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첫날부터 마라톤 방송을 열심히 보기도 하고, 도쿄 마라톤은 참가하고 싶어도 추첨제라서 참가비를 미리 내도 참가할 수 있을지 없을지 미정이다. 전국 여기저기 마라톤 대회도 많다.
평소에도 집 주변 공원에 가면 아침이고 밤이고 러닝 하는 사람들을 쉽게 볼 수 있다. 관광객들도 쉽게 볼 수 있는 곳이 있는데 도쿄역 주변을 관광하고, 일본 천황이 사는 고쿄(皇居)까지 가 본 사람들은 알 수 있을 것이다. 이런 도심 한가운데를 러닝 하면서 즐기는 사람들이 아주아주 많다는 것을.
고쿄런(皇居ラン)이라고 해서 일본 천황이 사는 황궁 주변을 한 바퀴 도는 걸 말한다. 한 바퀴를 돌고 나면 5킬로미터가 될까 말까 한 거리다. 회사에서 부활동으로 운동하는 부가 있는데, 아이 때문에 계속 참가하지 않다가 얼마 전에 고쿄런에 참가하고 왔다.
그냥 달리기만 하는 거라서 필요한 건 운동화와 운동복뿐이다. 요새는 애플워치를 많이들 쓰지만, 나는 여전히 아이폰에 있는 나이키 러닝 앱을 쓰고 있다.
완전히 도쿄 중심에 있다 보니 보통 회사에서 퇴근하는 길에 러닝에 참가하는 사람들이 많다. 이 황궁 근처에는 맨션이 거의 없기 때문에 보통은 일하는 사람들이 이 고쿄런에 참가하는 사람들은 운동복과 운동화를 챙겨서 오게 된다. 달리기를 하고 나면 땀이 나고 샤워도 하고 싶을 텐데, 운동복을 갈아입고 샤워도 할 수 있는 곳이 이 고쿄 근처에 여러 곳이 있다.
내가 이용한 곳은 다케바시역(竹橋駅)에 있는 러닝 스테이션이다.
[장소 정보] 리라쿠 프로 타케바시 고쿄 앞 점 Re.Ra.Ku PRO 竹橋皇居前店(リラクプロ)
고쿄 근처에는 정말 여러 개의 러닝 스테이션이 있는데 대부분 록커와 함께 운동복과 수건, 운동화까지 사이즈별로 준비되어 있어서 렌털 서비스를 이용하고, 러닝을 끝낸 후에 샤워까지 할 수 있는 곳이 여러 군데 있다.
내가 이용한 곳은 타케바시 역 근처에 있는 리라쿠 프로라는 곳인데, 일본 전국적으로 마사지샵으로 유명한 리라쿠에서 운영하는 곳이었다.
록커에 짐을 넣어두고 러닝이 끝나면 샤워까지 할 예정이기에 수건까지 빌릴 수 있고. 샤워실은 굉장히 좁긴 하지만 샴푸, 린스, 바디샴푸가, 클렌징 폼까지 모두 준비되어 있다. 따뜻한 물도 엄청 센 수력으로 잘 나오는 곳이라서 추천하는 스테이션.
옷을 갈아입고 운동화까지 장착하고 나면, 이제 뛰러 가면 된다.
이 날은 회사 사람과 함께 둘이 뛰게 되었는데, 서로 수다 떨면서 뛰는 거라 굉장히 천천히 달렸다. 5킬로미터가 안 되는 거리를 약 42분 정도 달렸으니 정말 천천히 달린 것이다. 혼자 러닝 하는 사람들은 조금 더 빨리 뛰기도 하지만, 대체적으로 고쿄에서 러닝 하는 사람들은 같이 온 사람과 수다 떨면서 천천히 뛰는 사람들이 많다.
한국에서는 러닝크루 문제로 뉴스에도 나오던데, 사실 이곳에서는 그렇게 그룹으로 뛰는 사람들은 한 번도 보지 못했고, 많아야 4,5명이 조금씩 서로 떨어져서 뛰는 걸 보기는 했다. 보통 혼자서, 두세 명이 모여서 뛰는 경우가 더 많은 듯하다.
우리가 타케바시 역에서 출발한 이유가 한 가지 있기는 한데, 바로 이곳에서 뛰기 시작하면 언덕이 먼저 나오게 된다. 어떤 역에서 스타트를 하느냐에 따라 이 언덕을 꼭 한 번은 지나가게 되는데, 마지막에 힘들 때 언덕을 뛰는 것보다 처음부터 언덕을 뛰어 올라가고 천천히 내려가는 게 좋은 코스인 것 같다는 생각에 이 타케바시역을 이용하고 있다.
내가 다니는 회사는 제한적이긴 하지만 시차 출근을 허용하고 있어서, 제일 빨리 퇴근하면 5시 반에 퇴근할 수 있다. 회사에서 타케바시까지 이동하고, 옷 갈아입고 나오는데 3,40분 정도 걸리고, 6시 10분부터 4,50분 달려서 샤워하고 머리까지 말리고 나오면 저녁 7시 반이 되더라. 그렇게 집에 도착하면 밤 8시가 넘어서야 도착한다.
아직 어린 아가들이 있어서 자주 참가하지는 못 하지만, 누군가와 수다를 떨면서 천천히 달리는 건 정말 기분 좋은 일이기에 일주일에 한 번은 고쿄런에 참가하고 싶다. (남편은... 2주일에 한 번은 허락해 줬다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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