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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서 재활용 분리 배출을 하면서 느끼는 점들

일본 도쿄 생활/일본에서 일상보내기

by 꼬메뜨 2025. 1. 7. 1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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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 다른 분리배출 기준

일본에서 살아가다 보니, 생활 쓰레기를 직접 분리 배출할 수밖에 없다.

관광객으로 지내다보면 글자를 읽을 수 없어서 호텔에 그냥 무시코 버리는 경우도 있겠지만, 이곳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은 당연히 분리배출을 하면서 살아갈 수밖에 없다. 한국에서 하는 것처럼 하면 되는데, 지차제에 따라서 분리배출을 할 수 있는 것들의 종류가 다르기 때문에 이사하게 된다면 분리배출 종류를 꼭 확인하고 버려야 한다. 잘못 버리면 "외국인이 역시 문제야."라는 말을 듣기 십상이기 때문이다.

일본에 와서 살면서 이 쓰레기 문제로 여러번 한국과 비교하면서 생각해 보기도 한다.

어떤 건 일본이 더 분리배출하기 편하고, 한편으로는 일본은 분리배출을 잘 못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 때도 있다. 참으로 아이러니 한 생각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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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나마 간단히 분리 배출 할 수 있는 페트병


예를 들면 페트병. 일본에서 가장 분리배출 하기 쉬운게 이 페트병이다. 길가를 다니다가 자판기가 있다면 그 옆에는 보통 페트병 혹은 유리병만 넣을 수 있는 분리수거함이 있다. 보통은 여기에 넣기만 하면 되지만, 일본에서 살면서 집에서 분리수거를 할 때는 겉 1. 봉지를 떼어내고 2. 뚜껑을 따로 버리는 두 단계를 더 거치게 된다. 

한국에서도 하던 분리수거이기 때문에 손에 익숙한 행동이지만, 일본에 살게 된 이후로 한국에서의 페트병 분리 배출이 그렇게 싫을 수가 없다. 한국에서는 이 페트병 겉봉지가 정말 너무 안 뜯어진다. 

뜯을 수 있도록 점선이 그려져 있기도 하지만, 한번에 뜯어지는걸 단 한 번도 경험해 보지 못했다. 결국에는 가위나 칼을 동원해서 끝까지 뜯을 수가 있다.

반면 일본은 너무나 뜯기 쉽게 되어있다. 정말 점선대로 뜯기만 하면, 5살 아이가 뜯기에도 어렵지 않게 되어 있다. 별로 힘을 들이지 않아도 된다.

 

일본에서 페트병 분리 배출이 제일 하기 쉽다. 점선을 따라 아주 잘 뜯어진다. 기분좋게.
일본에서 페트병 분리 배출이 제일 하기 쉽다. 점선을 따라 아주 잘 뜯어진다. 기분좋게.

 

사람들의 분리 배출 유도하기

 

이 글을 쓰게 된 이유이기도 한데, 이렇게 뜯기 쉽게 되어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겉봉지를 제대로 뜯지 않고 버리는 사람들이 많은가 보다. 그래서 각 회사에서는 분리배출에 사람들이 신경 써서 행동할 수 있도록 정성을 들이고 있다는 느낌을 자주 받는다.

전에는 "분리배출을 해줘서 고마워요~"라는 멘트가 주로 있었다면 이제는 "분리배출을 하면 좋은 일이 있을거야"라는 이벤트를 진행하는 식이다.

예를 들면, 코카콜라에서 진행한 이벤트 중에 하나로는 겉봉지를 잘 뜯으면 예쁜 리본 장식이 된다던가, 보통 많이 볼 수 있는 건 겉봉지를 뜯어서 안에 쓰여 있는 숫자를 확인하는 이벤트 등이다. 추첨을 통해서 선물을 보내주는 이벤트, 음료를 하나 더 주는 이벤트 등이 있다.

일본에 살면서 좋아하게 된 각종 차 종류. 모두 페트병으로 구입할 수 있다.

최근에 따뜻한 쟈스민차를 하나 사면서 봤던 것 중에는 점선을 따라 뜯으면 이 날의 운세를 알 수 있는 것도 있었다. 다행히도 내가 뜯은 건 만사에 길한 날이라고 해서 모든 사람들이 좋아하는 대안(大安)이 나왔다. 그저 겉봉지를 뜯었을 뿐인데, 뭔가 좋은 일이 있을 것 같은 기분이 들기도 했다. (이런 감정을 느낄 때 내가 정말 일본에 오래 살긴 했나 보다고 느끼기도 한다.)

 

 

대안*大安 만사에 길한 날이 뽑힌 날. 일본에 오래 살다보니 이런걸 보면 기분 좋아진다.
대안*大安 만사에 길한 날이 뽑힌 날. 일본에 오래 살다보니 이런걸 보면 기분 좋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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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스틱의 천국

반대로 일본은 정말 말도 안되게 플라스틱 사용률이 높다.

일본에서 선물로 많이 사가는 각종 과자들. 보통 한 개씩 낱개 포장 되어 있어서 뿌리기 좋은데, 너무 과대 포장이라고 생각해 본 적이 있을지도 모른다. 작은 과자 하나하나 따로 포장되어 있기 때문에, 이게 모두 쓰레기가 된다. 한국은 이 플라스틱 과자 봉지로 분리수거를 하고 있지만, 일본에서는 대부분의 지자체가 일반쓰레기로 분리해서 그냥 버리고 있다. 커다란 플라스틱도 내가 사는 지역은 그냥 일반 쓰레기도 들어가고 있다.

한국에서는 음식물쓰레기 분리 배출이 꽤 오래전부터 시행하고 있어서, 어떻게 하면 음식물을 쓰레기를 조금이라도 편하게 버릴 수 있을까 고심하지만, 일본에서는 음식물 쓰레기도 일반쓰레기이기 때문에 물기만 빼서 일반 쓰레기와 함께 버리고 있다. 한국은 지역마다 쓰레기봉투를 구입해야 하지만, 일본은 쓰레기봉투가 정해진 지역에 한정되어 있어 대부분 편의점에나 드러그 스토어에서 구입한 일반 봉지를 쓰레기봉투로 사용하고 있다. 그 쓰레기봉투 안에 작은 플라스틱들이 엄청나게 들어가 있고, 음식물쓰레기와 함께 섞여 있다. 가히 플라스틱의 천국이라는 표현이 과장된 게 아니다. 알아보니 독일 다음으로 플라스틱 쓰레기가 많이 배출되는 나라라고 한다. 그러면서도 방송에서는 자국에서의 분리수거 활용률이 높다고 칭찬한다. 아이러니한 상황들의 반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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