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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천황이 사는 주변을 열심히 달리는 사람들, 고쿄런(皇居ラン), 고쿄 러닝

일본 도쿄 생활/일본에서 일상보내기

by 꼬메뜨 2024. 11. 20. 2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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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사람들은 달리기를 정말 좋아한다.

새해 첫날부터 마라톤 방송을 열심히 보기도 하고, 도쿄 마라톤은 참가하고 싶어도 추첨제라서 참가비를 미리 내도 참가할 수 있을지 없을지 미정이다. 전국 여기저기 마라톤 대회도 많다.

 

평소에도 집 주변 공원에 가면 아침이고 밤이고 러닝 하는 사람들을 쉽게 볼 수 있다. 관광객들도 쉽게 볼 수 있는 곳이 있는데 도쿄역 주변을 관광하고, 일본 천황이 사는 고쿄(皇居)까지 가 본 사람들은 알 수 있을 것이다. 이런 도심 한가운데를 러닝 하면서 즐기는 사람들이 아주아주 많다는 것을. 

 

고쿄런(皇居ラン)이라고 해서 일본 천황이 사는 황궁 주변을 한 바퀴 도는 걸 말한다. 한 바퀴를 돌고 나면 5킬로미터가 될까 말까 한 거리다. 회사에서 부활동으로 운동하는 부가 있는데, 아이 때문에 계속 참가하지 않다가 얼마 전에 고쿄런에 참가하고 왔다.

 

천천히 열심히 달린 고쿄런
천천히 열심히 달린 고쿄런

 

고쿄런을 즐기려면 알아야 할 것

옷을 갈아입을 곳, 샤워를 할 수 있는 곳. 바로 러닝 스테이션, 런스테(ランステ)

그냥 달리기만 하는 거라서 필요한 건 운동화와 운동복뿐이다. 요새는 애플워치를 많이들 쓰지만, 나는 여전히 아이폰에 있는 나이키 러닝 앱을 쓰고 있다.

 

완전히 도쿄 중심에 있다 보니 보통 회사에서 퇴근하는 길에 러닝에 참가하는 사람들이 많다. 이 황궁 근처에는 맨션이 거의 없기 때문에 보통은 일하는 사람들이 이 고쿄런에 참가하는 사람들은 운동복과 운동화를 챙겨서 오게 된다. 달리기를 하고 나면 땀이 나고 샤워도 하고 싶을 텐데, 운동복을 갈아입고 샤워도 할 수 있는 곳이 이 고쿄 근처에 여러 곳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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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이용한 곳은 다케바시역(竹橋駅)에 있는 러닝 스테이션이다.


 

[장소 정보] 리라쿠 프로 타케바시 고쿄 앞 점 Re.Ra.Ku PRO 竹橋皇居前店(リラクプロ)

 


고쿄 근처에는 정말 여러 개의 러닝 스테이션이 있는데 대부분 록커와 함께 운동복과 수건, 운동화까지 사이즈별로 준비되어 있어서 렌털 서비스를  이용하고, 러닝을 끝낸 후에 샤워까지 할 수 있는 곳이 여러 군데 있다.

 

내가 이용한 곳은 타케바시 역 근처에 있는 리라쿠 프로라는 곳인데, 일본 전국적으로 마사지샵으로 유명한 리라쿠에서 운영하는 곳이었다.

 

록커와 샤워를 800엔에 이용할 수 있는 리라쿠 프로. 샤워만 할 경우 600엔
록커와 샤워를 800엔에 이용할 수 있는 리라쿠 프로. 샤워만 할 경우 600엔

록커에 짐을 넣어두고 러닝이 끝나면 샤워까지 할 예정이기에 수건까지 빌릴 수 있고. 샤워실은 굉장히 좁긴 하지만 샴푸, 린스, 바디샴푸가, 클렌징 폼까지 모두 준비되어 있다. 따뜻한 물도 엄청 센 수력으로 잘 나오는 곳이라서 추천하는 스테이션.

 

옷을 갈아입고 운동화까지 장착하고 나면, 이제 뛰러 가면 된다.

 

런닝은 즐겁다. 누군가와 함께 하는 런닝은 더 즐겁다.
런닝은 즐겁다. 누군가와 함께 하는 런닝은 더 즐겁다.

 

이 날은 회사 사람과 함께 둘이 뛰게 되었는데, 서로 수다 떨면서 뛰는 거라 굉장히 천천히 달렸다. 5킬로미터가 안 되는 거리를 약 42분 정도 달렸으니 정말 천천히 달린 것이다. 혼자 러닝 하는 사람들은 조금 더 빨리 뛰기도 하지만, 대체적으로 고쿄에서 러닝 하는 사람들은 같이 온 사람과 수다 떨면서 천천히 뛰는 사람들이 많다.

 

한국에서는 러닝크루 문제로 뉴스에도 나오던데, 사실 이곳에서는 그렇게 그룹으로 뛰는 사람들은 한 번도 보지 못했고, 많아야 4,5명이 조금씩 서로 떨어져서 뛰는 걸 보기는 했다. 보통 혼자서, 두세 명이 모여서 뛰는 경우가 더 많은 듯하다. 

 

우리가 타케바시 역에서 출발한 이유가 한 가지 있기는 한데, 바로 이곳에서 뛰기 시작하면 언덕이 먼저 나오게 된다. 어떤 역에서 스타트를 하느냐에 따라 이 언덕을 꼭 한 번은 지나가게 되는데, 마지막에 힘들 때 언덕을 뛰는 것보다 처음부터 언덕을 뛰어 올라가고 천천히 내려가는 게 좋은 코스인 것 같다는 생각에 이 타케바시역을 이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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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쿄에서 바라보는 많은 오피스들. 아직도 퇴근 안하고 일하고 있다니...난 이렇게 열심히 달리고 있는데!
고쿄에서 바라보는 많은 오피스들. 아직도 퇴근 안하고 일하고 있다니...난 이렇게 열심히 달리고 있는데!

 

내가 다니는 회사는 제한적이긴 하지만 시차 출근을 허용하고 있어서, 제일 빨리 퇴근하면 5시 반에 퇴근할 수 있다. 회사에서 타케바시까지 이동하고, 옷 갈아입고 나오는데 3,40분 정도 걸리고, 6시 10분부터 4,50분 달려서 샤워하고 머리까지 말리고 나오면 저녁 7시 반이 되더라. 그렇게 집에 도착하면 밤 8시가 넘어서야 도착한다.

 

아직 어린 아가들이 있어서 자주 참가하지는 못 하지만, 누군가와 수다를 떨면서 천천히 달리는 건 정말 기분 좋은 일이기에 일주일에 한 번은 고쿄런에 참가하고 싶다. (남편은... 2주일에 한 번은 허락해 줬다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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