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 회사 사람이 라스베이거스 여행을 다녀왔다.
계속되는 이상 고온 현상으로 도쿄도 굉장히 덥고 습한데, 라스베이거스 기온은 45도를 넘는다고 굉장히 심각한 상황이다 이런 식의 뉴스를 많이 봐서인지, 다들 그 사람이 라스베이거스 가기 전에 모두 조심히 다녀오라고 인사하곤 했다.
약 8일 만에 회사에 출근한 그에게, 어땠느냐...라고 물으니 일본에 돌아와서 날씨가 더 덥게 느껴져서 힘들다고 한다. 이유는 바로 습도 때문이다. 라스베가스에서는 45도 이상 되는 기온에 햇빛에 노출되면 매우 뜨겁게 느껴지지만, 습도가 낮아서 다닐만했다는 이야기였다.
내가 살고 있는 도쿄는 정말 습도가 어마어마하다. 2008년 6월에 일본에 와서 살기 시작했는데, 난 정말 일본에 와서 내 온몸의 땀구멍이 다 열렸구나~라고 생각했다. 한국에서 살 때는 땀이 잘 안 나는 체질이라고 생각했는데, 일본에 오자 정말 땀이 어마어마하게 나는 것이다! 이유는 바로 습도 때문이었다.
섬나라이기 때문일까, 도쿄는 바다가 가깝기도 하고. 장마철을 시작으로 습도가 높은 날이 계속된다. 그래서인지 일본에서 사는 집의 욕실에는 건조 기능이 대부분 들어가 있다. 이 습한 나라에서 씻고 나서 다 젖은 욕실에 곰팡이 방지를 하려면 완벽에 가까운 건조를 시켜야 하기 때문이다. 건물의 구조상 욕실에 창문을 낼 수 없는 곳들이 많기 때문에 건조 기능은 아주 유용하게 쓰인다.
우리 집도 온 가족이 모두 씻고 나온 이후로는 2시간 30분~3시간 정도 꼭 건조 기능을 이용하고 있다. 따뜻한 바람이 나오면서 건조를 시키고 나면 축축했던 욕실 바닥이 아주 매끈해진다.
2008년 6월 내가 일본에 왔을 때까지만 해도 이 정도는 아니었는데. 요새는 아침에 일어나는 순간부터 바깥온도는 30도를 넘어가있다. 잠을 잘 때에도 에어컨은 절대 끌 수 없다. 열대야이기 때문에 밤에도 27도를 넘어가고, 잔뜩 데워진 맨션 안에 열기가 계속 남아있기 때문에 보통 가정집에서는 6월 말부터 9월 말까지는 에어컨이 24시간 풀가동 시킨다.
날씨가 이렇게 덥다보니, 어린아이들도 바깥에서 놀 수가 없다. 보통 보육원에서는 매일 하루에 한 번 바깥 공원으로 나가서 실컷 뛰어놀 수 있게 해 주는데, 여름에는 열사병 위험이 있기 때문에 나가지 않는다. 대신에 보육원 안에서 가볍게 물놀이를 시켜주거나, 실내 활동을 하게 해 준다.
오후 5시 30분 쯤이 되어도 아직 해가 떠 있고, 덥기 때문에 하원시간에도 놀이터에 갈 수가 없다. 가끔 일이 일찍 끝나는 날에는 놀이터에 데려가기도 하는데 정말 1,2분 잠깐 뛰는 것만으로도 땀이 줄-줄-이다. 그렇게 해서라도 공원에 가게 되면 아이들이 정말 좋아하니 안 데려갈 수가 없다. 그렇게 뛰어놀고, 땀을 잔뜩 흘린 날에는 더 잘 자기 때문에 좋기도 하다.
내가 일본에서 산 16년 사이에도 이렇게 더워졌는데, 앞으로는 얼마나 더 더워질까. 아이들이 살아갈 세상이 정말 걱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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