는데 선생님들이 항상 이야기하는 건,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것. 아이들에 따라 언어가 늦는 아이도 있고, 빠른 아이도 있을 텐데, 첫째 아이는 그런 면에서는 전혀 늦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둘째 아이는 첫째 아이보다 보육원을 일찍 들어가면서 한국어와 일본어가 혼합이 된 상태이다. 보통 첫째아이보다 둘째 아이의 사회언어(두 번째 언어) 능력이 더 좋다고 하던데, 그럴 수밖에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모든 면에서 두 번째 언어인 일본어를 경험하는 횟수가 아무래도 첫째 아이 때보다 훨씬 많다.
첫째 아이 때 미리 준비해 놓은 일본어 책들과 조금 더 빨리 들어가게 된 보육원을 통해 일본어를 많이 듣고, 보고, 말할 기회가 많다보니 아이가 일본어를 쓰는 횟수가 한국어만큼 많다.
예를 들면, 집에서는 한국어만 하기 때문에 대부분의 말을 알아듣지만, 우리가 아이의 일본어를 제대로 못 알아들을 때가 있다. 만 2살이다보니 아직 발음이 좋지 못할 때가 있어서, 이 아이가 말하는 게 한국어인지, 일본어인지를 바로 알아채지 못하는 순간이 있곤 하다.
대부분의 동요, 노래는 보육원에서 일본어를 통해 배우고 있기 때문에 동요는 다 일본어로 노래하고 있다. 그나마 할 줄 아는 한국어 동요는 자장가와 반짝반짝 작은 별 정도랄까.
요즘 한창 빠져있는 건 이 맘 때의 모든 일본 아이들이 그렇듯이 앙팡만(호빵맨)에 푹 빠져있다. 첫째 아이는 한국어를 먼저 모두 습득을 하고 보육원에 들어가서인지 호빵맨을 그렇게 좋아하지 않았는데, 둘째 아이는 정말이지 호빵맨에 푹 빠져있다. 그러다 보니 모든 둘째 아이용의 굿즈들은 호빵맨(앙팡만)이 되어가고 있다. 가지고 노는 공, 밥 먹을 때 쓰는 숟가락, 포크, 컵까지.
하지만 한국 동요도 불러줬으면 하는 생각에 집에서 가끔 타요 영상을 보여주기도 한다. 개인적으로 타요는 요맘때의 아이들이 쓰는 언어를 아주 귀엽게 표현해 주기 때문에 좋은 영상이라고 생각하는 편이다. 나와 남편의 한국어로만 듣기 때문에 첫째 아이 때 한국에 가면 자주 듣는 말 중에 하나가 아이가 애 같이 말하지 않는다라는 거였는데, 타요를 보면 아이들이 자주 쓰는 표현을 습득할 수 있을 것 같은 기대감? 때문이기도 하다. 그리고 실제로 재미있기도 하다.
특별한 것 없다. 집에서는 무조건 한국어를 쓴다. 이전에 썼던 글에서와 마찬가지로 이중언어를 배우는 아이들에게 제일 중요한 것 중에 하나는 제1 언어를 무엇으로 잡아주는가인데, 우리는 남편과 나도 한국인이기 때문에 당연히 모국어인 한국어를 알려주고 있다.
집에서는 현재까지도 텔레비전 없이 생활하고, 영상을 볼 때는 아이패드를 이용한다. 손톱을 깎을 때는 무조건 타요를 보여주면서 유혹을 하고, 집에 들어와서 나갈 때까지. 그리고 엄마, 아빠와 생활하는 모든 때에는 한국어가 메인이다.
일본어로 된 동화책이 많기 때문에 책을 볼 때는 일본어가 될 수밖에 없다. 자기 전에 책을 본다거나, 첫째 아이는 이제 친구들과 이야기하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타요 같은 유아적인 방송보다 일본어로 된 이 또래의 아이들이 많이 볼 듯한 영상을 찾곤 하는데, 한 때는 디즈니를 찾는 듯하더니 요새는 조금 이르긴 하지만 하이큐-라는 배구 만화를 엄청 좋아한다. 일본 애니메이션을 좋아하게 되면서 일본어 어휘가 늘어나는 건 실제로 느끼기도 한다.
우리 아이들은 도쿄에 있는 동경 한국 학교에 진학을 예정하고 있는데, 이 학교에서는 세 언어(한국어, 일본어, 영어)로 수업을 진행한다고 한다. 영어를 알파벳을 읽을 수 있고, 키보드에서 찾을 수 있는 정도이긴 하지만, 그 외에 더 가르치고 있지는 않다. 일상 속에서 한 번씩 말하게 되는 영어 단어를 아이가 습득해 가고 있어서, 단어를 말할 때마다 조금씩 알려주고 있기는 하지만 한국어나 일본어처럼 글씨 쓰는 연습을 하고 있지도 않다.
다만, 내가 스픽이나 듀오링고 같은 영어 교육 앱을 사용하고 있는데, 이걸 놀이나 게임이라고 생각하는지 종종 같이 할 때가 있다. 영어를 잘하고 싶어 하기는 하기에, 같이 하면서 놀면서 익혀가고는 있다.
아이가 학교에 들어가고 나면 좀 더 알 수 있지 않을까. 우리 아이가 언어가 어느 정도 발달되어 있는지 말이다.
현재는 규모가 작은 보육원에만 다니고 있지만, 학교에 들어가면 반도 많아지고, 학생들도 많아지고, 교육 방법도 달라지기에 언어 발달에 어떤 변화가 생길지 기대된다. 내년 봄, 여름이 지나고 나서 아이의 언어 발달 정도에 어떤 변화가 있는지 한번 더 써 보는 것도 좋겠다.
둘째가 커 가면서 느낌는 감정들 (셋째에 대한 고민) (1) | 2025.06.02 |
---|---|
만 1살 모유수유 중, 유두에 상처가 났다. (0) | 2024.07.18 |
예민했던 첫째, 덜 예민한 둘째 아이를 키우면서 느끼는 것들 (1) | 2024.07.16 |
만 5세 남자아이, 시치고산七五三 스튜디오 촬영 후기(스튜디오 앙쥬, スタジオアンジュ) (4) | 2024.07.15 |
아이와 함께 전기 자전거 : 앞에 태우기, 뒤에 태우기 가능한 일본 육아 아이템 필수품 (0) | 2024.06.24 |
댓글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