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째가 만 2살이 되고, 생애 3번째 여름을 맞이하고 있다.
첫째 아이 때에는 모든 것이 처음이라서 모든 것이 어렵고, 예민한 우리 아이가 왜 이렇게 예민한 건지 많이 투덜대기도 하고, 그렇지만 이렇게 태어난 걸 어쩔 수 없다고 하면서 받아들이기도 하고 그랬다. 둘째가 태어나고, 둘째와 첫째 이렇게 아이들을 키워나가면서 그저 두 아이가 아주 다른 사람이라는 걸 인정하는 쪽으로 나의 육아 방식이 많이 바뀌고 있고, 바뀌었음을 직감하는 요즘이다.
아이가 커가면서 점점 품이 쏙 들어오는 사이즈를 점점 벗어나고 있다. 첫째 아이는 곧 키가 120센티미터를 바라보고, 보육원 친구들과 노는 게 좋아지면서 사이좋은 친구하고만 놀려는 경향이 생기고 있다. 둘째 아이는 아직 품 안에는 쏙 들어오지만 점점 의젓하게 커 가고 있다. 보육원에는 자기보다 어른 아기들이 입소하면서 머리를 쓰담쓰담해주기도 한다고 한다. 본인보다 작은 아기를 보고 귀엽다고 느끼는 걸까. 작은 아기를 잘 보살펴야 한다고 본능적으로 느끼는 걸까? 선생님들이 알려줘서 그런 것도 있겠지. 이런저런 생각을 해본다.
작년까지만 해도 절대, 네버, 영원히 셋째는 없다고 다짐했던 내 모습이 조금씩 흔들리고 있다.
사랑스러운 이 아이들이 점점 커 가는 것을 보면서, 점점 아쉬운 생각이 든다. 너무 빨리 성장하는 아이들, 그리고 그만큼 빨리 늙어가는 나. 더 늙기 전에 좀 더 아기를 느끼고 싶다는 내 욕심이 커져가고 있는 듯한 느낌이다.
잠들 때 둘째 아이를 품에 쏙 안고 잘 때의 그 느낌이 너무 좋다. 달콤하고 부드러운 향기, 가느다랗고 약한 머리카락이 내 코와 볼을 간지럽힌다. 이제는 제법 입냄새도 나기도 하고, 하지만 아직은 어른처럼 심하고 역한 냄새가 아니라 정말 아기 향기와 어우러진 입냄새라서 아직은 전혀 아무렇지 않게 그 입을 코에 넣을 수도 있다. 탱탱하면서도 부드러운 볼살을 만질 때마다 성장을 느끼기도 한다. 태어났을 때는 근육이 별로 없어서 축 늘어지던 볼살이 점점 근육이 붙으면서 탱글탱글하다. 빈틈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아기의 피부도 사랑스러움을 한몫 더한다.
만 두 살이 되어가면서 할 수 있는 단어가 늘어나고, 때에 맞춰 자신이 발견한 것을 손가락을 가리키면서 알려준다. 구름! 달님! 스카이트리! 요즘의 최애는 앙팡만! (호빵맨)
첫째 아이도 둘째 아이를 예뻐하고, 아기들을 예뻐해서 한 번씩 물어보곤 한다.
집에 아기가 늘어나면 어떨까? 그러면 첫째 아이는 좋다고 한다. 예쁜 아기들이 늘어나서 좋다고. 하지만 이런 착한 첫째 아이의 마음과는 반대로 난 반대다. 아기가 태어남으로 인해 첫째 아이가 희생되는 시간이 너무 많다. 나에게는 첫째 아이도 예쁜 아기이기에.
그런 마음과 동시에 이런 생각도 드는 게 사실이다. 셋째가 확실하게 딸이라면 낳을 수도 있겠다 싶은 생각. 참 웃기도. 이게 확실하지 않으니 셋째를 낳지 않겠다는 결심이기도 하다.
이렇게 적어가면서 다시 한번 다짐한다. 셋째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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